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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10㎝의 거대 펭귄, 미디어를 평정하다
2m10㎝의 거대 펭귄, 미디어를 평정하다
  • 최아름 기자
  • 승인 2019.11.27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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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어린이 프로그램 캐릭터
'병맛' 애드립으로 인기몰이

10살답지 않은 유머와 깊이
성인들에 웃음과 위로 선사

최근 유튜브 스타가 된 거대 펭귄이 대중매체와 문화, 산업계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2m10㎝의 거구 캐릭터 '펭수'는 어린이 프로그램인 '자이언트펭TV'의 캐릭터였지만, 유튜브를 통해 어린이보다 2030 세대에서 더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전세대에 걸쳐 인기를 끌고 있는 펭수의 매력에 대해 알아본다.

[사진=자이언트펭TV 유튜브 캡쳐]
[사진=자이언트펭TV 유튜브 캡쳐]

 

남극 펭, 빼어날 수(秀)(?)
펭수는 교육방송(EBS)에서 만든 캐릭터로 '어벤저스'처럼 특별한 세계관을 구축했다.
거대한 몸집 때문에 남극에서 외롭게 지내던 펭수는 방탄소년단(BTS)의 뒤를 잇는 '우주대스타'가 되기 위해 스위스에서부터 헤엄을 쳐서(?) 한국에 도착했다. 이후 EBS의 오디션을 합격한 펭수는 EBS 소품실 구석에서 산다. 나이는 열 살, 생일은 8월 8일, 이름은 '남극 펭'에 '빼어날 수'를 쓴다고. 한국에 온지는 9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치열한 복습(?)을 통해 어지간한 2030세대와 감성을 공유하는 터라, 2030에게 '동년배' 의혹을 받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과자는 빠다코코넛, 가장 좋아하는 차는 녹차이며 국밥과 참치를 사랑한다.
이러한 펭수에게 지상파TV, 라디오 신문은 등 매체는 물론이고 영화계, 정부부처, 기업들까지 관심과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외교부는 한-아세안 정상회담 홍보영상에 펭수를 등장시켰으며, 보건복지부 협찬으로 펭수의 정신건강에 대한 에피소드가 지난 주 전파를 탔다.

[사진=자이어트펭TV 유튜브 캡쳐]
[사진=자이어트펭TV 유튜브 캡쳐]

 

'살아있는' B급 캐릭터에 열광하다
'EBS의 뒤틀린 욕망'이라고 불릴 정도로 펭수는 EBS 캐릭터의 전형성을 깨는 행보를 보인다. 짜여진 원고에 의해 연기했던 기존 캐릭터들과 달리, 펭수는 주어진 상황에서 원고 없이 자유롭게 움직인다. 펭수의 살아있는 '드립'은 어디로 튈지 몰라 제작진들도 긴장시킨다. 상황에 따라 변하는 듯도 보이는 뚱한 표정과 8자 몸은 너무도 귀엽다. 103kg 몸무게가 93kg로 줄어들 정도로 거구를 끌고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어린이에게는 한없이 약해지는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한없이 약한 모습도 매력이다.
10살답지 않은 깊이 있는 면모도 갖췄다. 펭수는 지난 10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 저는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사진=자이언트펭TV 유튜브 캡쳐]
[사진=자이언트펭TV 유튜브 캡쳐]

 

어른이 힘든 삶에 웃음과 위로
이러한 열풍의 원인은 뭘까. 자이언트펭TV에 출연하기도 한 정우열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자기중심성, 자기애 등 펭수의 특징은 아이들의 특징"이라며 "펭수를 볼 때마다 설명할 수 없는 심리적 해방감을 느낀다면 그간 내면의 아이를 억압하느라 힘들었다는 증거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무지 10살 같지 않은 지식과 센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10살처럼 '생각 없이' 행동하는 펭수는 갓 어른이 된 2030들이 자신을 투영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어른이 돼서 주변의 눈치를 보며 사회적 역할을 힘겹게 해나가지만, 사실은 펭수처럼 하고 싶은 말 다 하며 어린 아이로 살고 싶은 2030 어른들이 카타르시스와 위로를 느끼고 있다는 것.
실제로 펭수는 웃음과 위로의 아이콘이다.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을 만나러 찹쌀떡을 들고 학교를 방문한 에피소드에는 '고3도 아닌데 많이 울었다', '위로받았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지금처럼 반응이 폭발적이기 전에는 SNS로 받은 다이렉트메세지(DM)로 오는 힘든 사연들에 답하며 많이 울었다는 펭수다.
정 전문의는 "내면에 존재하는 아이다움을 그대로 인정하고, 내 마음을 잘 챙겨주는 게 성숙함"이라며 "펭수를 보면서 그런 자신을 마음껏 위로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므로 버거운 삶에 지친 어른이여, 유아 캐릭터라고 부끄러워 말고 마음껏 펭수의 덕후가 돼 보자. 마지막으로 펭수의 좌우명을 나눠본다. '웃어라, 행복해질 것이니'.

[사진=자이언트펭TV 유튜브 캡쳐]
[사진=자이언트펭TV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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