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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뛰어넘는 ‘인공지능’ 시대 온다
‘스마트’ 뛰어넘는 ‘인공지능’ 시대 온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3.01.07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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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정보·최적 환경 요구 전에 제공
빅데이터 기반 알고리즘 정확성 높여
사생활 보호-편의성 균형 생각할 때

▲ 인간의 말을 듣고 이해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음은 물론,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인간이 필요한 것을 알아서 제공해주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국 최초의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인간형 로봇 '휴보'.
스마트폰으로부터 촉발된 ‘스마트’ 바람은 ‘혁신’이라는 가치를 관통하며 IT는 물론 전산업에 걸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 ‘스마트’ 역시 인간의 명령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수동적인 개념에 불과한 것으로, 앞으로는 인간이 ‘필요를 느끼지만 필요 없게 만드는’ 스마트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능동적인 스마트인 ‘인공지능’ 시대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실현할 양대 인프라로 꼽히는 것이 초연결 네트워크와 빅데이터 기술이다.
초연결 네트워크가 인공지능의 몸이라면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의 뇌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인공지능이란? =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하면 가장 쉽게 떠오르는 것이 SF영화 등에 등장하는 로봇이다.
인간의 말을 듣고 이해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음은 물론, 따로 명령을 내리지 않더라도 인간이 필요한 것을 알아서 제공해줄 수 있다. 인간의 형체를 지니고 있는 로봇은 휴머노이드(Humanoid)로 세분화해 정의하기도 한다.
사전적 의미의 인공지능은 로봇뿐만 아니라, 인간의 지능적인 행동을 모방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아우른다.
‘인공지능’이란 단어가 맨 처음 등장한 것은 1956년 다트머스 회의(Dartmouth Conference)에서였는데, 수학, 심리학, 컴퓨터 공학에 종사하는 여러 학자들이 모여 ‘생각하는 기계’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인공지능이란 단어가 처음 쓰이게 됐다.
현재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적 사고 및 행동을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라고 개략적인 정의를 내리곤 하지만, 실제 연구자들이 생각하는 관점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현재 상용화된 기술 중 인공지능을 가장 가깝게 경험할 수 있는 기술로 애플의 음성인식 기반 서비스인 ‘시리(Siri)’를 꼽을 수 있다.
사용자가 일상의 언어로 명령을 내리면 연락처나 개인 일정 등을 알려주고, 검색 내용을 바탕으로 사용자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주기도 한다. 사용자는 일반 사람과의 대화와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상호작용에 거부감이 없다.
‘시리’가 음성인식 기반의 대화형 서비스라면, 구글이 개발한 ‘구글 나우’는 음성인식에 국한되지 않은 ‘지능형 비서(Intelligent Assistant)’를 표방한다.
‘구글 나우’는 구글이 운영하고 있는 60여 서비스에서 축적된 사용자별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개개인의 성향을 파악, 사용자에게 필요한 콘텐츠나 서비스를 알아서 제공한다.
‘시리’가 사용자가 먼저 요청을 해야 반응을 한다면 ‘구글 나우’는 이 과정마저도 생략해 보다 진화된 인공지능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 초연결 네트워크 = 인공지능의 핵심은 인간과의 상호작용에 있다. 즉, 인공지능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기 위해선 인간이 필요로 하는 정보 및 콘텐츠를 적재적시에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인공지능도 인간이 어디서 무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인간이 일일이 이를 알려줘야 한다면 인공지능만큼 귀찮은 존재도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거론되고 있는 개념이 ‘초연결 네트워크’다. 초연결 네트워크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행위 주체로서 인간과 인간은 물론,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 공간과 공간으로 확장해 데이터, 정보, 행동을 초연결하는 시스템의 총체로 규정한다.
초연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미래의 가정은 통째로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의 모습을 띌 것으로 예상된다.
집안 구석구석에 배치된 센서나 카메라가 집 안팎의 소음, 일광, 온도, 습도, 공기 오염 등을 측정해 가족들에게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제어된다.
가족 구성원이 입고 있는 옷에도 센서가 부착돼 심장박동, 발한, 체온 등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홈 서버로 보낸다.
