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시트콤도 전성기
유튜브 ‘다시보기’ 성황
당시 무명가수 소환도
뉴트로 열풍이 거세다. ‘뉴(New)’와 ‘레트로(Retro)’의 합성어인 뉴트로는 복고지만 고리타분하지 않고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뜻한다.
유튜브가 대중화되면서 과거 유행했던 아이템들을 현 세대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 것이 주효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 아이템들을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키워드는 ‘90년대’다. 소위 한국 대중문화의 최전성기로 일컬어지는 90년대, 그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음악>
90년대 가요는 뉴트로 열풍을 이끄는 선봉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반 판매 100만장 시대가 본격화된 시기로 서태지와 아이들, 김건모, 신승훈 등 대중음악계 한 획을 그은 걸출한 스타들이 등장했다.
아이돌 일색인 지금 가요시장과 다른 특징은 단연 장르적 다양성을 꼽을 수 있다. 매니아적인 장르이긴 했지만 힙합의 태동기로 듀스가 큰 인기를 끌었고, 부활, 넥스트, 윤도현밴드 등 락(Rock) 음악도 대중화에 성공한 시기다.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흑인음악의 영향을 받아 솔리드, 유영진 등이 R&B를 국내에 알리기도 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이러한 90년대 명곡 찾아 듣기가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당시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가수가 지금 뜨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이미 유튜브에선 유명인사였던 90년대 가수 양준일이 최근 TV에 출연해 이슈몰이를 한 바 있다.
<드라마>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청률 60%대 드라마가 나온 시기다.
첫사랑(65.8%), 사랑이 뭐길래(64.9%), 모래시계(64.5%), 젊은이의 양지(62.7%), 그대 그리고 나(62.4%), 아들과 딸(61.1%) 등 기라성 같은 드라마들이 90년대에 방영됐다.
이밖에 최초의 해외 올 로케이션으로 찍은 ‘여명의 눈동자’, 최초의 트렌디 드라마 ‘질투’,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최초의 호러 드라마 ‘M’, 걸작 사극으로 꼽히는 ‘용의 눈물’이 안방을 수놓았다.
장편 드라마처럼 긴 호흡으로 가지는 않지만 시트콤도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였다.
‘오 박사네 사람들’, ‘LA 아리랑’, ‘순풍 산부인과’ 등 가족 시트콤이 대세를 이루다 청춘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에서 정점을 찍었다.
현재 방송사들은 이들 인기 드라마와 시트콤을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앞다퉈 방영하고 있다.
<영화>
영화계도 90년대는 의미가 깊은 시기다.
한국영화 100만 관객 시대를 연 ‘서편제’가 첫 손에 꼽힌다. 같은 해 개봉작 흥행 1위가 ‘쥬라기 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판소리라는 전통적인 소재로 할리우드 영화와 대등한 성적을 낸 것은 사건 중의 사건이었다.
이후 한국영화도 볼 만하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투캅스’, ‘은행나무 침대’, ‘접속’ 등의 상업적 히트가 이어졌다.
‘쉬리’는 90년대 대미를 장식한다. 서울관객 244만명으로 ‘타이타닉’의 흥행기록을 깼다. 풍부한 볼거리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틀을 제시했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