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선로설비, 교환설비, 전송설비, 구내통신설비, 이동통신설비, 위성통신설비, 방송국설비, 정보제어·보안설비, 정보망설비, 철도통신·신호설비, 정보통신전용전기시설설비공사 등 중요한 공사들을 큰 부류로 나눠 열거해도 열가지가 넘는다.
따라서 이들 공사에 소요되는 장비·자재의 수는 미처 헤아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그 장비·자재 중에 국산제품비율이 반도 안된다는 것이다. 껍데기는 국내업체명으로 돼 있을지라도 그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부품들은 모두 외국브랜드가 박혀있다.
특히 초고속인터넷을 위한 네트워크장비 등 고가의 장비로 갈수록 그 격차는 더 커진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는 인터넷이용자의 급증으로 인한 트래픽의 증가, 보다 빠르고 안정된 서비스를 요구하는 이용자들의 요구 급증으로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 공사가 붐을 이루고 있다. 그 시장만도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3조원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 수준에 머물고 있다. ADSL모뎀이나 케이블모뎀으로부터 데이터를 모으는 가입자 집선장비의 국산화비율이 60%로 비교적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기가·테라비트 라우터 등의 교환 및 라우터장비, 전송장비 등에서는 아주 미비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한 앞으로 광인터넷, 무선인터넷, VoIP관련 산업이 큰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아직도 국내기술개발과 제품수준은 밑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업체들이 기술면에 있어 뒤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 원천기술개발의 노력부재를 들고 있다. 관련업체들도 대부분 이를 인정한다. 워낙 빨리 변화하는 정보통신분야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여가면서까지 제품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을 못 끼고 있다는 것이다.
즉 외국에서 개발한 부품들을 들여와 비슷한 제품을 만드는 응용기술면에서는 뛰어나지만 응용의 기본이되는 원천기술개발은 뒷전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말은 곧 외국업체 부품들을 들고와 조립해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은 잘하지만 결국 껍데기만 우리가 만들고 핵심은 외국제품이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비업체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앞의 상황만을 바라 본 채 제품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기본적인, 차후 충분히 응용가능한 원천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해당 분야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을 통해 해외에 의존하는 현행 네트워크 장비 산업의 구조적인 개선책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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