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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누구를 탓하리오
[기자수첩] 누구를 탓하리오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4.01.19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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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통신시장 전문가들이 28㎓ 신규사업자 선정을 놓고 우려를 표명했다.

통신시장의 가격, 품질 경쟁 및 설비투자 활성화라는 각각의 정책목표가 신규사업자 선정을 통해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정부는 5G 28㎓ 주파수 할당을 신청한 세종텔레콤, 스테이지파이브, 미래모바일 3곳의 적격심사를 모두 통과시켰다.

얼핏 정부의 청사진은 그럴 듯하다. 28㎓ 6000개 핫스팟 보유에, 통신3사 네트워크를 이용해 신규사업자가 이통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신규사업자는 어찌 됐든 통신3사보다 품질 우위에 놓이게 된다.

마치 1개사처럼 견고한 과점체제를 형성했던 통신3사는 경쟁자의 등장으로 가격 경쟁과 설비투자를 통한 품질 경쟁에 들어가고, 통신시장은 활성화돼 그 후생이 국민과 전 산업 영역에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눈엔 통신산업이 그렇게 단순하고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일단 제일 큰 걸림돌이 자금력이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난 제4이통 적격성 심사에 두 차례 참여했다고 밝힌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신청 기업들의 자금조달계획은 러시아나 아랍 펀드 등 입증 불가능한 계획 일색이었다고 한다. 그가 봤을 때 지난 신청사 중 제4이통으로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CJ 정도였다.

정부가 지원하는 4000억원은 지속 가능한 사업 영위를 위해서는 턱도 없는 금액으로, 정부가 계속해서 자본을 쏟아붓지 않는 한, 신규사업자의 자생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설비투자 활성화 가능성 역시 의구심 투성이다. 신규사업자가 기존 통신망을 빌려 쓸 수 있는 상황에서 큰 돈을 들여 추가 설비 구축에 힘쓸 유인이 없다. 이통사들 역시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격인 5G 투자동기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가격 인하가 궁극적 목표라면 알뜰폰 정책에 힘을 싣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기술적으로도 다른 주파수와 병행되지 않는 28㎓는 사업성이 ‘전혀’ 없다.

첫 28㎓ 할당 시기인 2018년만 해도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신세계가 열릴 것 같았다.

하지만 기술 진화가 생각보다 더뎠다. 킬러서비스도 딱히 없어 통신사가 큰 돈을 들여 망을 촘촘히 구축할 유인도 없었다.

이는 통신사 입장일 뿐이다. 정부로서는 28㎓를 비롯한 5G 설비투자를 장려해야 하는 것이 맞다. 아직도 5G 전국망은 미완료 상태로, 아직도 시민단체에는 관련 분쟁조정 신청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6G 성공을 위해서도 5G 투자는 크게 활성화돼야 한다. 설비투자 경쟁을 촉진시키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전혀 틀리지 않았다.

정보통신공사업계 입장에서도 신규사업자의 등장은 매우 고마울 수밖에 없다. 6000개의 28㎓ 핫스팟 구축은 업계의 ‘신사업’이며, 통신4사 구도를 통해 설비 경쟁이 본격화된다면 업계로서는 더 바랄 나위가 없다.

하지만 통신시장이 건전한 경쟁 구도 안에서 지속 가능한 형태로 발전하는 것이 통신공사업계의 지속 성장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다.

어떻게든 통신 설비 투자를 활성화시키려는 정부의 안간힘이 안쓰러워 보인다. 과기정통부 내에서 주파수는 언급하기 민감한 사안이라고 한다.

많은 것이 예상과 달랐을 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다만 골로 가는 것이 뻔한 길일 것 같으면 지금이라도 접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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