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판 트렌드 키워드 'JUMP UP'
올해 출판 트렌드 키워드 'JUMP UP'
  • 김한기 기자
  • 승인 2017.12.05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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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2017년 베스트셀러 분석 발표

예스24가 2017년 국내 사회의 다양한 변화와 도서 판매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출판 트렌드 키워드를 ‘JUMP UP’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출판계는 연일 화제였다. 대통령 자서전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여름 휴가 중 추천한 도서에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등 ‘책 읽는 대통령’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에 발맞춰 각종 비리와 부조리, 차별을 고발하는 도서의 출간도 두드러졌다. 특히, 한국 여성이 겪고 있는 일상 속 성차별에 우리 사회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개인의 노력도 계속됐다.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책을 찾는 독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TV 프로그램,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및 영화가 연일 화제가 되면서 ‘미디어셀러’의 저력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는 한 해였다.

JUSTICE 정의 - 정의는 살아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대한민국 초유의 사태 이후 잘못된 한국 정치와 사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의 구현을 통해 제대로 된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국민의 염원이 가득해지면서 책을 통해 훌륭한 국가와 정의에 대한 개념과 지식을 얻고자 하는 독자들이 늘어났다. 사회 정치 분야 도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고 특히 정치비평, 한국사회비평 도서 판매량의 신장률은 68.6%에 달했다.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쫓는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전 국세청장이 말하는 ‘국세청은 정의로운가’, MBC 해직기자 이용마의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의 잇단 출간은 한국 사회에 아직 정의가 살아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지하 베스트셀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숨죽여 읽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 32년만에 다시 출간되면서 5·18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동시에 왜곡된 현대사를 바로 세우는 역할을 했다.

UNDERSTANDING 이해 - 책을 통해 이해하는 삶과 세상

‘한국 여성의 자화상’을 그려낸 소설 ‘82년생 김지영’ 출간 이후 성 불평등이 팽배한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들을 바로 보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결혼, 취업, 경력단절, 독박육아 등 현대 여성들이 겪을 법한 일상적 성차별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풀어낸 ‘82년생 김지영’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SBS 스페셜 ‘82년생 김지영 - 세상 절반의 이야기’ 편으로도 방송되는 등 출간 후 시간이 갈수록 더 높은 관심을 얻으며 흥행가도를 달렸다.

또한 젊은 여성작가 7인이 페미니즘을 주제로 단편소설을 묶은 테마소설집 ‘현남 오빠에게’, 대표적인 페미니즘 작가 레베카 솔닛의 신작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등 여성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아낸 작품들이 다수 출간됐다. 특히 레베카 솔닛은 지난 8월 방한해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문학 작품을 포함한 페미니즘 관련 도서의 판매권수는 전년대비 751.1% 증가해, 무려 8.5배가 넘게 판매됐다.

한편, 제 4차 산업 혁명이라는 큰 변화를 눈앞에 두고 인공지능의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독자들은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했다.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 ‘호모 데우스’ 등을 읽으며 급변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한편, 인문 교양서를 통해 지식과 상식을 쌓고, 나아가 삶의 태도까지 생각해보는 등 분야를 망라하고 모든 것을 ‘배움'으로써 이해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MEDIA 미디어 - 미디어셀러의 베스트셀러화 여전

책과 미디어는 해를 거듭할수록 불가분의 관계가 돼가고 있다. tvN 드라마 ‘도깨비’를 시작으로,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남한산성’까지 미디어를 통해 소개된 책과 영화, 드라마의 원작 소설, 포토 에세이 등은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 ‘미디어셀러=베스트셀러’의 변하지 않는 공식을 다시금 확인했다.

연초에는 드라마 ‘도깨비’의 인기와 함께 주인공이 읽은 책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총 5주간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개봉과 동시에 원작, 각색 소설과 만화책이 함께 큰 사랑을 받았다.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 시즌 1 첫 회에 소개된 ‘세계사 편력’의 경우, 방송 전 동기간 비교 판매량이 무려 36985.7% 증가했고, 마지막 방송에서 정재승 교수가 추천한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는 8769.2% 상승, 언급됐던 도서 대부분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장악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다수의 양서들이 재조명돼 새로운 스테디셀러가 탄생하는 기회가 됐다.

