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2:49 (금)
[칼럼] 베트남 우버가 끼친 영향
[칼럼] 베트남 우버가 끼친 영향
  • 이길주 기자
  • 승인 2019.01.02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영국 NRV 베트남 법인장

인구 9,500만의 베트남에는 4,000만대가 넘는 오토바이가 돌아 다니고 있는데 호치민 같은 대도시에 머물면 수 천대의 오토바이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에는 지하철은 아직 개통도 되지 않았고 시내 버스 같은 대중 교통 수단이 절대적으로 빈약하다.

인구 1,000만의 베트남 최대 경제 도시 호치민의 경우 뜨거운 햇빛에 일년 중에 절반은 우기라 비가 내리는데 여성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보니 화장품이 잘 안팔린다.

인접 국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처럼 에어컨이 잘 갖추어진 지하철과 버스가 쇼핑몰과 연결 되어 있으면 화장도 하고 다니련만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야 하니 덥고 땀나는데 매연까지 온 몸에 뒤집어 써야하니 끈적이는 메이크 업을 할 엄두가 안난다.

이런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 변화를 가져 온 것이 2014년부터 시작한 Uber(우버)와 Grab(그랩)과 같은 공유 승차 서비스이다.

자동차를 소유할 정도는 아니지만 월 소득이 1000달러가 넘고 괜찮은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이 택시보다는 저렴하고 오토바이보다는 쾌적하게 타고 다닐 수 있는 우버와 그랩을 급속도록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땀 안흘리고 매연 뒤집어 쓰지 않으면서 출근하고 쇼핑도 할 수 있다 보니 점차 선크림도 바르기 시작하고 메이크 업 제품을 사용하는 가지 수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편리하고 저렴한 우버와 그랩 때문에 매출이 급감한 택시 회사와 택시 기사들의 아우성이 엄청났다.

하지만 베트남 택시 요금은 베트남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태국, 말레이시아의 택시 요금보다도 50% 이상 비싸고 택시 안에서 불쾌한 악취, 빈대 벼룩과 같은 위생 불량, 바가지 요금과 같은 문제 점이 많았다.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던 상황에서 우버와 그래이 뛰어 들다 보니 택시 회사들도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택시 안을 청결하게 하고 오래되고 낡은 택시는 새 것으로 바꾸고 택시 회사 자체적인 호출 서비스 앱을 만들어 목적지까지 예상 금액을 확인할 수 있어 바가지 요금 시비 거리도 없애고 있다. 그동안 택시 회사들끼리의 암묵적인 카트텔을 형성하고 안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이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이 자신이 이용하던 삶의 패턴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보다 다운그레이드 하는 것이 더 어렵다. 그랩을 통해 승용차를 타고 다니던 사람들이 그랩을 못 타면 오토바이 대신 택시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

일년에 절반은 비가 오고 도로가 좁고 골목길이 많아 차를 주차하기 어려우니 소득이 올라도 차를 소유하기가 어려우니 택시나 Grab 같은 다른 이의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편리하고 합리적이라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에서는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 기사님들의 반대 시위가 있었다. 경제도 어렵고 사납금 채우기도 힘들어 울고 있는데 뺨 때리는 격으로 공유 승차 서비스를 도입한다니 화가 날 수 밖에 없다. 택시 기사님들도 한 명의 자영업자이자 직장인이기 때문에 이 분들의 생존권을 보장해드려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공유 승차 서비스가 택시 운송 서비스 업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베트남에서처럼 택시비가 비싸서 이용에 엄두를 못 내던 사람들이 우버와 그랩을 통해 오토바이 대신 차를 이용하기 시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택시도 이용하는 모습 말이다. 한국에서도 공유 승차 서비스로 편하게 다니다 보면 버스나 지하철 타기가 번잡해지고 택시 타는 것이 익숙해질 것이다.

작은 시장에 경쟁자가 뛰어 든 것이 아니라 시장을 함께 키울 수 있는 경쟁자가 뛰어 든 것이다.

위기 속에 기회는 반드시 오니 일시적인 부침을 겪을 수는 있겠지만 택시 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안정감을 무기로 쏘카, 카풀 등과 경쟁해야 한다.

당사자가 아니다 보니 택시 기사님들의 상황을 100% 인지 못하고 쉽게 내뱉는 말로 느껴지실 수도 있다. 하지만 공유경제 서비스라는 세계적인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고 공유 승차 서비스의 본격화는 단순하게 택시업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보험업, IT 산업, 소매 유통업 등등 무궁무진하게 사회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일이다.

기업이 아닌 개인택시를 하시는 분들이 이런 대세에 휩쓸리지 않고 헤쳐나가려면 정부의 콘텐츠 지원이 필요하다. 단순한 돈 지원이 아닌 택시 운송 서비스만의 차별화된 무기를 갖출 수 있는 서비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교육해줘야 한다.

예를 들면 시민들이 택시를 탔을 때 부정적 경험과 긍정적인 경험을 조사해서 부정적인 것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것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 교육을 택시 기사님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도 있다.

택시 기사님들이 시대의 변화에 혼자 맞서는 것이 아님을 정부가 안심 시키고 지원을 하고 세계적인 공유 경제 산업을 이제는 받아 들여야 할 때가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4-26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