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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서삼영 한국전산원장,
(파워인터뷰) 서삼영 한국전산원장,
  • 한국정보통신
  • 승인 2001.07.21 10:10
  • 호수 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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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망 이용 활성화 새 가치창출 총력
-전자정부 사업 내년말까지 기본 틀 구축
-일처리 단순화 업무효율성 높여 나갈 것

모든 계획은 누군가 제안을 함으로써 시작된다. 그리고 그 계획을 준비하고, 시행하고, 마무리를 짓게 된다.
하지만 그 제안은 시대에 너무 뒤떨어져도, 또 너무 앞서가도 불행한 결말을 부른다. 따라서 적절한 제안은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서 필수조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정보통신분야에 있어서, 그것도 한 국가 정보화의 성패를 좌우할 계획 추진에 있어서 합당한 제안은 그 가치를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국내에서 국가 사회의 정보화를 촉진하는데 있어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은 한국전산원이다. 87년 정보통신산업을 새로운 국가 경제의 축으로 육성한다는 중대한 짐을 지고 출발한 후 국가기간전산망사업, 초고속정보통신기반구축사업 추진 등 한국이 세계 제1의 인터넷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고 지식정보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이제는 한국을 21세기 전자세계(e-World)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도를 위해 설립초기 연구위원으로부터 시작해 현재 원장으로 재직중인 서삼영 원장이 뛰고 있다. 전산원의 업무에 대해 "항상 새로운 것을 추진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서삼영 원장. 25일로 취임 2달째를 맞은 그를 만나봤다.

▲87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전산원에서 근무하고 계신데, 근무하시게 된 계기와 그동안 추진업무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정책문제에 관심이 많아 87년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지요. 그때 국내에 국가정보화의 초석을 닦을 전산원이 생겼고 여기서 일해보자는 제의를 받게 됐습니다. 대학에 갈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일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한 3년만 근무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찌보면 우연하게 시작된 일이었지만 제가 맡은 일이 워낙 중요한 일이라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눈코 뜰 새 없이 일하다 보니 그만둘 때를 잊었는지 벌써 14년이 다 됐군요. 국가 정보화 계획은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짜면서 인생계획은 제대로 되지 않더라구요.
87년 12월 연구위원으로 시작해 기술지원본부장, 초고속사업단장, 부원장, 정보화평가분석단장 등의 임무를 맡고 일을 했습니다. 모든 업무를 보면 아시겠지만 국가 정보화와 관련된 일입니다. 중간에 96년부터 97년까지 교육부에서 교육정보관리국장을 맡고 전국 초·중·고교에 PC와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하는 등 교육정보화 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전산원의 올해 추진 목표 중에 전자정부계획수행 계획이 있습니다. 서 원장께서는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실무추진단장을 맡고 계신데 현재 전자정부추진이 어느 단계까지 와있는지,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추진될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솔직히 말해 공공부분의 정보화는 계획대로 쉽게 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자체가 권력의 이동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추진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정부의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꼭 필요한 과제입니다.
문제는 전자정부추진사업이 과거의 사업과는 차원이 다르다는데 있습니다. 이 사업은 단순히 자금만을 쏟아 부어 구축하는 사업이나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사업이 아닌 전체 공공기관을 아우르는 사업입니다. 행정서비스의 흐름을 하나의 묶음으로 엮음으로써 부처의 경계를 다 허물어 가는 작업입니다.
따라서 각 부처간 업무의 통합과 이해관계의 문제 등 전자정부사업 추진에는 많은 장애물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한국전산원을 비롯해 추진위원회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완만한 추진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전자정부사업은 △전자정부 단일창구를 통한 대국민 서비스의 인터넷 처리(G2C) △정부와 기업간 전자상거래 방식 적용으로 투명성 극대화(G2B) △행정업무 처리의 생산성·투명성 극대화(G2G)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정보유통·관리 등 기반구축(인프라) 등 4개 목표로 나눠 11개 중점 추진사업을 세워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내년말까지 기본 틀이라도 마련하자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공무원들의 경우 처음 움직이기가 힘들지 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까지 하기 때문에 대충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전산원은 전담기술 지원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아마 성공하면 예를 들어 기존에 동사무소 전산망의 완료로 1시간 걸리던 민원처리가 20분으로 줄어드는 단순한 수준을 넘어 동사무소에 가지 않아도 민원처리가 되는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2단계 국가초고속 기반망 구축은 구체적으로 뭘 의미하는지.

