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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3차 발사 성공…'민간 우주 개발' 시대 '활짝'
누리호 3차 발사 성공…'민간 우주 개발' 시대 '활짝'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3.06.1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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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 누리호의 3차 발사 성공으로 한국 우주산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발사체 성능 검증을 넘어 실제 쓰이는 실용위성을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발사체와 위성을 모두 자력으로 개발한 10번째 나라가 됐다. 1t 이상 위성 탑재체 기준으로는 7번째다.

정부에서 민간으로 우주산업의 주체를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발사 상황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달 25일 오후 6시 24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장에서 누리호를 쏘아 올렸다.

지난달 25일 18시 24분 정각에 발사한 누리호가 비행을 종료한 뒤, 항우연은 발사체 비행 정보를 담고 있는 누리호 원격수신정보(텔레메트리)를 초기 분석한 결과, 누리호가 목표 궤도에 투입돼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성공적으로 분리·안착시켰음을 확인했다.

또한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6기의 경우 정상적으로 사출이 진행된 것을 확인했다.

누리호는 발사 후 정해진 비행시퀀스에 따라 비행 과정이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누리호 1, 2, 3단 엔진 모두 정상적으로 연소되고, 페어링도 정상적으로 분리돼 누리호에 탑재된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큐브위성 사출 과정까지 모두 마무리됐다.

또한 19시 7분경, 남극 세종기지에서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비콘(Beacon) 신호가 수신됐음을 확인했다.

 

■초기 운용서 순조로운 출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고도 550㎞에 올려놓은 위성 8기 중 6기가 우주에서 정상 작동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호 주탑재 위성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초기 운용 과정이 순항 중이다. 또 큐브위성 7기 중 신호가 확인된 5기도 자세제어 등 임무 시작을 위한 준비 단계에 접어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AIST 등에 따르면 차소위 2호는 주 탑재체인 영상레이다(SAR) 안테나를 비롯해 자세 제어와 전력계, 추력기 등이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차소위 2호는 발사 후 1달까지 위성 본체에 대한 세부 기능을 점검하고 3개월까지 모든 탑재체에 대한 세부 기능 점검을 하면 정상 임무를 위한 위성 상태 최적화가 마무리된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는 전날인 5월 24일 오후로 예정돼 있었지만, 발사 2시간여를 앞두고 소프트웨어(SW) 문제가 발견돼 발사를 연기됐다. 누리호엔 산화제 냉각을 위한 헬륨이 들어가는데, 공급 장치를 분리하도록 압력을 빼주는 해압밸브가 자동으로 구동되지 않은 것이다. 연구진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밤샘 작업을 이어갔다. 발사대의 헬륨 저장탱크와 지상장비 시스템을 제어하는 장치(PLC)에서 명령어가 순차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SW 수정작업을 했다고 한다.

 

■향후 계획

누리호 3차 발사를 기점으로 지금껏 국가 주도로 이뤄진 우주개발이 민간 중심으로 전환된다.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으로부터 발사체 기술과 발사 노하우를 전수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예정된 4~6차 발사 임무를 주도하며 기술 자립도를 높이게 된다.

정부와 항우연은 누리호 기술을 고도화해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한 뒤 2032년 달 착륙선 자력 발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에 이어 이번 3차 발사 성공으로 누리호의 신뢰성 향상과 함께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하여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갖췄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또한, 발사체 본연의 역할인 위성 발사를 위한 기술을 확보함과 동시에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최초로 발사 운용 등에 참여해 역할을 수행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는 앞으로 2027년까지 누리호를 3차례 반복 발사함과 동시에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추진하여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며,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액체엔진 사용한 3단형 발사체

누리호는 설계, 제작, 시험 등 모든 과정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순수 토종 로켓이다.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상공 600~800㎞ 태양동기궤도에 직접 올릴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로 구성됐다. 누리호는 액체산소와 케로신(등유)을 연료로 쓰는 75t급 액체엔진, 7t급 액체엔진을 사용한다. 가장 큰 추력이 필요한 1단 로켓은 75t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 300t급 추력을 낸다. 2단은 75t급 액체엔진 1기, 3단은 7t급 액체엔진 1기를 사용한다.

지금까지 75t급 엔진 개발에 성공한 국가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인도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액체연료는 1957년 인류가 최초로 우주로 보낸 스푸트니크 위성을 발사한 R-7 로켓과 1960년대 우주비행사를 달로 데려간 새턴V 이후 유인 우주 임무에 사용돼왔다. 액체연료는 고체연료에 비해 연료 단위당 더 많은 추진력을 내고 연소도 제어할 수 있어 보다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30여개 기업 참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발사에서 ‘체계종합기업’으로 처음 참여했다.

1, 2차 발사에서 제작에만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차 발사에서 제작 총괄 관리는 물론 발사 공동 운영의 역할을 수행했다. 발사임무 통제, 발사체 준비 빛 시험, 추력제어기 점검 등의 업무도 맡았다.

누리호 심장 역할을 하는 6개의 엔진 조립은 물론 엔진 부품인 터보펌프, 밸브류 제작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 성공을 위해 30년 이상 수행한 가스터빈 엔진 조립 프로세스를 활용, 실제와 같은 동일한 현상의 엔진 수십 기기를 조립했다.

2025년 진행될 예정인 4차 발사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항우연이 보유하고 있는 누리호 체계종합 기술 및 발사운용 노하우를 전수 받고 있다. 2027년 예정된 6차 발사에서는 발사책임자(MD), 발사운용책임자(LD)를 제외한 모든 실무 책임자 자리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게 된다.

KAI는 누리호 3호의 체계 총조립을 맡을 뿐만 아니라 1단 추진제 탱크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인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 제작도 제작했다. 이외에도 엔진 4기의 일체화 작업인 클러스터링 조립 등도 수행했다.

4차 발사에서는 KAI가 총괄해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설치될 예정이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 개발에는 KAI 외에도 한국천문연구원, 카이스트(KAIST), 한림대학교도 참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발사대시스템 운용 지원을 맡았다. 2013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Ⅰ)’ 발사대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항우연으로부터 누리호 발사를 위한 ‘한국형 발사대시스템’을 수주한 것이다.

나로호가 총 길이 33.5m에 140t 규모의 2단 발사체였던데 비해 누리호는 총 길이 47.2m에 200t의 3단 발사체로 커졌다. 기존 나로호 발사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HD현대중공업은 누리호 발사대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다. 발사대시스템은 지하 3층 구조로 연면적 약 6000㎡에 이른다.

HD현대중공업은 발사대의 기반 시설 공사를 비롯해 △발사대 지상기계설비(MGSE) △발사대 추진제공급설비(FGSE) △발사대 발사관제설비(EGSE) 등 발사대시스템 전반을 독자 기술로 설계 및 제작, 설치했다. 공정 기술의 국산화율은 100%로 끌어올렸다.

설치 외에도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 시 화염으로 인해 손상된 발사패드를 보수하는 등 발사대시스템 전반을 수리 및 점검했다.

현대로템은 추진기관 시스템의 시험설비에 참여했다. 현대로템이 제작한 설비는 7t, 75t, 300t급 발사체를 지상에서 연소 시험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이 설비에서 연소 시험 등을 거쳐야 발사체의 종합 성능 검증이 가능하다.

한국화이바는 누리호 동체와 페이링을, 자동차 터보 엔진 부품사인 에스엔에이치는 누리호 터보펌프를 제작했다. 구조체 제작에는 KAI 이외에도 두원중공업, 에스앤케이항공, 이노컴, 데크항공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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