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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타이드 수송 단백질의 새로운 메커니즘 규명
펩타이드 수송 단백질의 새로운 메커니즘 규명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2.11.07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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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트 진미선 교수팀
TAPL의 인지질 수송 능력 확인
진미선 지스트 교수 연구팀. (왼쪽부터)연구책임자 진미선 교수, 제1저자 박준규 학생
진미선 지스트 교수 연구팀. (왼쪽부터)연구책임자 진미선 교수, 제1저자 박준규 학생

[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진미선 연구팀이 퇴행성 뇌질환이나 대사질환 등의 발병에 관여하며 세포 내 불필요한 펩타이드를 운반하는 단백질 TAPL이 세포 내 지질 수송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규명했다.

이번 성과는 TAPL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TAPL은 체내에서 세포막 내외로 다양한 물질(예: 당, 비타민, 호르몬, 대사산물, 항생제, 항암제 등)을 수송하는 단백질인 ‘ABC 트랜스포터’(총 48개)의 일종으로, ABC 트랜스포터의 돌연변이나 기능 이상은 다양한 난치성 질환(암, 대사질환, 퇴행성 뇌질환, 저혈당증 등)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TAPL은 펩타이드를 리소좀*으로 운반하는 수송체인데, 운반된 펩타이드는 여러 효소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에너지 생성 및 단백질 합성에 재사용된다. 이런 TAPL의 기능 이상은 세포 내 펩타이드의 과도한 축적을 유발해 다양한 암이나 대사질환, 퇴행성 뇌 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리소좀 내부는 산성화(pH4.5-5.0) 돼 있으며 여러 가지 분해 효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포 내 불필요한 단백질, 세포 외부에서 유입된 물질, 손상된 세포 소기관 등을 제거해주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TAPL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후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나, TAPL의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필수적인 단백질 결정화(crystallization)*의 과정이 매우 까다로워 세포 내 펩타이드 수송 메커니즘 연구에 큰 걸림돌이 돼 왔다.

단백질을 특정 용액에 넣고 일정 시간이 지나게 되면 단백질 입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이 되는데 이것을 ‘단백질 결정화’라고 한다. 이렇게 형성된 결정은 방사선 가속기를 이용한 X-선 결정학 기법을 이용하며, 이와 같은 기법은 오랜 시간 동안 단백질의 분자 구조를 규명하는 주된 방법이었다. 이 방법을 통해 1957년부터 약 60여 년간 수많은 중요한 발견과 발전을 이루어 왔으나 단백질의 결정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단점도 존재하였다. 또한, 결정 상태에서 구한 단백질의 구조는 세포 내에 있는 단백질의 구조와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항상 제기되어 왔다.

지스트 생명과학부 진미선 교수 연구팀은 결정화 과정 없이도 단백질 구조 규명이 가능한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수송 사이클 동안 TAPL이 갖는 여러 구조 규명에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TAPL이 펩타이드뿐만 아니라 인지질 수송에도 관여함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세포막은 외막과 내막의 이중막으로 되어있는데, 외막의 지질을 내막으로 혹은 내막의 지질을 외막으로 수송하는 것을 ‘인지질 수송’이라고 한다. 이 수송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혹은 비만, 지방간 등의 대사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은 생체시료(단백질, 미생물, 세포 등)를 급격하게 냉동시켜 최대한 자연 상태 그대로 유지하며, 투과 전자현미경(TEM)을 통해 관찰한 후 3차원 입체구조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2017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Cryo-EM 기술은 최근 코로나-19 관련해 바이러스 구조, 세포 수용체 등 중요한 생체분자의 구조정보를 제공하는 등 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혁신적인 단백질 구조분석 기술이다.

연구팀은 TAPL의 펩타이드 길이에 따른 수송 능력의 차이뿐만 아니라 인지질에 의한 ATP 분해 활성 증가를 확인했다. TAPL의 구조 분석 결과, 기질결합부위에는 소수성 잔기가 주로 분포되어 있는 부분(위쪽)과 친수성 잔기가 주로 분포(아래쪽)된 두 부분으로 나뉘며, 각각 인지질과 펩타이드가 결합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ATP가 결합하게 되면 TAPL의 기질결합부위가 세포질에서(inward-facing)에서 리소좀 안쪽(outward-facing)으로 향하는 구조 변화가 일어나게 되어 기질이 수송됨을 확인했다.

이번 TAPL 구조 및 기능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TAPL이 2개의 서로 다른 작동 메커니즘을 통해 펩타이드뿐만 아니라 인지질 수송에도 관여한다는 가설을 증명했고, 수송 사이클 동안 기질 및 ATP 결합으로 인한 TAPL의 구조 전이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으며, 향후 TAPL이 암, 대사질환, 퇴행성 뇌질환 치료를 위한 표적 단백질로 고려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진미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TAPL의 기능적 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TAPL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2022년 10월 4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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