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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글로벌 공룡 갑질, 시장 선택에 맡기라고?
[기자수첩]글로벌 공룡 갑질, 시장 선택에 맡기라고?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0.11.27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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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구글이 자사 앱마켓인 플레이스토어 내에 입점한 앱·콘텐츠에 대한 인앱(In-app)결제 강제 시행 시기를 8개월 미뤄 내년 9월 30일까지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앱·콘텐츠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개발사들은 일단 한숨 돌렸을지 모르나, 달라진 건 없다. 철회가 아닌 유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실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은 게임 분야에는 이미 적용돼 오고 있었다. 다른 앱·콘텐츠 대비 매출 규모가 크다는 것이 이유였지만, 일부 대형 개발사를 제외한 중소 개발사들은 헛웃음을 칠 소리다.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부회장은 최근 국회에서 있었던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 공청회에서 "소수의 중대형 개발사는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로 게임을 양산한다지만, 대다수 중소 개발사들은 비용을 극단적으로 줄인 인디게임을 출시하거나 그마저도 막막해지면 파산, 줄도산에 직면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게임 개발사들은 매출의 30%라는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하며 구글의 앱마켓을 이용해왔다. 구글이 시장의 63%를 차지하는 독점적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시장 진입 초기에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를 종속시킨 후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되면 유료화 정책으로 고율 수수료를 매기는 온라인 플랫폼 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사업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다. 

문제는 그 정도가 거래 상대방이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데 있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구글이 모든 콘텐츠에 수수료 30%를 적용할 경우 내년도 콘텐츠 산업은 연간 약 2조1127억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2조9408억원의 생산 감소효과와 1만8220명의 총노동 감소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독점이나 30% 수수료율은 시장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에, 그것이 과도하다면 시장이 알아서 조절할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구글이 시장 진입로를 틀어쥐고 있는 상태에서 앱·콘텐츠 개발사들은 애초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 구글이 향후 수수료를 40%, 50%로 올린다 해도 여력이 되는 데까지 버티든가, 폐업하든가 하는 '선택'은 할 수 있을 거다. 이 교수는 이러한 상황도 시장 선택의 결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비정한 약육강식의 논리다.

그래서 법이 중요하고 정부가 필요한 것일 거다. 지난달 미 법무부는 인앱 결제 및 과도한 수수료 등을 이유로 구글에 반독점 소송을 걸었다. 국내에서도 24일 일부 스타트업들이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 남용 및 불공정거래 행위로 구글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구글 인앱결제 방지 관련 법안은 7건이다. 시행 유예로 논의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확보된 만큼, 신중한 논의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글로벌 IT 기업 갑질 방지 법안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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