외산-엔터프라이즈 분야 주도
국내 무선랜 장비 시장에서 통신사업자 시장은 국산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외산이 주도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선랜 장비 시장에서 높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국내 업체가 통신사업자 시장에서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반면 기업대상의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외산 장비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3월과 5월 KT가 실시한 1차 무선랜 장비입찰의 경우, 엠엠씨테크놀로지가 통합AP 부문에서, 아크로웨이브가 랜카드 부문에서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지난 7월 진행된 2차 KT 입찰에서도 엠엠씨테크놀로지와 아크로웨이브가 통합AP 부문에서, 엠엠씨테크놀로지와 아이피온이 랜카드 부문에서 장비 공급권을 획득했다.
하나로통신 입찰에서도 인터링크, 삼성전기 등 국내 업체가 무선랜 장비 공급권을 독식했다.
그러나 이러한 통신사업자의 대규모 입찰에는 외산장비 업체가 참가하지 않을 정도로 국내 장비의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의 경우, 입찰에서 공급업체로 선정되고도 마진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통신사업자에게 무선랜 장비를 납품할 경우 마진률이 5%에도 이르지 않는다고 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이와 달리 외산장비 업체는 성능과 보안 기능을 대폭 향상시킨 제품을 출시하고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고가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들 외산 장비는 10만원대의 국산 무선랜 장비보다 3~4배 높은 가격이지만 보안솔루션 등으로 국산장비와 차별화한 게 특징이다.
이를 적극 활용해 시스코시스템즈는 삼일회계법인, 두산그룹, 데이콤-KIDC, 금호산업, 에스원, 도시바코리아, 조흥은행 등에 무선랜 장비를 공급했으며 한국쓰리콤은 유통업, 금융권, 보험회사 등을 대상으로 한 시장에서 높은 실적을 거뒀다. 엔터라시스는 병원, 대학교, 공공기관 등에 무선랜 장비를 설치,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
외산 장비 업체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높은 마진률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기에 접어든 국내 무선랜 장비 시장에서 국산과 외산의 사업영역이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며 "국내 업체는 실질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위해 보안 등 기술력 향상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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