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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남자 vs 남자>
Book Review -<남자 vs 남자>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2.01.26 16:25
  • 호수 1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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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신씨의 <남자vs남자>는 최근 작가가 모 월간지에 시리즈 형식으로 연재했던 <남성탐구>라는 글을 좀더 정리하고 손을 보아서 쓴 글이다. 여성 정신과 의사가 바라본 남성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 그러나 ‘여성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라고 해서 이 책이 선택되어진다면, 그것은 아마도 남성적인 선입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처음에는 지극히 마초적인 시각으로 이 책을 골랐지만, 그런 마초적인 호기심은 작가의 방대한 자료조사능력과 분석력 앞에 서게 되면서 무기력하게 허물어지고 만다. 이 책에는 지극히 시사적인 인물. 누구나 이름을 말하면 쉽게 이미지가 떠오를 정도의 ‘유명인사’들에 대한 심리평이 담겨있다. 물론 그 안에서 시사적인 인물과 그들의 행동에서 나타나는 심리적인 상태를 바라보는 작가의 독특한 시선과 마주치게 된다.

언듯 보기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비교하면서, 작가는 남성 독자들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당신의 삶을 돌아보세요. 그들(유명인사들)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당신의 삶을..."이라고 속삭이고 있는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남부러울 것 없을 만큼 성공한 남성들에게도 심리적인 콤플렉스가 있다는 작가의 진단은 평범한 남성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는 메시지로 들린다. 작가는 이런 진단을 내리기 위해 한 사람의 삶을 그가 한 말과 행동 등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통해 새롭게 재구성한다. 물론, 이런 구성은 인물의 연대기적인 서술 방식에 머물지 않고, 인물의 내면 속에 담겨진 심리를 추적하고 진단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어진다. 작가의 직업이 정신과 전문의라는 사실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흥미를 유발시키는 독특한 ‘인물 비교법’

이 책에서 특히 흥미를 끄는 것은 인물에 대한 작가의 독특한 비교법이다. 이 책에는 총 21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데 처음 <김영삼 vs 김어준>으로 시작, 마지막에는 <이회창 vs 이회창>로 끝을 맺는다. 특이하게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칼의 이회창’과 ‘저울의 이회창’으로 구분되어 본인 스스로가 비교 대상이 된다.

이 책에서 언급되어 있는 인물들은 시대적인 상황과 시사적인 인지도, 개인적인 시각차 등에 따라 평이 달라 질 수 있지만, 작가는 정신과 전문의로서 ‘전문가 적인 시각’을 통해 인물들을 바라본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딴지일보>의 김어준 씨에 대한 비교는 두 인물의 독특한 성격을 흥미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첫 번째 시도이다.

전직 대통령의 나르시스즘적인 성향과 김어준 씨의 자유분방한 삶을 비교하는 대목에서 일단 김어준 씨가 ‘판정승’을 거두지만, 그래도 YS에 대해 인간적인 동정심을 느끼게 되는 것은 글쓴이의 태도가 극단적인 인물 비판을 지양하고, 전문가적인 조언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21명의 인물 유형 속에서 자신과 흡사한 인물 유형을 한 사람쯤은 발견할 수 있을 법하다. 지나치게 외형적이어서 오히려 자신의 내면에는 충실하지 못한 사람, 그리고 너무나 이기적 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시각을 잃어버린 사람, 자신의 일에 목숨걸고 매진하는 정력적인 사람 등 21명의 인물 유형 속에서 자신과 닮은 꼴인 인물을 하나쯤은 만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생각도 이런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 그럼 여기서 이 책의 저자인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씨의 말을 들어보면서 글을 마무리 지어보자.
"나는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현미경을 통해 살펴보면서 그들의 삶이 평범한 이 시대의 많은 남자들, 바로 당신의 삶과 질적인 차이가 있지 않다는 결론을 갖게 되었다. 당신의 열등감이 이건희 회장의 열등감과 근원적으로 다르지 않으며, 김윤식 교수의 외곬 기질속에서 당신의 한 얼굴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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