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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광장] 우리의 교통 신호제어기는 안녕하신가?
[ICT광장] 우리의 교통 신호제어기는 안녕하신가?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2.04.24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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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아이티에스뱅크 대표
이종선 아이티에스뱅크 대표.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영화를 보면 범인들이 도시 한복판에 있는 은행을 털기 위해 먼저 반드시 저지르는 공통된 시설물이 있다. 고도로 훈련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국가 주요 시설망에 침투해 마음대로 전기를 차단하고 교통신호를 조작하고 CCTV를 통제한다. 이중 가장 못되고 잔인한 것은 교통신호를 사거리 모든 방향에 녹색 신호를 동시에 주어 진입하는 운전자 간에 충돌사고를 일으켜 다치거나 죽게 만들어 극심한 혼란을 유발, 공공질서를 붕괴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심심치 않게 접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실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것은 통제센터와 현장 장비 모두가 온라인으로 연결된 환경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교통신호기가 많은 우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물론 보안에서 물리적으로 통신과 단절된 것이 가장 안전한 보안 방법이긴 하다. 그렇다고 실시간 보안관리가 안되는 상황임을 자인하는 것 또한 자랑거리도 아니다.

우리의 교통 신호제어기가 인터넷에서 1만3000원이면 열쇠를 누구나 구입하여 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무슨 이런 말도 아니되는 황당한 경우가 있냐고 이구동성일 테지만 사실이다.

2종류 잠금장치로 통일되어 있다. 표준교통 신호제어기 규격에서도 잠금장치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정된 내용도 없다. 부속물 정도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도로시설물이 워낙 많다 보니 각각 독립적으로 자물쇠를 운영하기는 불가능하다. 서울시에만 4000여개 교통 신호제어기가 있다고 하는데, 그 개수만큼 열쇠가 있다고 상상해 보라. 웬만한 자가용 트렁크에 가득하니 열쇠만 널부러져 있을 것이고 무슨 일이 발생하면 열쇠 찾다가 볼일 다 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통일된 자물쇠와 열쇠를 운영하게 된 것이 이해는 된다.

그도 그럴것이, 일반인이 교통신호기를 조작한 경우 도로교통법에 따라 처벌된다는 조항이 명문화되어 있다. 누군가 함부로 교통 신호제어기 문을 열고 조작을 하리라는 생각은 하기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이는 안일한 생각에 다름아니다. 특히 교통신호기 관리는 재난의 관점에서 대비해야 하는 것이 옳다.

요즘 심심찮게 들려오는 묻지마 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표적으로 삼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교통신호기 만큼 가장 만만한 위치에 가장 적은 비용으로 쉽게 접근하고 가장 큰 다수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지금처럼 누구든 복제가 가능한 방식의 잠금장치는 테러와 묻지마 범죄의 주요 대상이 되기에 손색이 없는 것이다.

스마트시티의 출발은 스마트한 재난안전 대비에서 출발해야 한다. 안전하지 못하면 행복도 없다. 누군가 교통신호기 제어함을 개방해도 누구인지 모르고, 무엇을 어떻게 조치했는지 알지 못하고, 아무나 열쇠를 구해 열 수 있는 관리구조를 시민들이 인정할 수 있을까?

복제할 수 없는 잠금장치로 관리돼야 하는 것은 기본이요, 누가 열었는지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연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 이력이 관리돼야 하며, 비상시에는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매년 바뀌는 유지관리 업체들이 열쇠를 그들 스스로 승계하고 관리하는 모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관리자만이 언제든지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시설물 접근에 대한 인가와 통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시티 중심가치가 의사결정권자들의 실적을 가시화하는 화려한 보여주기식 쇼가 되어서는 안 된다.

디지털이 중심이 된 스마트한 세상이라고들 이야기한다. 아니다. 사람이 중심이 된 안전한 세상이 중심가치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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