-지금까지의 초고속 기반망 구축은 정보통신산업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지 궁극적인 모습은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이 인프라를 갖고 가치창출을 해 나가야할 시기입니다. 단순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나 기업들이 인터넷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반망 활용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전산원은 초고속국가망 이용수요 증가에 따라 초고속(ATM)교환기 100여대를 추가 설치, 전국적인 ATM교환망 확충함으로써 주요 대도시간은 수 Gbps급, 중소도시간은 수백 Mbps급 이상으로 전송망을 고도화하고, 기기비트라우터 등을 도입해 인터넷 백본망을 고도화함으로써 급증하는 인터넷 서비스 수요에 대비할 것입니다.
또한 초고속국가망 서비스 이용활성화를 위해 요금체계를 개편하고, 이용기관에서 ATM접속장비를 원활히 구축할 수 있도록 이용기관에 대한 ATM 접속장비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가정보화시스템의 해외수출 추진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는데.

-초고속 국가망 구축은 세계에서도 손꼽히지만 관련 장비는 외국 장비 일색으로 겉만 그럴듯하고 속은 텅빈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비만 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초고속기반망 시스템 구축 노하우는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납니다. 이 기술을 수출하자는 것이죠. IPv6 관련 장비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를 구축할 기술이 없으면 소용없는 것처럼 초고속 기반망을 필요로 하는 제3의 국가에 시스템 구축 기술을 상품화해 수출한다면 기존에 단말기나 장비 몇 대 팔던 것과는 차원이 다를 것입니다.
특히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광통신장비, IPv6관련 장비개발 계획 등이 세계적인 추세에 비해 늦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장비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운영하고, 테스트 할 수 있는 기술 또한 중요한 것입니다.
또한 올초 현대정보기술 컨소시엄이 베네수엘라의 전자주민카드 사업에 선정된 것처럼, 주민등록시스템, 토지전산망시스템 등 타국에 비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노하우를 상품화해 동남아, 중국, 중동, 아프리카 등 외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 OS나 대형 라우터 등은 이미 MS나 시스코 등 대형외국업체 의해 독점되고 있다시피 한데 이런 제품이 아닌 백색가전, 무선인터넷, S/W 등 충분히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 수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정보화 전문가로 국내 교육정보화의 수준을 평가하신다면.

-전국 초·중·고교에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하고 PC를 공급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유일하고 대단한 일이라고 제 스스로도 평가하고 있습니다. 거의 혁명에 가까운 수준이죠.
하지만 교육분야도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호주 등 외국에서 가끔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든 학교에 인프라를 구축해서 어떤 교육적 효과를 얻었느냐"는 질문이죠. 즉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학교에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아직도 일방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원래 교육정보화의 목적은 인터넷을 통해 간접체험과 실험을 하거나 다른 지역의 교사·학생들과의 의사교류를 하는 등 쌍방향 교육을 실시하라는데 있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 요즘 초등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하는데 모두 영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모든 교사들이 영어를 한다 하더라도 완벽한 발음으로 영어를 할 수 있냐는 거죠. 이럴 때 인터넷을 통해 효과적인 영어교육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즉 IT는 '창조적 파괴의 도구'입니다. 교육을 재구성하는 도구로 이용해 효과적인 학습을 할 수 있을 때 진정한 교육정보화가 이뤄진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앞으로 전산원을 어떻게 이끌어 가실지 한말씀 해주시죠.

-전산원은 '일하는 기관'입니다. 국가에 필요한 일을 찾아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해야 하는 것이 전산원의 임무입니다. 그리고 그 일들은 전산원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해야 하는 것이고 저야 가능하면 방해하지 않고 올바른 방향을 잡도록 도와주는 역할만을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전산원 조직도 좀더 빠른 의사결정을 하고, 자기 책임 하에 일을 처리 할 수 있도록 단순화했습니다. 또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용인과 서울에 나눠져 있는 사무실을 서울로 통합할 수 있도록 계속 건의할 방침입니다.
특히 이전에 전자주민증, 의료보험증, 신용카드 등을 하나의 카드로 묶는 통합IC카드 계획이 국민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과 여러 문제를 들어 반대하는 사람들로 인해 백지화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마도 이때 의료보험증의 IC카드화가 성공적으로 됐다면 지금처럼 의료보험기금고갈 등의 의료대란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직도 그때 끝까지 설득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그 계획이 진정한 국가의 정보화에 필요하다면 타당성과 당위성을 들어 10년이 되더라도 계속 요구할 것입니다. 즉 눈앞의 조그마한 우려로 인해 몇 년을 거스르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계획을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서삼영 원장 프로필
●학력
1969-1972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
1973-1975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석사)
1978-1987 Wharton School, University of Pennsylvania(Ph. D) 경영학박사

●경력
1975-1978 육군제3사관학교 교수
1981-1984 Busch Center 연구원
1987-1996 한국전산원, 연구위원, 기술지원본부장, 초고속사업단장
1996-1997 교육부 교육정보관리국장
1998-1998 한국전산원 부원장
1998-1999 한국전산원 정보화지원단장
1999-2001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2001-현재 정부개혁위원회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실무추진단장
2001-현재 한국전산원장

●상훈
1996 국민포장
2001 신산업경영대상 관리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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