실내와 신체의 다양한 정보에 기반해 필요한 작업을 컴퓨터가 처리하며, 집 안의 수많은 디바이스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실시간 정보를 제공한다.
실내의 공기가 오염됐다고 판단되면, 공기 청정기 기능 에어컨이 작동되고, 햇빛이 강하다고 느껴지면 자외선 필터가 작동된다.
주택에서 국한되지 않고 다른 빌딩 및 사회 인프라와도 연결돼 대상별로 다양한 시스템을 구성한다.
전력 시스템에 연결되는 무수한 가전제품, 교통 시스템과 일체화된 도로와 교량, 신호체계와 가로등 등이 일종의 생태계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간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인간 삶의 ‘최적화’를 제공하게 된다.

□ 빅데이터 = 빅데이터는 기존의 데이터 수집·저장·관리·분석 역량을 뛰어넘는 대량의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 혹은 이러한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빅데이터 이전의 인공지능 산업이 실현가능성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이 제기됐던 것에 비하면, 빅데이터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 분석, 추론함으로써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게 함으로써 인공지능의 실현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구글의 비밀연구소인 구글X가 대규모 분산 컴퓨팅 인프라를 이용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인 ‘인공신경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추세다.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사례는 이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구글은 독감과 관련된 검색어 빈도를 조사, ‘구글 독감 동향’이라는 독감 확산 조기 경보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간단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독감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늘면 ‘감기’와 관련된 단어를 검색하는 빈도가 함께 증가한다는 패턴을 이용한 것이다.
이는 미국 보건당국보다 한발 앞서 시간 및 지역별 독감 유행정보를 추출해냈다.
구글은 전세계에서 취합한 온라인쇼핑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기동향지수를 산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IBM은 설립자 토마스 왓슨의 이름을 딴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을 개발했다.
‘왓슨’은 인간의 자연어를 이해하기 시작한 첫 번째 컴퓨터로 말장난, 비꼬기 등을 이해할 뿐만아니라, 3년간의 수학, 과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상식과 100만 권의 책에 달하는 지식, 2억 페이지의 콘텐츠를 축적하고 있다.
15TB의 메모리와 2880개의 프로세스 코어, 초당 80조의 연산능력을 기반으로 정보의 상관관계를 따져 스스로 학습하고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가능하다.
‘왓슨’은 병원의 환자 분석 시스템 및 월가의 금융 서비스에도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 중인 ‘인간교감 UI 기반 신개념 인터랙션 기술’이 눈길을 끈다.
이 기술은 사람이 어디를 집중해서 보는지 시선의 패턴분석과 무엇을 관심있게 보는지 뇌파의 신호분석을 모델링해 사용자가 원하는 미래의 정보를 예측해낸다.
이 기술은 안경에 탑재된 형태로 구현되는데, 실세계와 가상 세계에서 사용자가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경험으로부터 얻은 사용자 개인에 대한 지식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 기술이 상용화 되면, 해외출장을 갈 때 사용자의 출장목적만 알려줘도 네트워크상의 아바타가 척척 과거 경험과 선호도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스케쥴을 짜주는 모습이 실현될 수 있다. 향후 광고업계나 마케팅 분야에서의 활용도도 매우 높다.
현재 3개월간의 실제 구매 및 식사 패턴, 웹 로그 및 소셜 로그를 수집 분석해 예측 실험을 한 결과, 80% 이상의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 사생활 보호와의 균형 = 인공지능이 아무리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윤택하게 바꿔줄 수 있다 해도 개인정보를 ‘무엇’인가에 제공해야 됨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사용자의 집과 직장은 물론, 각 개인이 걷고 있는지, 차를 타고 있는지, 밥을 먹는지 잠을 자는지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식당에서 굳이 내가 주문하지 않았는데 평소에 좋아하던 음식이 알아서 나온다면, 이를 편리하다고 느낄 사람이 많을지 불쾌하다고 느낄 사람이 많을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사회문화적 요소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공지능의 가치를 최대한 발현시킬 수 있는 법과 제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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