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KT 인수에 관심이 없었다고 해도 SK의 작전으로 인해 일등기업이라는 이미지에 상처를 입은 상태여서 SK를 향해 어떤 형식으로든 빚을 갚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달 22일 열린 삼성그룹 사장단 수요모임에서 이번 KT 지분 확보 실패를 삼성에 대한 동정여론 유발로 연결시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 “삼성이 SK에 완패했다는 시중 여론을 일부러 바꿀 필요가 없다”, “삼성만 너무 잘 나간다는 여론을 진정시킬 좋은 기회다”라는 말도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일부 참석자는 “다른 것도 잘 나가는데 프로야구마저 삼성라이온즈가 1등을 달리는 게 그룹 이미지에 그리 좋지만은 않다”는 의견까지 냈다.
이처럼 경영층은 삼성이 ‘피해자’라는 이미지를 유지하자는 분위기이지만 일선 실무자들은 일등기업의 자존심에 흠집을 낸 문제라며 적극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삼성이 자존심을 상한 것은 SK텔레콤이 KT의 최대주주가 된 것이 아니라 KT 최대주주 자리를 위해 삼성을 끌어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관계자는 “KT 지분매각이 마무리되면 SK에서 사과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었다”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SK로부터 어떤 화해 제스처도 받은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기업간 비즈니스는 감정에 휩싸일 이유가 없으나 SK텔레콤이 삼성을 빙자한 것은 자존심을 구긴 셈”이라며“SK텔레콤은 이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경영진에게 삼성과 화해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올린 상태인데 경영진이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한 상태”라며 “조만간 삼성측과 화해의 자리를 만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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