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빛 또는 검게 그을린 피부가 요즘 인기다. 요즘 어디 가서 여자라면 모두 백옥 같은 피부를 원했던 시절이야기를 하면 '아재'소리를 듣기 딱 좋다. 필라테스나 피트니스가 크게 유행하는 것처럼 미에 대한 관심은 얼굴에 국한되지 않고 몸 전체로 퍼진지 오래다. 굴곡 있고 건강한 몸에 잘 어울리는 피부색이 아마 예전의 새하얀 색은 아닌가보다.
장마철 끝나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햇빛에 노출도 많아지는 시기이다.
매년 이맘때쯤에 피부 건강을 위해 신경 써야 할 것이 햇빛의 자외선이다. 마침 볕에 그을린 갈색의 피부가 유행이라는데 굳이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발라야할까?
햇빛, 특히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피부에 홍반, 열감, 물집, 통증 등이 발생하는 증상을 '일광화상'이라 한다. 주로 한 여름철에 잘 발생하지만 겨울철이라도 고산지대나 지면에 쌓인 눈에 반사되어 햇빛 노출량이 많아지면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구릿빛 피부를 원하여 피부를 의도적으로 태닝하는 과정에서도 자외선량이 적절치 못하면 발생할 수 있다.
자외선은 두 단계에 걸쳐 우리의 피부색을 변화시킨다. 자외선에 맞닿은 피부는 멜라닌이라고 하는 방어막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데, 첫 단계에서 자외선은 피부 표면에 있는 옅은 색의 멜라닌색소를 산화시켜 암갈색으로 변화시킨다. 이 과정은 보통 자외선 노출 한 시간 이내에 일어나며, 하루정도 시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회복된다.
하지만 자외선의 노출시간이 길어지면 자외선은 피부를 자극하여 새로운 멜라닌의 합성을 촉진시킨다. 자외선 노출이 길어질수록 멜라닌 색소의 양은 더 증가하여 더욱 짙은 피부색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성된 멜라닌 색소는 훨씬 더 오랜 기간 피부 속에 유지된다. 멜라닌색소를 선천적으로 적게 가지고 태어난 백인들은 자외선으로 인한 고통이 더욱 크다. 구릿빛으로 그을리기 전에 피부가 벌겋게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고 피부암의 위험도 더 높다.
적절한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은 일광화상과 피부암 발생의 예방을 위해서 중요하다. 많이들 이미 알고 있듯이 SPF(sun protection factor)는 그 숫자가 높을수록 더 오랫동안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을 들어 SPF15의 경우 만약 일정 햇빛아래서 10분 만에 일광화상이 발생한다면 SPF15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경우 150분 정도 후에 일광화상이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최근에는 UVA의 차단 중요성도 부각되어 이를 따로 표시하는데 이것이 PA(protection grade of UVA)이다. PA+는 차단제를 안 바른 상태보다 2~4배 차단효과가 있다는 의미이며 PA+++ 경우 8배 이상 UVA차단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일단 일광화상의 증상이 있으면 냉찜질, 샤워 등으로 피부를 차갑게 해주어야 한다. 물집이 잡히지 않고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른 정도라면 대부분 열흘 안으로 증상이 좋아지지만 물집이 올라오기 시작한다면 2도 화상에 해당되며 적절한 화상처치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건강하고 멋진 피부색도 좋지만 여전히 자외선은 피부건강에 가장 큰 적이다. 휴가지에서 그래도 일광욕을 해야겠다면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는 되도록 피하고 하루 합계 3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물론 꼼꼼히 바르고 자외선 노출 직후 피부가 화끈거린다면 충분한 보습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칫 유행에 따라 피부색을 바꾸는 데에 생각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