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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는 IT융합기술의 산소와 같은 것
ICT는 IT융합기술의 산소와 같은 것
  • 정보통신신문
  • 승인 2012.11.3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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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정보통신기술사

 
현대 사회를 정보통신기술혁명이 주도하는 사회, 즉 정보화 사회라고 한다. 원하는 정보를 언제나, 어디서나 자유롭게 소통이 되는 그런 사회를 말한다. 우리의 모든 일상사와 문화·경제·주거생활은 비약적으로 발전한 정보통신기술의 토대 위에 이루어지고 유통되고 있는 시대이다.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기 중의 산소가 최소한 16% 이상이 필요하다. 단 1%만 떨어져도 건강상 트러블이 생기고, 7% 이하가 되면 질식사하고 만다.

물속에 들어가서 단 몇 분도 못 견뎌 허우적대면서도 막상 물 밖으로 나오면 산소의 고마움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마는 우리. 진짜 소중한 것은 늘 잊고, 결핍된 것만을 추구하는 우리네 모습이다.

현대 정보화 사회의 정보통신기술은 공기 중의 산소처럼,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다만 그 소중함을 잊고 있을 뿐. 역설적으로, 정보통신이 너무도 흔해서 우리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정보통신네트워크의 존재를 등한시하는 불편한 시대이다. 불철주야 ICT(정보통신기술)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ICT공학기술인의 비애가 여기에 있다.

세종대왕의 첫 작품 용비어천가 중에서 나오는 내용 중에 아래와 같은 구절이 있다.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새, 곶 됴코 여름 하나니, 새미 기픈 무른 가마래 아니 그츨새, 내히 이러 바라래 가나니”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도 안 흔들리고, 꽃이 좋고 열매가 많으며,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그치지 아니하고, 내를 이뤄서 바다로 간다는 말이다. 우리의 1만 원권 지폐에도 인쇄된 이 말은, 근본을 중요시하라는 세종대왕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서는 근본을 중시하기보다는, 화려한 것에만 환호하는 경향이 있다. 비근한 예로, 우리나라에서 수출하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첨단 고부가가치의 상품 중에서, IT(정보기술) 제품의 상당수의 내부 중요부품이나 기술이 일본산, 또는 미국산임을 아는 분들이 의외로 많지 않은 것 같다. 브랜드만 국산제품이지 실상 내부를 보면 핵심부품이나 기술은 외제라는 말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물리학이나 기초과학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단 1명도 없다는 사실이 단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이웃 일본은 과학 분야에서만 모두 1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성적이 초라하기 그지없다.

우리나라의 과학정책이 가장 기초가 되고 중요한 기술발전은 도외시한 채, 당장 돈이 되는 응용과학과 제조 기술에만 집중하는, 70년대 개발도상국시절 과학정책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이런 폐단이 바로 우리 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IT기술강국으로써 국가의 위상과 수출전략에서의 고도성장을 위한 IT를 기반으로 하는 융합기술 산업의 육성에 정책의 포커스가 맞춰져 가고 있다.

이에 따라 IT기술을 융합한 자동차 기술, IT기술이 융합된 전력 송·배전기술, IT기술이 융합된 의료 산업기술…등 모두 마이크로 컴퓨팅 IT기술이 접목된 기술로써, 이 산업전반의 IT융합기술은 기본적으로 정보를 보내고 받는 정보고속도로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IT융합기술이 발전하고 풍부해질수록 네트워크기술인 ICT(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관리는 더욱더 중요성이 더 해 갈 것이다.

자동차산업에서 자동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근본적으로 도로가 잘 계획되고 건설이 되어있어야 그 나라의 자동차 산업이 발전한다. 자동차를 구입해 봐야 도로가 엉망이라면, 어찌 그 나라의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겠는가?

자동차 선진국인 독일의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이나, 미국의 끝없는 “초고속하이웨이”의 경우를 들지 않아도 우리는 충분히 그것을 이해한다.

세계적인 IT기술강국이라는 우리나라 정보화 사회의 현실은 어떤가? 전 국민 다수가 스마트폰을 소지하는 현실과 SNS(사회적관계망체계)가 주요한 언론의 기능을 대체해 가고 있다.

조만간 세계적인 추세인 재택근무라는 스마트워크가 부지불식간에 폭넓게 자리 잡을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RFID의 확산으로 사물까지도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유비쿼터스 정보 사회가 임박했다.

이에 따른 정보 트래픽의 폭증을 감당해야 할 정보고속도로의 현실은 어떤가. 준비하는 자에게 미래가 있는 법이다. 정보통신네트워크를 책임지는 참여 과학기술인과 전문기술자의 육성과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가.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는 잘 구비되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정보통신부를 해체하여 이곳저곳 각 부처로 흩어버린 사례에서 보듯, 정보통신기술(ICT)은 언제라도 공기 중의 산소처럼 마냥 존재할 거라고 방관하는 정책적 판단미스가 있는 한, 우리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못하다.

일례로, 정보통신분야는 타 분야 기술자들에게는 거의 다 있는 법률인, 정보통신기술을 보호·육성하고, 정보통신기술자의 관리를 위해서 필요한 “정보통신기술관리법”도 없이 점점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잊혀 가고 있어 심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현상에서 현재 각 지방대학의 ICT학과는 학생 수의 감소로 폐과하거나, IT융합이라는 이름 아래 다른 산업기술학과의 한 부분으로 흡수돼가고 있다.

이래서야 우리나라의 IT융합기술은 사상누각(砂上樓閣)이요, 사막에 신기루 같은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하루 속히, 정보화고속도로를 발전시키고 유지할 부처와 정책, 여기에 참여하는 전문과학기술인의 관리와 그들의 전문성을 이용할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실기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세상의 자리는 우리를 위해 항상 마련되어 있지 않다. 정글의 법칙이 존재하는 살벌한 곳이 곧 이 세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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