특히 ‘도구와 기계원리 NOW’는 남성 독자의 구매가 여성 독자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으며 30대 남성 독자들에게 유독 높은 관심을 받았다. ‘세계사 편력’ 시리즈 또한 여성에 비해 남성의 구매 비중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고 마찬가지로 30대 남성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PRESIDENT 문재인 대통령 - 팬덤문화 이끄는 대통령의 탄생

5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출판계를 휩쓸었던 ‘문재인 신드롬’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당선 직후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은 현직 대통령 자서전 최초로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한 뒤 4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커버 타임지 아시아판 역시 1분당 42권 판매라는 놀라운 속도로 2016년 가장 빠르게 팔린 도서인 한강 ‘채식주의자’의 1분당 판매권수인 9.6권 기록을 경신했다. 대통령 관련 도서의 사은품으로 제작된 미공개 포토 카드, 포스터, 배지 등은 ‘이니굿즈’라 불리며 도서 판매에 가속도를 붙였고 취임 100일을 기념해 그간의 행보를 모은 일러스트집 ‘좋아요, 문재인’이 출간되기도 했다. 흡사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좇는 열혈 팬들처럼 대통령을 향한 강력한 팬덤이 형성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 기간 동안 읽은 ‘명견만리’는 대통령 추천 도서로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예스24 일간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3일간 총 4210부가 판매되며 연일 화제가 됐다.

상반기 막바지에 시작된 ‘문재인 열풍’은 하반기까지 지속돼 11월 30일 기준 올해 베스트셀러 100위 내 문재인 대통령 관련 도서는 무려 6권이나 포함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ULTRA - 초대형 작가의 귀환, 초대박 작품의 등장

열혈 독자층을 거느린 초대형 작가들의 화려한 귀환이 연일 계속됐다. 무라카미 하루키, 김영하, 김애란, 베르나르 베르베르, 댄 브라운 등 인기 작가들이 오랜 만에 발표한 작품이 큰 주목을 받았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7년 만에 선보인 신작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1편과 2편은 6월 말 예약판매를 시작한 이후 20일만에 3만 여권 이상 판매됐는데 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존 작품들과 비교해서도 가장 빠른 판매 속도였다. 이밖에도 김영하 작가는 ‘오직 두 사람’이 출간된 후, 도서 사은품으로 제작한 ‘김영하 맥주잔’이 더 갖고 싶어 직접 본인의 책을 구매하고 굿즈를 받았다는 포스팅을 자신의 SNS에 올려 한번 더 입소문을 탔다.

이밖에도 올해 베스트셀러 1위인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는 2016년 8월 출간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SNS 상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해 대표적인 역주행 도서가 됐다. 2017년 예스24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총 14회, 8주 연속 최장 기간 동안 1위를 차지하며 올 한해 최고의 인기를 누린 ‘언어의 온도’는 최근 3개월(9월 1일~11월 30일 기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41.8% 증가하는 기록을 세우며 놀라운 위력을 과시했다.

PROTECT 보호 - 험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쓰느라 정작 스스로를 돌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11월 30일 기준 올해 베스트셀러 100위 내 치유 에세이/심리/삶의 자세 관련 도서는 총 8권이 포함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자존감 수업’의 인기는 올해 한층 더 뜨거워졌고, 감정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학 도서 ‘센서티브’,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는 쉽게 상처받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심리 처방전과 같은 역할을 했다.

삭막한 사회를 살면서 상처받은 마음을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와 ‘빨강머리 앤이 하는말’을 통해 위로 받고자 한 독자들도 많았다. 의사, 교수, 스님 등 사회 각계의 저명인사가 전해주는 일방적 조언이 아닌, 만화와 소설의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에 감동하고 열광했다. 또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처럼 사소하지만 따뜻하고 현실적인 위로의 말을 담고 있는 책들도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과 위안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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