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한 이유 없이 삭감 못해
예가 산정근거 등 공개해야
순공사원가 미만 입찰자는
낙찰자로 선정 못하게 차단
공공 시설공사에서 발주자가 기초금액을 산정할 때 반드시 적정금액을 반영토록 하고, 합당한 이유 없이 삭감할 수 없게 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명재 의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개정안 제안이유에서 현행 법률의 미비점과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의 필요성을 조목조목 짚었다.
먼저 현행법에는 낙찰자 및 계약금액의 결정기준이 되는 예정가격의 정의와 산정방법 등에 대해 별도의 규정이 없다. 관련규정은 시행령 등 하위법령에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국가기관 등이 예정가격을 산정할 때 예산절감 등을 위해 합리적인 사유 없이 당초금액을 삭감하는 일이 잦다. 거래실례가격과 원가계산 등에 따라 설계한 금액보다 적게 기초금액을 산정하는 것이다.
또한 순공사원가 만큼 충분한 계약금액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여기서 순공사원가란 실제 공사에 소요되는 재료비와 노무비, 경비를 합한 금액이다.
이로 인해 시공업체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무리하게 입찰에 참여하는 덤핑입찰이 생기고 있으며, 이는 부실공사의 주된 원인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이에 개정안은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예정가격 산정방식을 법률에 규정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거래실례가격, 원가계산, 표준시장단가 등에 의해 산정된 기초금액을 예정가격으로 정할 수 있다. 단, 경쟁입찰의 경우 기초금액에 일정 비율을 곱한 금액의 범위 안에서 예정가격을 산정할 수 있다.
또한 기초금액을 산정할 때는 계약수량과 이행기간, 수급상황, 계약조건, 계약목적물의 품질·안전 확보 등을 고려해 적정한 금액을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물량·단가의 오류 시정 등 합리적인 사유 없이 기초금액을 삭감해서는 안된다.
더불어 예정가격을 작성하는 경쟁입찰의 경우에는 기초금액과 그 산정근거를 입찰참가자에게 공개해야 한다.
원가 미만의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에게는 공사를 맡기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눈에 띈다. 경쟁입찰의 경우 예정가격 중 순공사원가 미만의 가격으로 입찰한 자를 낙찰자로 정해서는 안된다는 조항의 신설을 제안한 것이다.
이와 함께 300억 원 미만 공사의 경우 공사비 산출 시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할 수 없도록 했다. 표준시장단가에 의한 가격방식은 낙찰률이 적용된 과거 계약단가를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이에 실제거래가격 및 원가계산 등에 의한 산정방식에 비해 공사비가 낮게 산정될 수밖에 없다. 이에 중소업체가 주로 참여하는 소규모 공사계약에는 적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개정안의 기본 취지다.
이 밖에도 개정안은 기초금액 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에 대한 심사에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