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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산업계 교두보 역할 충실…공정경쟁 방안도 마련할 것"
"정부-산업계 교두보 역할 충실…공정경쟁 방안도 마련할 것"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1.04.24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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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환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장 인터뷰

국산 역차별 해소에 역량 집중
공정한 구매환경 조성
기술·교육 지원사업 전개

공공분야 구매조건부 개발로
국산 장비 도입 촉진 필요해

대규모 공공사업 발주처
외산 선호 회선임대 지양해야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KANI)는 국내 네트워크 장비 기업들의 발전과 기술개발 촉진을 위해 지난 2011년 3월 30일 설립된 기관이다. KANI는 네트워크 관련 산업계, 정부 부처,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국산 네트워크 장비 제조 기업의 판로 개척과 육성 방안 마련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KANI는 최근 제18회 이사회와 제11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황인환 코위버㈜ 대표이사를 신임 협회장으로 선출했다. 황 협회장은 급변하는 세계 네트워크 장비 산업 환경에서 국내 장비 기업을 위한 협회의 비전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황인환 회장(오른쪽)이 박남수 본지 편집본부장에게 KANI의 활동 계획을 말하고 있다.
황인환 회장(오른쪽)이 박남수 본지 편집본부장에게 KANI의 활동 계획을 말하고 있다.

▲신임 협회장으로 선출된 소감과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네트워크 기업을 운영하다가 KANI 협회장을 맡게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네트워크 산업 환경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실제 산업계의 목소리를 듣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는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협회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에 기업들의 답답함과 애로사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KANI의 역할은 국산 네트워크 장비 기업들의 애로사항과 요구를 정부에 전달하는 교두보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산업발전을 위한 제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민간시장의 국산 네트워크 장비 역차별 방지, 공정한 구매환경 마련, 기술 및 교육 지원 등을 통해 산업적 현안을 해결하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산업계 및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관계 유지, 공공부문 판로 개척 지원, 국내 중소기업 장비 도입 확대 등 다양한 협회 사업을 통해서 산업이 활성화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가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네트워크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해 중소기업 참여형 국가 연구·개발(R&D) 확대가 필요합니다.

현재 국내 네트워크 장비 산업체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세계적인 영업·판매망을 가진 해외 대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다윗과 골리앗'의 형세입니다.

R&D 투자 규모에서도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시스코(Cisco), 화웨이(Huawei), 노키아(Nokia) 등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 기업은 매년 수조원 규모의 R&D 투자를 하지만, 국내 네트워크 장비 기업의 경우 모든 기업의 R&D 투자액을 합쳐도 약 3000억 정도 수준입니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주요기업들은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알고 매해 매출액의 15% 정도를 R&D에 투자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은 사실이고 핵심 부품 같은 경우에는 외산부품 사용 비중이 높아 국내 업체의 부품 구매력(Buy Power)이 낮은 게 현실입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에서 단기간의 연구개발 성과와 사업화 가능성이 있는 시장을 목표로 하는 R&D를 지원하고, 정부에서 공공수요 확보와 중소기업 중심의 구매조건부 사업을 대거 추진하는 게 필요합니다. 개발된 기술을 제품으로 만들고 이를 공공분야에서 구매한다면 국내 네트워크 장비 제조 산업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네트워크 시장에서 산업 주체인 중소기업에 대한 집중 지원이 필요합니다. 핵심기술 확보와 장비에 대한 R&D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세계적 대기업과 국내 중소기업이 경쟁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산업육성을 위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일례로, 해외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하는 유·무상 정보통신기술(ICT) 원조사업에서 지원 대상국 정부가 국산 네트워크 장비를 도입하도록 우리 정부가 설득하는 게 필요합니다. 아울러 국내 기술인력이 지원 대상국에서 기술지원 및 교육 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한다면 국산 장비의 해외 판로 개척은 물론 국제적 인지도 상승 등 다양한 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황인환 회장은 디지털 뉴딜 공공사업 추진 시 국산 네트워크 장비 활용 및 확산을 위해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인환 회장은 디지털 뉴딜 공공사업 추진 시 국산 네트워크 장비 활용 및 확산을 위해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뉴딜 공공사업이 산업에 이바지할 수 있을까요.

