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10곳 중 6곳 이상이 신규계약 축소와 저가공사 수주로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건설기업의 자금조달 구조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건산연은 이 보고서에서 올 1/4분기 건설기업들의 자금조달 방식 현황과 변화 추이를 2008년 이후 자료와 비교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의 자금조달 구조는 경기변동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내부 유보자금과 유동부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건설업의 특징에 기인한다.
건설기업들은 자금 사정 악화의 원인으로 △신규 계약 축소 △저가 공사 수주로 인한 수익성 악화 △공사 미수금의 증가 등을 꼽았다.
아울러 자금사정 호전의 원인으로는 △공사 대가의 원활한 수령 △신규 계약 증가 △공사 미수금 또는 매출채권의 회수 등을 들었다.
이 같은 요인들이 모두 기업의 현금 흐름에 영향을 미쳐 내부 금융으로 조달하는 자금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현재 및 향후 자금사정에 대한 설문조사 내용도 담았다.
주요 내용을 보면 2013년 1/4분기 현재 “자금사정이 매우 어려웠다(17.4%)”, “어려웠다(47.9%)”로 어렵다고 응답한 비율이 65% 이상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매우 좋았다(0.6%)”, “좋았다(1.9%)”는 응답은 2.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자금사정에 대한 전망에서는 “약화(63.2%)”, “크게 악화(10.6%)”로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4%에 달했다. “호전(7.4%)”, “크게 호전(0.2%)”은 7.5%에 불과했다.
빈재익 연구위원은 “부동산경기 침체, 공공건설시장 축소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하락해 내부유보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재원조달을 위해 건설기업들이 금융기관 차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건설업에 대한 예금은행의 대출 비중은 금융위기 이후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건설공제조합 등 건설금융기관의 건설기업에 대한 운영자금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