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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현장 단속 강화해야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현장 단속 강화해야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1.10.17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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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유선통신시장 편법·불법 마케팅

초고속인터넷 등 가입자 유치를 둘러싼 유선통신시장의 편법·불법 마케팅을 막기 위해 경품제공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품 및 약관 외 요금감면에 관한 위법성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위반한 사업자를 어떻게 제재할지에 대해서도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과도한 현금 마케팅이 벌어지는 일선현장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하부유통망(개별영업점 또는 딜러)을 효과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돈을 미끼로 ‘철새 가입자’를 양산하고 시장 질서를 흐리는 편법·불법 마케팅이 대부분 하부유통망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못 받는 게 바보’라는 인식까지 생겨

최근 업계에 따르면 개별영업점 또는 딜러들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단품 기준) 신규 가입자에게 통상 10만 원이 넘는 현금을 경품으로 준다. 여기에다 10만 원대의 상품권을 추가로 지급하는 게 일반적이다.
상품권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가입자 입장에서는 기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해지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20만 원 이상의 현금을 거머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경품 내역과 규모는 개별영업점 또는 딜러마다 조금씩 차이가 난다.
공통적인 것은 집 전화나 인터넷전화, IPTV 등을 묶어서 판매하는 ‘결합상품’ 가입자에 대해서는 더 많은 경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현금을 주는 경우 그 액수는 자연스럽게 더 커진다. 1년 가까이 요금을 면제해 주는 곳도 적지 않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현금 마케팅’의 틈새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전투구(泥田鬪狗)식 고객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새롭게 가입하거나 다른 업체로 옮겨가면서 ‘당당히’ 현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영업점에서 경품을 준다는 사실을 아는 상당수 가입자들은 여러 영업점에 문의해 현금 지급 액수 등을 파악한 뒤 더 많은 돈을 주는 곳을 골라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다.

이처럼 일그러진 유통체계가 고착화되면서 특정 통신업체의 서비스를 장기간 이용하거나, 현금 등의 경품을 못 받는 사람은 바보라는 잘못된 인식까지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경품지급 체계와 경로는 단순하지 않다. 개별영업점이나 딜러가 직접 책정해 지급하는 경우가 있고 중간유통망인 고객센터에서 주는 경우도 있다.

이는 상위 유통망의 개통수수료가 지역별·시기별로 달라진다는 것과 연관이 있다.

수준·지역·시기별로 경품 차별

정부 조사결과에서도 유선통신시장의 난맥상이 잘 드러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009년 10월∼2010년 3월 기간동안 주요 통신사업자에서 제공한 경품 및 요금감면 실태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방통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 주요 3사의 경품 등의 제공 수준은 최소 0원에서 최대 91만원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또한 지역별·제공시기별로 경품 등이 매우 차별적으로 제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준(금액)별 차별내역을 보면 10만 원 이하의 경품 등을 제공받은 가입자는 3사 평균 20.0%(KT 30.0%, SK브로드밴드 16.9%, LG유플러스 6.0%)로 조사됐다.

25만원을 초과한 고액의 경품 등을 제공받은 가입자도 3사 평균 25.7%(KT 25.3%, SK브로드밴드 34.3%, LG유플러스 15.8%)에 달했다.

지역별(13개 시·도별) 차별도 심했다.
25만원을 초과한 고액의 경품 등을 제공받은 가입자의 비율을 분석해 본 결과, 최소 9.3%(울산)에서 최대 52.3%(경기)로 그 편차가 컸다.

이 밖에 1인당 경품 등 평균 지급액을 시기별(월 단위)로 분석한 결과 역시 차이를 보였다.

방통위, 업무처리절차 개선 등 명령

방통위는 이 같은 차별행위가 이용자 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금지한 전기통신사업법 등의 관련 규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초고속인터넷 3사에 대해 금지행위 중지 및 업무처리절차 개선, 이용약관 변경 등의 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우선 초고속인터넷서비스 가입자를 모집하거나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IPTV 서비스를 결합해 가입자를 모집하면서 경품 및 약관 외 요금감면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를 즉시 중지하도록 했다.

업무처리절차 개선에 관한 내용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경품 및 요금감면은 본사에서 직접 제공하도록 관련 업무 및 시스템을 개선하도록 했다. 아울러 경품 등의 제공으로 인해 가입자간에 부당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통망에 대한 유치(모집)수수료 등 경품 관련 수수료 지급기준을 마련토록 했다.

또한 서비스 이용계약서에 경품 등 지급내용 및 가액, 위약금 부과조건 및 산정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아울러 경품 등 위약금 부과 관련 사항에 대해 이용자에게 명확히 고지한 후 해당사실에 대한 서면동의를 받도록 했다.

일선·딜러 영업점은 무풍지대

하지만 이런 제재 조치가 개별영업점이나 딜러와 같은 하부 유통망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선 현장의 편법·불법 마케팅을 단속할 수 있는 실질적 감시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개인사업자인 개별영업점이나 딜러들은 현금을 주고서라도 무조건 가입자를 유치하고 보자는 식의 편법·불법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월 통신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최시중 방통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현금마케팅을 자제할 것을 다짐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초고속인터넷 업체를 옮길 때 현금을 주는 마케팅은 결국 소비자를 속이는 것”이라며 “기존 고객에 대한 차별이고 국가적인 자원 낭비라 피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혼탁한 시장상황은 이런 다짐과 거리가 멀다.
이에 정부와 통신업체에서는 본사 차원의 자정노력 노력만으로 삐뚤어진 유선통신시장을 바로잡는데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선 현장을 제어할 수 있는 실효성 높은 대책을 만들지 않는 이상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는’ 오류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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