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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딜레마', SNS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소셜 딜레마', SNS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10.06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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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이용시간이 곧 광고수익
AI 기반 추천∙알람 등 ‘중독’ 유발

SNS 가짜 뉴스 전파 6배 빨라
정보의 진실 퇴색…정치적 악용

데이터 보유세 부과 ‘변화 첫걸음’
인간을 위한 기술 디자인 절실
SNS는 현대인들의 제2의 소통 창구로 자리매김했다. [사진=클립아트 코리아]
SNS는 현대인들의 제2의 소통 창구로 자리매김했다. [사진=클립아트 코리아]

“SNS는 인생의 낭비다.”

인기 축구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 감독 알렉스 퍼거슨이 한 이 말은 오늘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로 통용된다.

원하면 얼마든지 내 생활을 보여줄 수 있고, 타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SNS는 이미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제2의 소통 창구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다. 편리한 소통 수단이 더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우울감, 사회적 소외감은 날로 짙어져만 간다. 급기야 SNS가 사회 전체를 혼란에 빠트릴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SNS를 만든 당사자들이 SNS의 위험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 SNS개발자, SNS를 고발하다

지난달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이 다큐는 미국의 거대 IT기업의 전현직 직원들이 인터뷰를 통해 SNS의 문제점을 알리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유튜브 등 주요 SNS를 만든 당사자들이니 매우 높은 설득력을 지닌다.

이들이 하나 같이 문제로 꼽는 것은 SNS의 중독성이다.

SNS를 활발히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하루에도 수십번씩 울리는 SNS의 알림을 확인해야 하고, 누가 내 글에 댓글을 달지 않았을까 하는 조바심을 내기 십상이다. 혹여 댓글이 달리게 되면 그 댓글엔 바로 답장을 해줘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마저 든다.

심지어 원 글이 그리 읽을 만한 거리도, 재미도 있지 않은데 이러한 행동은 계속 반복된다. 여지없는 중독 증상이다.

한가지 소름 돋는 것은 이러한 증상이 어느 개인의 성향, 성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SNS의 정교한 설계 아래 만들어진 결과라는 점이다.

다큐 속에선 한 소년을 지켜보는 중앙관제센터 같은 곳에서 분주하게 일하는 세 남자로 표현됐다. 바로 인공지능(AI)이다.

 

SNS 사용시간은 곧 기업에게 광고수익과 직결된다. 소년이 SNS의 AI에 지배당한 모습을 그린 다큐 속 한 장면. [사진=소셜 딜레마]
SNS 사용시간은 곧 기업에게 광고수익과 직결된다. 소년이 SNS의 AI에 지배당한 모습을 그린 다큐 속 한 장면. [사진=소셜 딜레마]

■ AI가 중독을 일으키는 원리

SNS 기업의 수익은 광고에서 나온다. 사용자가 SNS 활동을 길게 하면 할수록 광고를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

‘좋아요’ 버튼은 사용자가 SNS에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한 일종의 보상이다. 사용자는 ‘좋아요’ 숫자가 올라가는 것을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으로 인식해 더 많은 ‘좋아요’를 받기 위한 SNS 활동을 쉬지 않는다.

이는 사용자를 분석하는 데이터가 된다. 그의 취향과 나이, 성별 등을 고려해 그가 가장 흥미있어 할 만한 광고가 표출된다.

사용자가 SNS를 잠시 쉰다 싶으면 온갖 알람을 보내며 관심을 유도한다. 누가 댓글을 달았는지, 누가 좋아요를 눌렀는지, 심지어 지인이 다른 곳에 단 댓글까지 알람을 보낸다.

이 모든 과정 뒤엔 AI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SNS가 퍼진 시기와 10대들의 자살률과 자살시도가 급격히 증가한 시기가 일치함을 보이면서 SNS 중독의 폐해가 드러나고 있다. 고객을 ‘사용자’라고 부르는 산업은 단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마약이요, 하나는 소프트웨어 산업이라는 말은 의미심장하다.

공상과학영화에선 흔히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AI가 전쟁을 일으키곤 하는데, 현실에선 이미 SNS를 무기로 인간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 가짜 뉴스의 온상,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

어느덧 SNS는 가짜 뉴스의 온상으로 변질됐다. 물론,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사람이 백번 잘못한 것이지만 이에 편승해 수익을 얻는 쪽은 SNS 기업이라는 사실이 주목할 만하다.

예로, 지구평면설을 믿는 사람이 그와 관련된 페이지를 이용했다고 하면, AI는 그가 흥미있어 할 만한 또다른 가짜 뉴스를 추천해 노출시킨다. AI에게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관심사일뿐 노출되는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것이 반복되다 보면 사용자에게도 정보의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AI가 했던 정보의 추천을 스스로 자신의 지인들에게 하며, 해당 정보를 믿는 사람들끼리는 일종의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소셜 딜레마’는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6배 빨리 전파되며, 이러한 빠른 전파는 광고 경쟁을 일으켜 SNS 기업에게 큰 수익을 가져다준다고 밝혔다.

이렇게 형성된 커뮤니티가 정치적으로 이용될 때 그 파급력은 매우 강력하다.

현재 미국에서 일어나는 좌파와 우파의 대규모 대립의 이면에는 SNS가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토론과 대화를 통해 최적의 절충안을 마련하는 민주주의가 믿고 싶은 정보만을 믿고 상대를 배척하는 극좌파, 극우파의 득세로 점차 파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얀마는 더욱 극단적인 예를 보여준다. 미얀마에서 인터넷은 곧 페이스북이라 할 만큼 페이스북은 국민 앱으로 자리매김했는데, 미얀마의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페이스북을 통해 가짜 뉴스로 유통되며 이들을 공격하고 내쫓는 행동이 서슴지 않고 자행되고 있다.

 

■ SNS 기업에 데이터세 부과해야

개발자 대부분은 자신들이 만든 SNS가 이러한 결과를 초래할지 몰랐다는 반응이다. 지금부터라도 SNS가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것이 기업이 가진 데이터 양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함부로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하게 해 SNS 기업들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간은 채취 가능한 자원으로 취급되지 않아야 하며, 기술은 이윤이 아닌 인간을 위해 디자인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글의 전 디자인 윤리학자 트리스탄 해리스는 “앞으로 디지털 기술은 인류의 시간을 뺏는 것이 아닌 잘 쓰게 하는 것(Time Well Spent)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NS에 지배되지 않기 위한 행동 수칙>

1. 알람 설정을 모두 끈다.

2. 소셜미디어에서 나와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도 팔로우 한다.

3. 나를 지속적으로 다른 관점에 노출시킨다.

4. 모든 전자기기를 침실에서 제거한다.

5. 무언가를 공유하기 전 팩트를 확인하고 검색을 더 해본다.

6. 유튜브 영상 추천을 받지 않고 선택해서 본다.

7. 추천 목록을 제거하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8. 자녀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소셜미디어를 금지시킨다.

9. 자녀와 스마트폰 사용 시간 예산을 짠다.

10. 구글 대신 사용자 검색 기록을 저장하지 않는 ‘콴트’를 쓴다.

[출처=소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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