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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 VS 적정”…망사용료 논쟁 재점화
“과도 VS 적정”…망사용료 논쟁 재점화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4.01.03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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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클랜시 트위치 대표가 지난달 6일 개인방송에서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트위치 갈무리]
댄 클랜시 트위치 대표가 지난달 6일 개인방송에서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트위치 갈무리]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최근 세계적인 인터넷방송 플랫폼인 트위치가 망 사용료를 이유로 한국 서비스 철수를 결정하며 지지부진했던 망 사용료 논쟁에 불이 붙고 있다. AI·IoT 시대로의 이행은 더 많은 트래픽을 요구하기에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논란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트위치 철수 “망 사용료 탓”

아마존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의 대표인 댄 클랜시가 지난 12월 6일 2월 27일부로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개인방송을 통해 밝혔다.

그가 직접적인 이유로 제시한 것은 한국의 높은 망 사용료였다. 망 사용료는 구글, 넷플릭스, 네이버 등 콘텐츠 제공 사업자(CP)가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트래픽에 대해 KT, SKT·SKB, LGU+ 등 통신사에게 추가로 지급하는 비용이다.

댄 클래시 대표는 한국의 망 사용료가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높아 이에 대한 지급이 큰 부담이 됐다며 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720p 화질 제한, 다시보기 없애기, 시청자의 컴퓨터 자원을 통해 근처 다른 시청자에게 영상을 전송해주는 'P2P 그리드 컴퓨팅' 등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한국 이용자는 계속 늘어나 적자 비용이 계속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서비스 종료 원인이 망 사용료 때문이 확실하냐는 유저의 질의에 "맞다"고 답하며 못을 박았다.

■언젠간 넘어야 할 산

2020년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를 놓고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벌이며 과열됐던 망 사용료 논쟁은 지난해 9월 양사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힘을 잃었다.

이에 따라 망 무임승차방지법 추진도 유야무야 돼며, 망 사용료 문제는 언제든 재점화될 준비가 돼 있는 ‘휴화산’ 상태로 남았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지난달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개최한 기자 스터디에서 “앞으로 망 사용료 문제가 제기될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며 “자동 업데이트와 통제를 위한 네트워크 이슈 발생이 불가피하고, 결과적으로 망 관리와 설치 등 운영 비용을 누가 낼 것인지 본질적인 문제로 반드시 돌아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망 사용료 문제는 기업 간 또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 사안”이라고 말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관련 법안이 현재 9개나 상정돼 있다"며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한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변 의원은 이날 구글의 망 사용료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한 사업자는 ‘유튜브’를 운영중인 구글임에도 국내에서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기 때문. 구글은 현재 캐시 서버를 국내에서 운영해 국내 망 이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한국 망 이용료 상대적으로 비싸”

양측의 입장 갈등은 여전히 팽팽하다. .

한국의 망 사용료가 과도하다는 입장은 트위치의 철수를 기화로 한국의 디지털 생태계를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트위치의 주장처럼 한국의 망 사용료가 타국 대비 10배의 수준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 기밀유지협약(NDA) 때문에 외부 공개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대가 높은 건 사실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이 지난해 10월 아프리카TV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예측한 바에 의하면 트위치의 망 사용료는 연 500억원 수준이며, 트래픽 증가에 따라 900억원까지 치솟았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국이 채택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는 데이터를 발생시킨 발신자(CP)에게 비용을 부담시키기 때문에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킬수록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11월 구글의 후원을 받고 있는 시민단체 오픈넷은 최근 “트위치의 서비스 철수 사태는 2016년부터 망중립성 원칙을 무시하고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를 시행해 인터넷접속료를 높인 한국 인터넷 네트워크 생태계에 보내는 긴급 경고”라며 트위치 한국 철수 사태를 판도라TV, 엠군, 엠앤캐스트 등의 군소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들이 망 사용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사업을 철수해왔던 연장선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의하면 2022년 9월 오픈넷이 시작한 망 사용료 법안 반대운동에는 12월 11일 현재 28만5000여명이 참가했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가 최근 열린 기자 스터디에서 망 사용료 이슈에 대해 "끝나지 않은 불씨"라고 표현했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가 최근 열린 기자 스터디에서 망 사용료 이슈에 대해 "끝나지 않은 불씨"라고 표현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도 통신사가 망 사용료를 과도하게 받았다면 시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북미에서 FHD 라이브 영상을 1시간 동안 송출할 때 시간당 망 사용료 181원이 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324원 거의 2배 차이가 난다”며 “통신 3사가 국내·외 CP에서 받은 망 이용대가 추이 현황을 보면 국내에 비해서 해외 CP망 이용 단가가 훨씬 낮지만, 전체 트래픽 양이 많은 해외 CP가 더 많은 돈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과도한 망 이용료라든가 그런 부분이 있다면 그건 좀 시정돼야 될 것 같다. 앞으로 철수에 따라서 우리 이용자들이 불편이 없도록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과도한’ 망 사용료가 콘텐츠 수출 시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똑똑한 셈법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해 3월 페이스북에서 “우리가 콘텐츠 수출국인가, 콘텐츠 수입국인가, 아니면 어떤 것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망 중립성 논란의 유불리는 달라진다”며 “넷플릭스와 구글에 추가로 접속료를 부과해 봐야, 이것은 모델이 돼서 나중에 우리나라의 콘텐츠가 세계, 특히 아시아 각국으로 뻗어나갈 때의 비용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신업계 “망 사용료 문제 없어”

반면 통신업계는 경쟁에서 밀리고 수익 모델 창출에 실패한 트위치가 애꿎은 통신사에게 책임을 넘긴다는 입장이다.

KTOA 스터디에서 최경진 교수는 “아시다시피 사실 트위치는 통신사와의 문제만이 아니고 한국 내 계약 문제, 내부적 경영 문제 등 복잡한 사정이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스트리머 990만명에 육박하며 승승장구했던 트위치는 2022년 10월 스트리머와 플랫폼 간 수익 배분을 70:30에서 50:50으로 조정하며 스트리머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지난해 3월 트위치 본사는 직원의 40%에 가까운 400명 이상의 직원에 대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결국 망 사용료도 저실적의 원인 중 하나였겠지만, 주된 철수의 이유가 될 만큼 과도했다면, 네이버 ‘치지직’ 등 신규 사업자 진입은 불가능했을 것이란 논리다.

■법 개정 다각적 고려 필요

이와 같이 망 사용료를 제도화하기 위해서도 이해당사자와 국익 등에 대한 다각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관련 법안 통과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경진 교수에 따르면, 관련 법 제정 시 고려할 사항은 망 사용료를 CP의 생산재로서 일반적 정보통신서비스에 대한 이용대가로 봐야 하는지,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망 이용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이용에 대한 대가로 봐야 하는지부터 시작이다.

산정기준은 사전적 정액 혹은 정량 과금 기준 설정이어야 하는지, 당사자의 자유로운 협상으로 설정해야 하는지, 사용료의 지급 방법은 현금인지, 망 증설을 분담하는 방법으로 지급해야 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규율을 위해 △자율적 교섭협의기구 신설 △정부의 강제적 조치 권한 부여 △법원 소송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통신망을 둘러싼 수익 혹은 비용의 황금 분배율은 있는 것인지, 입법으로 인한 기존 시장 혹은 최종 이용자에 대한 영향은 없는지도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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