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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하도급이 중대재해 초래…현장조사 실효성 높여야
불법하도급이 중대재해 초래…현장조사 실효성 높여야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2.12.02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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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건설공사 실태감사
허술한 안전관리 문제 지적
이면·위장계약 적발 어려워

고용부 중대재해 조사자료
KISCON 계약정보와 연계
국토부에 “적정방안 마련하라”

[정보통신신문=이민규기자]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을 적발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구체적인 민원이나 제보 없이 서류검토만으로 불법하도급이 의심되는 현장을 찾아내기 어려우므로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최근 건설공사현장 안전관리실태에 대한 감사를 통해 불법하도급 문제를 지적하고,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하여금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 불법 의심사례 주기적 확인

이번 감사는 민간 건축공사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에 목적을 두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종합공사와 전문공사 등 건설공사에 대한 문제점 진단이 감사의 핵심이다. 감사원은 건설안전을 저해하는 위험요인을 도출해 △공사체계 관리·감독 △콘크리트 품질관리 △불법하도급 조사 △근로자 안전관리 등 4개 분야에서 8개 사항을 중점 점검했다. 정보통신공사업법에 따른 정보통신공사 등 개별법률에 바탕을 둔 전문 시설공사는 점검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주요 감사결과를 살펴보면, 불법하도급 조사에 관한 국토부의 업무가 미흡하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국토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하도급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건설사업자로부터 그 업무와 재무관리 상태, 시공상황 등에 관한 보고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건설사업자의 경영실태를 조사하게 하거나 시공에 필요한 자재 또는 시설을 검사하게 할 수 있다.

아울러 국토부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을 통해 건설공사 하도급 관련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면서 불법하도급 의심사례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하여금 하도급이 적정한지 여부를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건설사업자는 도급 관계 및 도급금액 산출내역서 등의 도급계약 내용을 KISCON에 입력해야 한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 건설사업자가 불법 하도급을 할 경우 당사자 간 공모를 통해 이면·위장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이때 KISCON에 하도급 계약내용을 제대로 입력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기재하는 경우 불법하도급을 적발하기 어렵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 중대재해 71건, 무자격자 하도급

감사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건설공사 중대재해 발생현장에서 파악한 정보를 불법하도급 조사에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하위법령에 따라 건설공사 중대재해 발생 시 수사권을 바탕으로 공사금액 및 공사기간 등 해당 건설공사 전반에 대한 정보와 재해자 소속회사의 정보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재해자 소속회사가 하수급인이면 하도급 금액 등과 같은 자세한 내용까지 조사해 관리한다.

그런데 감사원 감사결과, 국토부는 고용부로부터 중대재해 발생현장의 건설공사 정보 및 재해자 소속회사 등에 관한 정보를 받지 않고 있어 해당 정보를 불법하도급 조사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사망한 근로자의 소속이 하수급인인 건설공사 중대재해 358건을 KISCON을 활용해 검토한 결과, 71건의 건설공사에서 무자격자가 하도급한 정황을 발견했다.

이에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으로 하여금 고용부와 협의해 중대재해 조사자료의 재해자 소속업체 정보 등을 받아 KISCON의 공사계약 정보와 연계해 중대재해 현장의 불법하도급 조사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또한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에 통보된 시공자 정보를 KISCON의 건설업 등록정보와 대조하는 등 건설사고 현장의 불법하도급 조사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아울러 건설사고 현장의 무자격자 시공으로 의심되는 건설사고 현장에 대한 불법하도급 여부를 점검해 관련법에 따라 적정한 조치를 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 비용 줄이려 ‘불법’ 유혹 빠져

한편, 국토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건설공사 불법 하도급 차단방안’에 따르면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불법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당장의 편리와 금전상 이득은 불법의 고리를 끊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먼저, 시공사는 하도급을 통해 조직·인력 운용비용 절감과 함께 하자보수 의무를 피하고 직접 시공하지 않고도 실적을 쌓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공사비의 일부를 중간 수수료로 가져갈 수 있다. 하수급인 입장에서는 재하도급 등을 통해 수급인 수준으로 중간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고, 직접시공을 하지 않아 노무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재하도급을 받는 하수급인도 불법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실제로 시공하기는 하지만 건설공사 입찰을 위한 영업활동 비용, 경쟁입찰 실패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오가게 된다.

그렇지만 발주자는 불법하도급에 관한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수급인이 불법하도급 사실을 철저하게 숨기기 때문이다. 나아가 불법하도급을 해도 공사품질에는 문제없다는 그릇된 인식이 남아 있어 불법의 싹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바로 잡아야할 국토부 및 인허가청은 불법하도급 적발에 한계를 갖게 된다. 해당기관에서 불법하도급에 대한 수사권을 갖고 있지 않을뿐더러 대부분의 불법행위가 시공사 사의의 이면·위장계약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불법행위를 적발하더라도 대부분 과태료나 과징금 부과에 그치고 형사처벌로 연계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도급 주체들이 불법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잃게 된다.

하지만 건설현장에서 관행적으로 벌어지는 불법하도급은 건전한 시장질서를 무너뜨리고 시공품질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건설업 종사자에 대한 설문조사도 이런 의견과 맥을 같이 한다. 서울시 산하 서울기술연구원이 건설업 종사자 8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54명 중 626명(83%)은 불법하도급이 공사의 품질이나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

또한 응답자 중 405명(53.7%)은 실제 건설현장에서 불법하도급을 실제로 목격하거나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하도급은 최저가 입찰에 따른 비용 절감과도 연관을 지니고 있었다. 불법하도급을 목격했거나 경험한 응답자의 43%가 최저가 입찰문제를 불행행위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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