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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경청과 목계의 교훈
[창가에서] 경청과 목계의 교훈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9.11.19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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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傾聽)과 목계(木鷄)의 교훈은 삼성가(家)에 전해 내려오는 용인술로 널리 알려져 있다.

경청은 귀를 기울여 정성스럽게 듣는다는 뜻이다. 이 말의 어원은 중국 고전인 예기(禮記)에 나오는 ‘경이이청(傾耳而廳)’이다.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들으면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내 생각이 옳다고 굳게 믿었던 고정관념을 버리고,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된다. 더 넓은 시각으로, 더욱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다.

목계는 나무로 만든 닭이라는 뜻이다. 중국 고전 장자(莊子)에 나오는 싸움닭에 대한 우화에서 유래한 말이다.

목계는 어떤 싸움닭이 덤벼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목계의 초연함과 의연함은 리더의 필수 덕목이다. 상대의 온갖 도발에도 동요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유능한 리더가 될 수 있다.

경청과 목계의 교훈은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엉킨 일을 푸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차분함을 잃지 않으면 꽉 막혔던 길의 출구가 보이기 마련이다.

최근 정보통신공사업계와 전기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른 전기산업발전기본법안도 그렇다.

법안 발의와 입법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경청과 목계의 지혜로 합리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기산업발전기본법은 전기산업의 지원과 육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산업 발전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국민경제 및 복리향상에 이바지 한다는 게 법안 발의의 기본 취지다. 전기라는 필수에너지로 삶을 영위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법안의 취지에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그렇지만 법안 곳곳에 산업영역 간 다툼과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게 문제다. 특히 지능형전력망 관련조항은 정보통신공사 업역을 침해하고, 산업 간 균형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개연성을 안고 있다.

법안 초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 같은 부정적 파급효과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책임이 크다. 전기업계가 정보통신공사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성급하게 입법을 추진한 결과다.

법안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경청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반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합리적인 합의안을 도출하는 게 옳다.

무엇보다 전기업계는 정보통신공사업계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떤 이유로 입법에 반대하는지, 법안 발의 과정에서 잘못된 것은 없는지 진솔한 마음으로 되짚어 봐야 한다.

정보통신공사업계도 보편타당한 논리로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되, 법안의 기본 취지를 존중하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목계의 교훈도 가슴 깊이 새겨할 덕목이다. 서로의 입장이 판이하게 다른 쟁점사항을 놓고 신경전, 백병전을 벌이다 보면 평정심을 잃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냉정하고도 차분한 자세로 상대방을 설득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법이다.

갑작스런 법안 발의로 정보통신공사업계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그럴수록 냉철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목계의 교훈이 정보통신공사업계에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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