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이나 카페, 술집 등에 들어가면 코로나19 방역 협조 목적으로 수기 명부를 작성해야 한다.
되돌아보면 꽤 오랜 시간 이렇게 해온 것 같다.
혹시나 누군가 이 번호를 가져가서 악용하지 않을까?
다른 용도로 번호를 사용하지 않을까 등등 수기 명부를 작성해 놓고도 좀 찜찜한 기분과 불안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
내 휴대폰 번호가 악용돼 다른 사람의 영리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전화번호를 틀리게 적을까 고민 했던 적도 솔직히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고민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젠 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수기명부에 휴대전화번호 대신 ‘개인안심번호’를 기재하면 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민들이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 시 안심하고 수기명부를 작성할 수 있도록 개인안심번호를 도입해 19일부터 시행에 돌입했다.
개인안심번호는 숫자 4자리와 한글 2자리로 구성된 총 6자의 고유번호로 네이버·카카오·패스의 QR체크인 화면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최초 1회 발급 후 코로나19 종식 시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발급받은 개인안심번호를 수기명부에 휴대폰번호 대신 적으면 된다.
그러나 우리가 한 가지 무심히 신경 쓰지 않는 게 있다.
바로 다중이용시설 업주들이 수기명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너무 형식적으로 작성 명부를 비치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최근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갔는데 종업원이 큰 수첩을 주더니 그곳에 전화번호 등을 적으라고 했다.
제대로 적지 않은 체 그대로 덮고 옆으로 밀어 놓았다.
종업원은 확인도 안 하고 그냥 수첩을 가져갔다.
“안 적었는데 왜 확인도 안 하시는 거죠?”
“아 그러세요.” 하더니 아무 말 없이 그냥 식당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또 다른 음식점을 찾았는데 그곳에서는 수기출입 명부를 작성하라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
“여기 번호 같은 안 적어요?” 물었더니 “안적어도 되요 그냥 앉으세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휴대전화번호 유출로 인한 사생활 침해를 원천 차단할 수 있게 수기명부에 전화번호 대신 개인 안심번호를 쓰게 하는 정부차원의 방침에 환영한다.
하지만 다중이용시설 업주들이 수기출입 명부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관계 당국이 다시 한 번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