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시공’ 보장하려면
적정공사비 산정 선행돼야
서울 지하철 8개역에 승강장안전문(스크린도어)을 제작·설치하는 사업이 본래 계획보다 늦어지게 됐다.
지난 2월 공고된 당초 입찰이 유찰됐기 때문인데, 발주기관에서 책정한 가격보다 조달청에서 제시한 기초금액이 낮아진 게 유찰의 근본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5호선 김포공항역 등 8역 승강장안전문(PSD) 제작 설치사업’이 지난 4월 5일 유찰됐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7일 조달청을 통해 이번 입찰을 다시 공고 했다. 재공고된 입찰의 추정가격은 168억8272만여 원이며, 전자입찰서제출 마감일시는 4월 28일 오후 3시다.
서울시는 지하철 안전관리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승강장 안전문을 재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구체적으로, 서울시는 지난해 승강장안전문 관련사고 이후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시설 노후도 등이 심각해 안전관리에 취약한 김포공항역 등 9개 역사의 승강장안전문을 전면 개·보수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국제기준에 맞는 설계 기준을 적용해 지하철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춰,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서울지하철 8개역 PSD 제작·설치에 대한 입찰을 지난 2월 8일 조달청에 의뢰했다.
해당 입찰은 4월 5일 마감됐으나, 입찰에 응한 업체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당초 예정했던 가격과 비교해 조달청에서 제시한 기초금액의 삭감 폭이 커서 응찰 업체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기초금액이란 조달청에서 조사한 공사금액으로 관급자재 대가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수요기관에서 요청한 시설공사 등의 공공조달을 합리적 기준에 따라 집행하는 게 조달청의 기본 책무이겠지만, 고품질 시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적정공사비를 산정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입찰이 유찰됨에 따라 스크린도어의 전면 재시공을 추진했던 지하철 역사의 준공 시기(김포공항역 6월말, 기타 역사 8월 말)가 당초 일정보다 약 30여 일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입찰공고에 따르면 스크린도어 제작·설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한 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번 사업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스크린도어 설치에 따른 승강장 영상설비 등 정보통신설비 설치공사는 정보통신공사업체가 맡게 된다. 지하철 스크린 도어 설치사업에 정보통신공사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