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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속도전의 진정한 승자가 되려면
[창가에서] 속도전의 진정한 승자가 되려면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0.08.18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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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편집본부장

13세기 칭기즈칸은 거대한 몽골제국을 이끌며 세계를 호령했다. 칭기즈칸의 기마대는 빠르고 민첩했다.

기마대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병사 한 사람이 두 필의 말을 여분으로 끌고 다녔다고 전해진다. 타고 있는 말이 지치면 다른 말로 갈아탔다. 용맹한 말들은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을 쉬지 않고 달렸다. 그렇게 속도전에서 승리했다.

중세의 기병들에게 속도는 생존과 승리의 필수요소였다. 빨라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고 이길 수 있었다.

중세의 기병들만 그러할까. 4차 산업혁명 시대, 5세대(G)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속도는 생존과 승리의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런데 5G 서비스의 속도가 수상하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품질평가 결과, 5G 속도가 4G 서비스인 LTE보다 3~4배 빠른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결과만 놓고 보면 5G가 LTE보다 20배 빠르다는 통신사의 광고는 거짓이었던 셈이다.

여기서 문득 스치는 생각 하나. 빠른 5G 속도가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얼마나 큰 편익을 안겨줄까.

5G 서비스를 통해 유튜브 동영상을 끊김 없이 시청하고, 대용량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다면 이용자의 편리함은 몇 배쯤 커지게 되는 것일까. 혹은, 5G 스마트폰으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반의 게임을 맘껏 즐길 수 있다면 이용자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신세계와 만나게 되는 것일까.

물론, 이 같은 편익들은 5G 서비스 이용자들의 체감적 만족도와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5G 서비스의 진정한 가치는 산업전반의 혁신과 생산성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5G 서비스가 지니는 ‘초연결’과 ‘초저지연’ 특성을 통해 제조업의 생산성과 업무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공장의 생산라인에 5G를 접목시키면 제조과정 전반을 한눈에 제어·관리하는 게 가능해 진다. 또한 5G기반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해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도 목적지에 닿을 수 있는 혁신적 교통환경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정보통신기술(ICT) 관련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일반인은 물론, 다수의 ICT업계 종사자들조차도 5G의 진정한 가치와 올바른 지향점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초의 5G서비스 상용화라는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B2B분야에서는 5G기반 융합서비스의 적용과 확산이 저조하다는 ICT전문가들의 지적이 뼈아프다.

계량화된 속도경쟁에 매몰돼 5G가 가져다 줄 진정한 편익을 깨닫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5G를 산업현장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 5G기반의 미래산업을 어떻게 꽃피울 것인지 부단한 연구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기정통부가 최근 6G 이동통신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6G 역시 5G와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

단순한 속도향상 이상의 편익과 효용,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더 중요하다. 촌각을 다투는 첨단기술경쟁의 시대, ‘서바이벌’ 속도전의 진정한 승자가 되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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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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