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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 근로시간 탈피…실효성 있는 개선책 찾아야
획일적 근로시간 탈피…실효성 있는 개선책 찾아야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2.07.03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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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 방향·해결 과제

다수 시공현장 어려움 호소
공사비 증가‧공기 지연 경험

안정적 네트워크 운영 위해
야간·휴일에도 작업 불가피

연장근로 월 단위 관리 등
종합적 보완대책 강구하기로

[정보통신신문=이민규기자]

고용노동부가 근로시간 및 임금체계 개편을 골자로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한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동생산성과 성장잠재력의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고용노동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노동시장 개혁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은 ‘주 52시간 근무제’의 개편이다. 고용노동부는 신산업의 발달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기업·업종별 경영여건이 매우 복잡해지고 다양하게 바뀌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경영여건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의 개편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 직무 특성·근로시간 자율성 고려

그렇지만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시대적·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2018년 여야 합의로 어렵게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만큼 앞으로 구체적인 개선방안과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정부 발표를 둘러싼 일련의 혼란도 이 같은 진통의 단면이다. 지난달 23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에 대해 이튿날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무 부처 장관의 발표를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에 적잖은 혼선이 빚어졌다.

더 넓은 관점에서 살펴보자면 고용노동부 발표를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인정할 것이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검토단계의 중간 브리핑으로 볼 것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무엇보다 그동안 일선 산업현장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돼 왔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근로시간 관련제도의 합리적 개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다는 의미다. 나아가 이번 고용노동부 발표내용은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노동개혁 방향과도 일치한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보면 향후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작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주 52시간제의 기틀을 유지하면서 그 운영방법과 이행수단을 현실에 맞게 개편해 나갈 방침이다. 근로자의 건강권과 업종·직무 특성, 노사 근로시간 운영의 자율성 등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게 제도 개선의 기본방향이다.

 

■ 인건비 상승, 큰 부담으로 작용

주 52시간 근무제는 말 그대로 근로자의 주당 근무시간을 52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다. 52시간은 법정근로시간 40시간과 연장근로 12시간을 합한 값이다. 종전에는 주당 최대 근무시간이 68시간에 달했다. 법정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과 휴일근로 16시간을 더한 수치다.

하지만 2018년 2월,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도입됐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5인 이상 50인 미만 기업의 경우 2021년 7월 1일부터 이 제도의 적용을 받고 있다.

사용자는 근로자의 연장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더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8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100% 이상을 근로자에게 더 줘야 한다. 더불어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의 야간근로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해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의 기본취지는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는 산업현장의 다양한 노동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호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급격하게 줄이면서도 근로시간 산정 등에 관한 셈법은 그대로 유지함에 따라 근로방식의 다양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거셌다.

건설 관련 업종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당수 현장에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후 공사비가 증가하고 공사기간이 늘어나는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

전문 시설공사 영역인 정보통신공사업의 경우에도 정보통신설비 설치 및 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근로시간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안정적 네트워크 운영을 위해 부득이 야간이나 휴일에도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근로시간을 주 52시간 안에 가두면 원만한 일 처리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상당수 중소 시공업체가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에 따른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은 경영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 연장근로 시간, 월 단위 관리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용노동부는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근로 시간을 노사합의로 월 단위로 산정할 수 있게 하는 등 근로시간 관리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실제 근로시간 단축과 근로자 휴식권 강화 등을 위한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적립 근로시간의 상·하한, 적립 및 사용방법, 정산기간 등 세부적인 쟁점사항을 면밀하게 살펴 제도를 설계하기로 했다.

특히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경우 연구개발 분야에서만 정산기간을 3개월로 인정하고 있어 그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형평성 등에도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근로자 편의에 따라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본래 취지에 맞게 적정 정산기간 확대 등의 보완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전문성과 창의성 등이 중시되는 스타트업이나 전문직의 경우에도 실제 근로시간 운영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이 무엇인지 깊이 검토하기로 했다.

이 같은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중소기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노사합의에 의한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등이 이번 발표에 포함돼 일할 맛 나는 노동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에 관한 내용이 세부과제에 반영돼 주 52시간의 틀 안에서 고질적인 인력난과 불규칙적인 초과근로에 힘겹게 대응해 오던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에서 정보통신업체를 운영하는 A대표는 “ICT산업의 경우 정보통신공사 및 SW 개발분야를 막론하고 근로자의 최적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면서도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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