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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급여에 얽힌 상식과 비상식
직원 급여에 얽힌 상식과 비상식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6.06.02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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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의 직원 현황과 평균 급여가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U+) 등 통신 3사는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1분기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각사의 재무상태 및 임·직원 현황 등이 요약 정리돼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각사 직원의 급여 수준이다. 여타 정보통신업체와 비교했을 때 통신 3사 직원의 급여수준은 월등히 높다. 국내 대·중소기업 간 임금 수준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그 격차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SK텔레콤의 경우 남자직원 3611명의 1분기 평균 급여가 무려 5300만 원에 달했다. 여자직원 573명은 같은 기간 평균 3800만 원을 받았다. 산술적으로만 따져본다면 남자 직원이 한 달에 평균 1766만 원을 받은 셈이다.

KT와 LGU+의 경우에도 SK텔레콤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여타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았다.

KT의 경우 지난 1분기, 남자 직원 1만8716명이 평균 2200만 원을 받았고, 여자 직원 3495명은 평균 2000만 원을 받았다.

LGU+는 남자 직원 6250명이 평균 2800만 원, 여자 직원 1492명이 평균 1800만 원을 수령했다.

직원의 급여 수준이 기업규모나 경영실적 등에 따라 달라지는 건 ‘상식’에 속한다. 더욱이 ‘규모의 경제’라는 교과서적 원칙이 강하게 작용하는 국내 기업환경에서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해 직원의 적정 급여수준을 산정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직원의 급여가 근속연수나 근무여건, 노동 강도, 개인의 능력과 업무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정되는 것을 감안할 때 높은 급여를 받는다는 것을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SK텔레콤의 경우 남자 직원의 석 달 치 평균 급여가 5300만 원이라는 사실은 일반인이 납득하기 어려운 ‘비상식’에 속한다.

몇 년 치 성과급이 포함돼 급여가 높게 산출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지만 똑같이 ‘월급쟁이’라는 이름으로 일하는 대다수 중소업체 직원들이 느끼는 엄청난 박탈감과 괴리감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정확한 통계자료를 찾기 힘들지만, 상근 직원이 5명 내외인 소기업의 경우 대표자의 연간 소득이 50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표자의 소득 수준이 이러한 데 그 회사 직원들이 얼마를 받으며 일할지는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그나마 월급을 제 날짜에 받을 수만 있어도 다행이다. 사업 실적이 없거나 발주처 또는 원청업체로부터 공사비 또는 납품대금을 제 때 받지 못하면 직원 월급이 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통신 3사 직원들이 받는 고액연봉은 어디서 온 것일까. 그 돈에는 없는 살림에도 꼬박꼬박 통신요금을 내야하는 서민들의 깊은 한숨이 묻어 있는 건 아닐까.

또 사업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납품 대금과 공사비를 깎아야 하는 협력업체 대표의 뜨거운 눈물이 묻어 있는 건 아닐까.

모두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원한다. 누구나 높은 급여를 받으며 열심히 일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는 건 비상식적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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