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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나침반] 철근 누락 아파트의 교훈
[디지털나침반] 철근 누락 아파트의 교훈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3.08.04 17: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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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편집인
이민규 편집인

지난 4월 2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안단테 AA13-2BL)의 지하주차장이 맥없이 무너졌다. 이번 사고로 불거진 ‘철근 누락 아파트’ 논란이 거센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건설현장 곳곳에 숨어 있는 부실시공의 불씨가 큰불로 번진 모양새다. 묵은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는 LH 고위직 퇴직자에 대한 전관예우, 엉터리 설계·감리 등의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사태를 ‘건설 이권 카르텔’이 낳은 총체적 부실로 보고 있다. LH 퇴직자가 임원으로 있는 업체에게 특혜를 주는 불합리한 관행과 허술한 설계·시공·감리가 한 몸이 돼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에 당정은 건설 이권 카르텔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하고 국정조사까지 추진키로 했다.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LH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LH가 자체 감리를 맡은 곳을 점검했는데 관련 규정보다 적은 감리원이 투입됐거나 무등록 업체가 설계를 담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이한준 LH사장은 2일 LH 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회사의 명운을 걸고 건설 이권 카르텔을 타파하고 부실공사를 근절할 수 있는 고강도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심정은 매우 착잡하다. 건설사업 전반의 미흡한 업무처리와 불합리한 도급 구조가 부실시공을 부르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건설 부조리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정부나 관련 기관, 기업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크고 작은 사고는 계속 되풀이 되고 있다.

사실 일선 건설현장에서 공사 발주 및 수주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복잡다단한 문제는 입·낙찰 제도만 뜯어고친다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일감을 따내기 위해서라면 시공업체가 편법과 로비를 불사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사업 수주와 이윤 창출은 시공업체의 존재이유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춰볼 때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겠다는 외침은 어쩌면 공허할 메아리가 될지도 모른다. 많은 진통이 뒤따르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선 사업장에 숨어 있는 불합리한 요소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해법을 하나씩 찾아가는 게 더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험하고 먼 길을 가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안전과 품질보다 이윤을 앞세우는 풍토를 개선하는 것이다. 부실·졸속공사를 양산하고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가격 중심의 입찰구조를 바꿔야 한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적당주의를 묵인하는 ‘부실 문화’도 배격해야 한다.

현장 점검과 문제점 진단, 해법 마련은 유기적으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두드러진 하나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큰 문제 뒤에는 작은 문제가 숨어 있기 마련이다. 별거 아닌 것처럼 생각되는 문제를 방치할 경우, 결국 큰 화를 부르게 된다.

정보통신공사업체도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시공품질 향상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자격업체가 정보통신공사를 수행하거나 불합리한 저가하도급으로 시공품질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고품질 시공과 ICT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국가경제 발전의 초석을 마련하는 일은 정보통신공사업계에 주어진 숭고한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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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h*** 2023-08-05 15:38:26
안녕하십니까? 이민규 기자님, 항상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스팸성으로 댓글을 달아서 죄송합니다. 기자님이 작성하신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법률 공포(2023년 7월 18일 작성 기사 내용, http://www.koi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203) 관련하여 현행 기술자, 감리원 자격수첩발급/운영/관리에 문제점은 없는지 취재 한 번 부탁 드리겠습니다. 무더운 여름 건강 유의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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