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전반적 감소세 나타날 듯
주요 통신사들이 올해 설비투자와 관련, 양 갈래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투자물량을 대폭 줄이는 반면, LG유플러스(u+)는 사상최대의 투자를 통해 대대적인 정보통신인프라 고도화에 나설 방침이다.
통신산업의 무게중심이 모바일 쪽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설비투자의 주된 방향이 바뀌고 있는 점도 이목을 끈다.
업계에 따르면 설비투자 경쟁이 LTE에 이어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와 광대역 LTE로 확대되면서 통신업계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누가 더 빨리 안정적인 광대역LTE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올해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체들은 무선통신분야의 고도화 추세에 발맞춰 사업구조를 정비하고 기술역량을 배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SK텔레콤은 올해 2조1000억 원대로 설비투자를 크게 줄인다.
황수철 SK텔레콤 재무관리실장(CFO)은 “설비투자(CAPEX)는 2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2조3170억 원 집행에 이어 하향 안정화 추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올해 설비 투자는 작년에 비해 10% 줄어든 수치다.
KT는 올해 설비투자에 지난해(3조3125억 원)보다 6000억 원가량 적은 2조7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LTE 등 무선네트워크 투자가 1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3000억 원 가량 줄었다.
기존에 투자해왔던 1.8㎓ 대역을 그대로 활용해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올해 투자비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KT는 기지국 신설이나 통신망 확충 같은 외부 공사보다는 시스템 고도화 등 내부 투자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LGU+는 올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의 경우 LGU+는 설비투자와 관련, 1조5679억 원을 집행했다. 2012년 대비 6.7%가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LGU+는 올해 합병이후 사상최대의 설비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LGU+가 제시한 올해 설비투자비는 2조2000억 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보다 6200억 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에서 LGU+만 광대역 LTE 용도로 2.6㎓ 주파수를 할당받아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LGU+는 중계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설비를 새로 설치해야 한다. 올해 무선부문만 전년보다 5300억 원 늘린 1조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처럼 통신사별로 설비투자 규모를 다르게 설정했지만, 향후 전반적인 투자물량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롱텀에볼루션(LTE) 망 구축을 마친 통신업체들이 투자축소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신장비 공급이나 통신망 구축 등 정보통신공사를 담당하는 업체들은 사업물량을 확보하는 게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한국ID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LTE 장비시장 감소 추세가 향후 5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묶어 데이터통신을 하는 CA기술을 포함한 LTE-A 인프라 확장이 진행 중이지만 이는 기존 인프라에 대한 증설이나 소프트웨어적인 시스템 구현 및 보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외부 투자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