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불공정 하도급 근절 “갈길 멀다”
건설현장 불공정 하도급 근절 “갈길 멀다”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1.05.19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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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특약 설정으로 ‘갑질’
일방적 하도급계약 취소도
공정위, 건설사 잇달아 제재

[정보통신신문=이민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일선 건설현장의 불공정하도급 행위를 잇달아 제재해 관련업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부당특약 설정이나 일방적인 하도급계약 취소 등의 부당행위를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공정위는 ㈜미진종합건설이 수급사업자에게 토목공사 등을 위탁하면서 부당특약을 설정한 행위와 하도급계약을 임의로 취소한 행위를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2억2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진종합건설은 지난 2018년 4월 수급사업자에게 ‘경찰교육원 경찰견 종합훈련센터 신축공사 중 토목공사 및 자재, 장비, 잡철 일체공사’를 위탁하면서 특수 조건 등에 부당한 계약조건을 설정했다.

설계변경 조건을 계약금액의 3% 이상인 경우로 까다롭게 설정하고, 안전관리 및 산업재해 등과 관련한 책임을 전적으로 수급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또한 하도급계약 체결 후 물가나 물량의 변동이 있더라도 계약금액의 3% 이상인 경우에만 계약금액을 변경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행위는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거나 원사업자 자신에게 부과된 의무를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등의 부당특약 설정 행위로 하도급법 제3조의4 제1항에 어긋난다.

이 뿐만 아니라 미진종합건설은 수급사업자의 공사포기각서 제출, 현장측량 및 토목공사 불이행, 시공계획서 미제출 등을 이유로 하도급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수급사업자가 공사를 포기할 이유가 없고, 포기각서에 구체적인 날짜가 기재되지 않은 사실 등에 주목했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때 공사포기각서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미진종합건설의 이러한 행위는 수급사업자에게 책임을 돌릴 사유가 없음에도 수급사업자와 충분한 협의 및 계약해지를 위한 최고절차 없이 임의로 위탁을 취소한 행위로 하도급법 제8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위탁 취소 행위에 해당한다.

대형건설업체인 ㈜포스코건설도 불공정 하도급행위를 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2014년 2월부터 2019년 4월까지 237개 수급사업자와 하도급거래를 하면서 여러 가지 불공정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포스코건설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7월까지 68개 수급사업자에게 철근콘크리트 공사 등 84건을 건설·제조 위탁하면서 부당한 계약조건을 설정했다.

설계나 작업내용 변경에 따른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모두 부담시키는 약정을 계약에 포함시켰다. 또한 수급사업자의 책임이 없이 발생한 추가 작업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거나 수급사업자가 하도급 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기도 했다.

2016년 3월부터 2019년 3월까지는 15개 수급사업자에게 발주자로부터 선급금을 받은 날부터 15일을 넘겨 선급금을 지급하면서 초과 기간에 대한 지연이자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또한 2016년 3월부터 2019년 4월까지 13개 수급사업자에게 상환기일이 목적물 수령일부터 60일을 초과하는 어음 대체 결제수단으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면서 해당 초과기간에 대한 수수료를 주지 않았다.

아울러 52개 수급사업자에게는 목적물 수령일부터 60일을 넘겨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면서 해당 초과기간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 밖에도 포스코건설은 2016년 1월부터 3년간 발주자로부터 설계 변경 등에 따른 계약금액을 증액 받으면서 수급자에게 해당사실을 알리지 않는 등의 부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포스코건설에 대해 향후 동일 또는 유사한 행위를 반복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명령을 내리고 1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가 ‘다수 신고가 제기된 사업자에 대한 사건 처리 효율화·신속화 방안’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조치가 앞으로 여러 신고가 제기된 사업자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원사업자가 스스로 부담해야 할 산업재해비용, 민원처리비용 등 각종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당하게 전가하거나 부당한 위탁 취소 등 불공정 하도급거래 관행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관련법령을 위반한 사업자는 엄중 제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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