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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충우 논설주간 칼럼> 다이얼패드 회생 가능한가
<신충우 논설주간 칼럼> 다이얼패드 회생 가능한가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1.11.24 10:34
  • 호수 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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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깎는 과감한 구조조정만이 기업과 주가를 살릴 수 있다.'
최근 증권시장에서 화제에 오르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거래소시장의 국민은행과 코스닥시장의 새롬기술이 꼽힌다.
국민은행은 우량은행으로 꼽혀온 기존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실시한 과감한 합병을 통해 지난 1일 한국을 대표하는 초대형은행으로 탄생했다. 김정태 행장 주도하의 통합 국민은행은 시중은행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고 그 덕에 은행주는 외국인들의 선호업종으로 액면가의 10배를 넘보고 있다.
반면 한때 300만원을 넘는 주가로 코스닥의 '황제주'로 군림했던 새롬기술은 실패한 구조조정 탓에 위기를 맞고 있다. 한때 새롬기술의 핵심사업으로 꼽혔던 미국의 자회사 다이얼패드가 부도 위기에 놓이자 새롬기술은 다이얼패드를 포기한다는 최종 방침을 정해 최근 다소 상승세를 보였던 주가는 하락세로 반전했다.
다이얼패드는 새롬기술의 상징이나 마찬가지. 새롬기술이 1999년 10월 미국에서 인터넷 무료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뉴스는 닷컴 열풍을 등에 업고 새롬에 엄청난 주가차익을 안겨줬다.
1999년 8월 코스닥 등록 첫날 2,575원(액면가 500원 기준)이었던 새롬기술 주가는 이후 4,000∼5,000원 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다이얼패드 서비스 소식이 전해진 직후 '코스닥 황제주'의 대장정에 나섰다. 두달 만인 12월 6일 10만원을 넘어선 주가는, 더욱 탄력을 받아 6일(거래일 기준) 뒤인 14일에는 20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 1월 국내에서도 무료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시작하자, 주가는 더욱 탄력을 받아 지난해 2월 18일엔 28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그 보물단지가 이제와서는 '가질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다이얼패드가 별다른 수익사업이 되지 못한 채 지난 2년간 890억원에 이르는 자본금만 탕진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한때 130여명에 달하던 직원도 현재 12명으로 줄었다.
다이얼패드의 파산설이 나돌고 새롬기술의 주가가 하한가까지 떨어진 데 대해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다이얼패드는 지난해 4월과 10월 각각 한차례씩 미국 업체와 새롬기술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자본금이 모두 890억여원에 이르지만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지난 99년 설립된 다이얼패드는 새롬기술이 국내에서 무료 인터넷 전화(웹투폰) 서비스를 실시한 지난해 1월 이전부터 이미 미국에서 웹투폰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한때는 1,4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롬기술이 서비스 유료화 등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일본에서 유료서비스를 추진하는 동안에도 다이얼패드는 유료서비스로의 전환을 위한 뚜렷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
사업 특성상 꾸준한 투자가 필요했던 다이얼패드는 결국 한달 평균 30만달러(약 3억9,000만원)씩의 지출을 이기지 못하고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이에 따라 다이얼패드는 최근들어 야후와 피인수 협상을 시도하거나 이미 지분을 갖고 있는 CMGI 등과 추가 투자 협상을 벌여 왔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대 지분(38%)을 보유한 모기업 새롬기술 역시 거듭되는 지분법 평가손실로 인해 더 이상의 추가투자를 망설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진 미국의 9.11 테러사건은 미국내 경기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그나마 진행되던 투자유치 시도마저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었다.
다이얼패드는 "사재를 털어서라도 회생시키겠다"는 오상수 새롬 사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경영정상화가 어려울 전망이다. 아무런 돈도 벌지 못하는 사업에 사재출연을 해봤자 '밑빠진 독에 물붓기'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새롬측이 다이얼패드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다 월 30만달러 이상의 운영비용을 오사장 개인이 마련해 투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 사장이 가진 새롬기술 주식 312만주를 22일 현재 가격인 1만 800원에 판다 해도 다이얼패드의 나머지 지분 62%를 인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오사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미 100만달러를 지원했다"며 "채권자들과 협의를 통해 법원에 파산 신고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400만달러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이얼패드가 법정관리를 받게 되거나 파산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XP(미국판)에 다이얼패드를 장착키로 한 계약도 깨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새롬기술은 다이얼패드에서 손을 떼고 새출발을 모색할 것이란 게 벤처업계의 중론이다. 새롬기술 관계자 역시 "다이얼패드를 지금 정리하면 손실규모를 108억원에서 끝낼 수 있다"며 사업정리쪽에 무게를 뒀다. 다이얼패드 사업은 실패했지만, 다이얼패드가 안겨준 시세차익 가운데 아직도 1,800억원이 현금으로 남아 있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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