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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마트 그늘막에 서린 마음의 그늘
[기자수첩] 스마트 그늘막에 서린 마음의 그늘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1.09.15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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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정보통신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기에 되도록 관련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사를 발굴하고 취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문득 회의감이 드는 순간도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언제부턴가 도로 곳곳에 스마트 그늘막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신호를 기다리기 위해 의도치 않게 몇 분간 서있어야 하는 횡단보도 등이 주대상이다.

따가운 햇살을 잠시나마 피할 수 있기에 요긴하다. 특히 요즘 그늘막은 사물인터넷(IoT)을 도입해 수작업으로 개폐할 필요없이 주야간은 물론 외부 온도와 바람세기 등을 알아채 자동으로 그늘막을 펴고 접는다. 태양전지까지 탑재해 신재생에너지로 움직이니 이보다 스마트할 순 없다.

ICT 업계 입장에선 새로운 먹거리 사업임이 분명하다. 대한민국에 횡단보도, 교차로 등이 어디 한두군데랴. 지자체에서 앞다퉈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하니, 합하면 어마어마한 사업규모가 될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필자 역시 종종 길을 건너기 전 스마트 그늘막에 쏙 들어가 햇살을 피하며 참 아이디어 좋다며 내심 감탄하곤 했다.

그런데 문득, 그늘막이 설치되기 전 이 자리엔 무엇이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 순간,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나무다.

사람들에게 그늘이 돼 주고, 온도가 높든 낮든, 바람이 얼마나 불든 그 자리에서 삭막한 도시의 한줄기 숨통을 트여주던 나무가 있었다.

스마트 그늘막이 발휘하는 기능 대부분을 이미 나무가 하고 있었다. 아니, 나무는 감히 스마트 그늘막이 넘볼 수 없는 공기정화 기능, 지표면 온도 조절 기능, 도시미관 개선 기능 등을 겸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보다 못한 다운그레이드 버전인 그늘막이라니.

명확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원래 있던 나무를 뽑아버리고 스마트 그늘막을 설치한 곳이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무슨 안타까운 경우인가!

역사적으로 인간이 아무리 고도의 기술을 발전시켜왔다고 한들 자연을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오만이다.

나무 한 그루 심지 못할 망정, 하나둘 베어온 결과는 지금 전인류에게 이상기후 현상으로 발현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관심을 갖고 보니, 예전보다 가로수가 확연히 줄어든 것 같기도 하다. 몇 년 전부터 여름 더위는 왜 그리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었는지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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