디지털 뉴딜 공공사업 추진 시 국산 네트워크 장비 활용 및 확산을 위해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확대가 필요합니다.

공공시장에서 국산 네트워크 장비 점유율은 외산 장비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낮은 게 현실입니다.

최근 국산 장비 도입 확대를 위해 조달청에서 '국산제품 활용 기여도 평가 제도'를 신설하는 등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산제품이 무엇이냐 하는 것부터 다시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국산 장비에 대한 판별기준은 대외무역법 제37조 수출물품의 원산지 증명서 발급에 따라 총 제조원가 51% 이상으로 국내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 국산 장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요 부품을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네트워크 장비 특성상 위의 규정을 적용하기에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기업들은 영업이익 감소로 신규 장비 생산을 위한 자체 투자보다는 OEM·ODM을 통해 제품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단기간에는 실적이 좋을지는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고용 창출 및 R&D 경쟁력 감소로 이어져 네트워크산업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결국 '국산제품'에 대한 기준을 정확히 정립해 타 OEM 제품과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합니다. 아울러 중립적·객관적인 제3의 기관에서 국산제품을 검증·인증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이 밖에도 최근 정부가 국가적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5G 특화망 산업에서도 국내 장비 기업의 참여 기회를 확대해준다면 좋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5G 특화망 실증 공공사업' 등 5G 인프라 장비 구축이 요구되는 사업에 대기업·중소기업 협력 시 가점을 비중 있게 부여하는 것입니다. 대기업이 중소규모 장비 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특화망 관련 산업에 나선다면, 국내 네트워크산업의 활성화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정부에서 중소규모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를 위한 보호 제도가 미흡하다는 게 아쉽습니다. 특히 대규모 인프라 구축사업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런 중소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마련·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공공 발주처가 기술적 측면,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외산 장비를 선호하고 있어 국내 중소기업의 시장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융합망 등 대규모 정부 인프라 구축사업에서 중소기업 장비 도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규모 공공 수요기관에서는 중소기업 장비 선정을 회피하기 위해 회선임대 사업을 선호하는 사례가 발견되기도 하는 실정입니다.

회선임대 사업은 장비 소유가 회선 사업자에게 있으므로 발주기관은 장비 선정에서 책임이 없습니다. 하지만 회선임대 사업자는 대규모 발주자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발주기관이 외산 장비 사용을 요구하는 경우 이 같은 의견이 대부분 수용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국가 중요 인프라를 자체 설비가 아닌 외부에 임대하는 것은 보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특히 중요 정보들이 전산화되면서 보안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의 중요 인프라 구축사업에서 도입된 대용량 백본 등 외산 장비를 무작정 국산 장비로 바꿔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네트워크 엣지 부분 등 상대적으로 국산 장비가 외산 장비 대비 경쟁력이 있는 영역부터 국산 장비가 도입되도록 제도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산 장비가 국가망에 도입돼 레퍼런스를 구축하면 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에 상징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변화하는 네트워크산업에 대응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향후 네트워크 시장은 5G 특화망 시장이 열리면서 수요자가 통신 사업자에서 공공·민간기업으로 이동해 업계의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초기에는 기업들이 통신사의 5G 특화망을 이용하다가 점차 비면허 5G 주파수를 이용해 기업전용 5G 특화망을 직접 구축하는 형태로 변화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소수의 글로벌 제조사가 독식해오던 기지국(RAN)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고도화된 네트워크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함에 따라 지능형 네트워크 시장이 점차 성장할 것입니다. 데이터의 관리와 운용에 대한 편의성이 증가하고 운영비를 절감하고자 지능형 네트워크 기술개발이 활발해져 관련 시장이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국가적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등 SW 분야 전문인력 육성에 더욱 집중한다면 국내 장비의 품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네트워크 장비에 사용되는 각종 비메모리 칩셋 설계·제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가적인 지원 강화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할 수는 없겠지만 정부가 국내 장비 기업들과 소통하면서 산업발전 방안을 찾아갈 수 있도록, 협회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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