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영업비밀 보호체계를 구축하고 핵심기술을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정부와 대·중소기업이 손을 맞잡았다.
특허청과 KT, ㈜하이테크, ㈜DKI테크놀로지는 10일 KT 광화문빌딩 East에서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이테크(대표 정상호)와 ㈜DKI테크놀로지(대표 허경수)는 KT의 협력사로서, 각각 정보통신공사분야와 소프트웨어분야를 대표해 이날 협약식에 참석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협력사의 기술보호를 위해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특허청의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대·중소기업 간 영업비밀 보호 문화를 정착시키는 첫 사례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KT는 협력사의 영업비밀과 기술보호에 앞장서고 협력사의 영업비밀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KT 협력사는 자사의 경영환경에 맞는 영업비밀 보호체계를 구축함으로써 KT 등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대기업의 영업비밀 유출을 방지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더불어 특허청은 KT 중소협력사의 영업비밀 보호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특히 특허청은 이번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대기업(중견기업)과 중소협력사 간 영업비밀 보호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른 대기업과 중견기업 및 협력사에 대해서도 업무협약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박원주 특허청장은 “오늘 업무협약을 계기로 대기업과 협력사가 상호 영업비밀을 보호하고 비밀관리 체계를 잘 구축해 기술이 유출돼도, 제대로 비밀로 관리되지 않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현모 KT사장은 “KT는 2012년부터 협력사의 기술자료 및 영업비밀 보호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특허청과의 협약이 협력사의 영업비밀 보호에 대한 인식을 사내에 완전히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KT 협력사 대표로 협약에 참여한 정상호 하이테크 사장(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중앙회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사내 영업비밀 보호 인식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 우리 회사의 영업비밀 뿐 아니라 KT 등 협력업체의 영업비밀도 경쟁업체로 유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특허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술유출 피해는 연 50조원으로 중소기업 4700개의 1년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최근 5년간 산업기술 및 영업비밀 유출사건 580건 중 해외유출이 71건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중국으로의 유출이 전체 해외유출의 68%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분야에서의 기술유출 피해가 큰 상황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에 의한 협력사 기술탈취는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고 있으며, 반대로 대기업의 핵심 영업비밀이 협력사에 의해 경쟁업체로 유출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