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회선임대 자회사인 파워콤의 지분 매각이 무위로 돌아감에 따라 SK텔레콤의 유선시장 재진입이 본격 거론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유선시장 진입 검토작업은 유무선 통합시대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재검토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무선 통합시대는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단말기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SK텔레콤이 기반 인프라인 유선망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내부에서 과거 유선시장 진입 포기를 선언한 것이 최근에는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반성이 일고 있다”며 “유무선 통합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유선망 확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경영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SK텔레콤이 검토중인 유선시장 진입 시나리오는 지분을 매각키로 돼 있는 파워콤 인수로 모아진다.
파워콤 지분 입찰은 지난 21일 입찰서 제출마감 시한까지 하나로통신-두루넷-신한맥쿼리 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함에 따라 무산됐다.
한전측은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재입찰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입찰 무산으로 인수의사를 가진 기업이 없다는 점과 이로 인해 입찰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이 파워콤을 인수하는 데에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우선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파워콤 재입찰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유선시장 철수를 선언한 것을 스스로가 번복해야 하는 처지여서 당장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SK텔레콤이 파워콤 인수에 나설 경우 입찰 가격이 상승할 소지도 충분해 직접 인수라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SK텔레콤은 하나로통신 컨소시엄과 다른 입찰자들이 파워콤 인수에 나서는 상황을 지켜볼 공산이 크다. 이는 SK텔레콤이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일례로 파워콤 인수에 나선 기업들이 하나로통신 컨소시엄과 뉴브리지캐피털, 캐나다 연기금인 CDP사 일 경우 우선 뉴브리지와 CDP는 투자사라는 점으로 인해 파워콤 인수 목적이 영업을 통한 이윤 확보보다는 재매각을 통해 이윤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들 업체와는 언제든 협상을 통해 매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하나로통신 컨소시엄이 인수했을 경우에도 컨소시엄에서 펀딩을 담당하고 있는 신한맥쿼리가 투자사라는 측면에서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신한맥쿼리가 매각을 하지 않더라도 SK텔레콤은 자금난에 허덕이는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을 인수하는 것도 파워콤을 우회적으로 인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SK텔레콤은 당장 유선시장 진입을 추진해 여론의 견제를 받기보다는 유무선 통합에 대한 자체 대비를 마친 연후에 전격적으로 파워콤 인수에 나서는 것이 모양새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결국 SK텔레콤의 유선시장 진입은 기정사실이며 진입의 발판은 파워콤이 될 것이나 여론을 감안, 시간을 가지고 진입시기를 저울질하는 형국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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