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실물 ‘플라잉카’
디스플레이 없는 스마트폰
초소형 5G 기지국 등 주목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4에서 나타난 최근 통신 산업 트렌드는 ‘AI가 촉발한 디지털 혁신 속 국가·분야를 초월한 협력의 강화’였다.
■AI 기반 개방화·협력으로 만들어가는 통신 미래
MWC(Mobile World Congress)는 독일 국제가전 박람회(IFA), 미국 국제전자 박람회(CES)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히며, 세계 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주관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다. 무선통신·모바일 분야 기술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나, 점차 인공지능(AI), 증강·가상현실(AR·VR),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콘텐츠, 센서 등 다양한 업종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26~29일(현지시간) ’미래 우선(Future First)’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200여개국, 2400여개 기업, 9만3000여명의 관람객이 참여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KT,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165개 기업이 참가했다. △5G를 넘어서 △모든 것을 연결 △AI의 인간화 △제조업 디지털 혁신(DX) △게임 체인저 △디지털 DNA 등 6대 키워드가 부각됐다. 이 중 가장 주목받은 키워드는 ‘AI의 인간화’로, 통신산업에서의 전세계적인 AI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기조연설에서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은 5G가 "내년 디지털 경제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5G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 게이트웨이 도입을 주장했으며, 개방적이고 통합된 생태계 구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리펑 화웨이 수석 부사장은 5.5G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며 "데이터 폭증에 발맞춰 진화한 5.5G는 산업 진화를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2026년까지 3배 이상 늘어날 모바일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5.5G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AI 관련 연설자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겸 CEO는 "앞으로 2~3년 안에 인공지능이 디자인한 약을 병원에서 보게 될 것"이라며 "신약 개발 기간이 평균 10년에서 몇 달 정도로 줄어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외 기업 연구 성과 ‘주목’
국내 통신사의 전시를 보면, 먼저 KT는 AI로 UAM 교통을 관리하는 지능형 교통관리시스템(UATM)에 디지털 트윈을 접목한 'UAM 디지털 트윈' 기술을 선보였다. 현실 UAM 운영 상황을 디지털 환경으로 옮겨 수행한 수많은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UAM 운행 전 과정의 안전 강화를 목표로 한다.
KT는 MWC 2024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을 활용한 생성형 AI 개발 및 클라우드 기반 ’프라이빗 5G 서비스‘를 확산할 계획이다.
또한 KT는 통신 역량에 IT와 AI를 더한 ’AIC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AI 및 디지털 분야 전문 인력을 올해 최대 1000명까지 영입하는 등 AI를 내재화할 복안이다.
SK텔레콤은 글로벌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 싱텔 등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구축했으며, 통신 분야 관련 데이터를 학습한 텔코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 사례를 공유했다. 또한 AI 활용 6G 시뮬레이터, 오픈랜 최적화 기술, AI데이터센터 관련 냉각 기술 등 역량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역시 엔비디아, ARM 등 반도체 기업 및 에릭슨,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통신사와 함께 AI를 활용한 6G 기술 연구를 위한 'AI RAN 얼라이언스'를 공개했다.
국내외 기업들이 개발한 차세대 첨단 폼팩터도 다수 첫선을 보였다. 폼팩터(form factor)는 컴퓨터 하드웨어 규격을 지칭하는 용어이지만, 모바일 기기 발전과 더불어 스마트폰 외형을 가리키는 용어로 활용되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생체정보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 반지인 '갤럭시 링'의 실물을 최초 공개했다. 갤럭시 링은 3개 색상, 9개 크기로 전시됐으며, 이를 활용한 건강 관리 기능이 소개됐다.
모토로라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손목에 착용할 수 있는 벤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후면부를 구부려 손목에 감거나 테이블 위에 구부려 올린 후 복수의 사용자가 함께 게임을 하는 등 양면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용자의 의상 색깔에 맞춰 AI가 스마트폰 바탕화면 컬러를 변화시키는 등의 기능도 탐재될 전망이다.
미국 스타트업 휴메인은 온디바이스 AI를 기반으로 디스플레이 없이 음성 커뮤니케이션 기반으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인 ‘AI 핀’을 공개했다. 외투 등에 자석을 활용해 부착하는 방식으로 휴대하며 디스플레이 없는 디바이스에는 카메라와 이용자 모션 탐지 센서, 스피커, 마이크 등이 내장돼 있고 터치패드도 탑재돼 있어 이를 통해 AI 비서 등을 호출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가 필요할 때는 레이저로 영상을 송출하고 이를 손에 띄워 볼 수 있으며, 손가락 움직임 탐지를 통해 입무 수행이 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진행할 때 주변에서 개인정보 등 화면을 볼 수 엇도록 디스플레이의 시야각을 조정하는 생성형 AI 기반 기술 '플렉스 매직 픽셀'을 공개했다.
통신 산업계의 AI 반도체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AI 반도체를 활용한 통신 솔루션들도 다수 공개됐다. AMD는 AI 데이터 송수신에 대응할 수 있는 5.5G, 6G 기반의 무선통신 시스템 제품을 소개했고, 인텔은 5G 기반 가상 액세스 네트워크(vRAN) 시장에 특화된 차세대 프로세서인 '시에라 포레스트'를 공개했다.
■모빌리티·네트워크 신기술도
모빌리티 역시 전시의 주요 트렌드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미국 스타트업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비행과 주행이 모두 실제로 가능한 실물 절반 크기의 플라잉카 시제품을 최초로 공개했다. ‘모델 A’는 내년 상용화 예정으로 2명이 탑승 가능한 순수 전기차다. 제원은 비행 최고 시속 56㎞/h, 항속 거리 170㎞, 1회 충전 최대 320㎞ 주행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하만은 5G 전장용 통신 솔루션 '레디 커넥트 5G TCU'를 소개했다. 실시간으로 다양한 교통 및 주변 환경 데이터를 확보해 탑승객의 이동 경험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만은 전면 유리 하단 공간을 활용해 운전자에게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솔루션인 ‘레디 비전’도 소개했다.
샤오미는 자사의 첫 번째 전기차인 'SU7'을 전시했다.
샤오미는 ‘하이퍼OS’를 통해 스마트폰부터 자동차, 가전제품까지 연결성을 강화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6G 환경에 대한 기업들의 청사진 및 5G 네트워크 신기술도 다수 공개됐다.
샤오미는 5.5G가 올해 본격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5.5G 망 잠재력 극대화 방안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으며 NTT도코모는 6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촉각, 미각 등의 감각 정보를 센서로 측정하고 공유할 수 있는 '필테크(Feel Tech)'를 선보였다.
영국 통신사 보다폰은 초소형 개인용 컴퓨터인 라즈베리 파이에 탑재된 초소형 5G 네트워크 장비인 ‘5G 네트워크 인 어 박스’를 선보였다. 소기업, 학교 등에서 저렴하고 신속하게 안전한 자가 5G망을 구축할 수 있고 원격으로 제품 구성 및 관리할 수 있는 점이 큰 특징이다.
AWS는 LG유플러스, 삼성전자 등과의 제휴를 통해 5G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장비 증설 등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자동화 기능 개발 협력 사례를 공개했다. AWS는 NTT도코모와도 일본 5G망 관리를 위한 5G 오픈랜 소프트웨어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