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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할 수 있는 것, 헬스케어는 알고 있다
AI로 할 수 있는 것, 헬스케어는 알고 있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3.08.18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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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후보물질 발견 ‘톡톡’
개발비용∙시간 대폭 절감

X-레이 등 판독 정확도↑
의료 보조도구 자리매김

환자상담∙모니터링 특화
이상징후 예측 ‘선제대응’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멀게는 알파고에서부터 최근 챗GPT까지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AI가 그리는 장밋빛 청사진 대비 현실에서 마주하는 AI 기술은 그리 피부에 와닿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굳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AI로 인한 획기적인 변화엔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른다.

그러나 헬스케어 분야에서 AI에 거는 기대는 상상 이상이다. 그간 의료기술의 한계로 치부됐던 많은 장애물이 AI로 인해 해결되는 모습이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헬스케어 가운데 AI가 차지하는 시장 규모가 2025년 약 2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2017년 약 14억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연평균 성장률이 약 45%에 육박하는 폭발적인 성장세의 산업이 될 전망이다.

 

신약 개발

신약 개발은 단연 AI의 활약이 두드러질 분야다.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의 발굴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역사적으로 천연물로부터 성분을 추출하는 등의 작업으로 이뤄지는데, 매우 진척이 느리고 노동집약적인 과정이다.

현대의학에서 신약은 화학적으로 합성된 소분자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러한 화합물이 임상 시험 단계까지 갈 확률은 1만개 분자 중 10개 남짓 밖에 되지 않는다.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최종 상용화까지는 평균적으로 15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AI는 이러한 비용 및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 특히 후보물질 발견 단계에서 방대한 의학 논문 등의 자료를 탐색하고 각각의 요소들을 비교 분석하는 일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딥마인드가 발표한 AI ‘알파폴드’는 신약 후보물질 발견에 특화돼 있다.

단백질은 다양한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얽혀 3차원 입체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구조를 알기 위해서는 구성 아미노산을 파악하고 개별 아미노산 간의 상호작용을 계산하는 물리적, 생화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알파폴드’는 복잡한 연구 과정 없이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료 대상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 구조를 빠르고 저렴하게 분석해, 신약 후보물질이 해당 단백질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이트에 따르면, AI로 파악된 화합물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특정 병리학을 다룰 수 있는 약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전에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었던 질병을 치유하게 되면서 헬스케어 산업에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영상 진단

현대의학에서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직접 그 부위를 해부해 병을 확인하는 경우는 없다. X-레이, CT, MRI, 초음파 등 영상정보를 통해 간접적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영상 판독이 꽤나 주관적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의사라 할지라도 영상 판독 훈련을 받지 않은 경우 오진의 가능성이 높고, 영상 판독 전문의도 개인에 따라 능력에 차이가 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 부분을 AI가 파고든다.

실제 현재 AI 구현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머신러닝 기술은 그 시작이 이미지 인식이었기 때문에 의료 영상 판독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에 의한 주관적인 영상 판독이 아닌 AI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상에 나타나는 다양한 징후를 판독, 진단효율을 높인다. 최근 의료 영상 촬영기술 자체가 해상도를 높이고, 조영제를 활용하거나 입체영상을 만드는 등 고도화되면서 AI 영상판독의 정확성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의료 AI 전문기업 루닛이 내놓은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이 한 예다. 이 제품은 흉부 X-레이 영상에서 10가지 질환 소견을 찾아낼 수 있다.

실제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전 모의판독 실험에서 AI 시스템의 보조를 받은 경우 영상판독 전문가 단독으로 진단할 때보다 진단 정확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사전에 이상소견을 분석해 빠른 판독이 필요한 상황임을 표시함으로써, 응급환자에서 환자의 촬영 후 진단까지 소요되는 대기시간도 대폭 감소됐다. 초응급 질환의 경우 소요시간이 80%가량 단축되고 전체 판독시간도 줄어, 환자 치료 결과의 극적인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루닛 인사이트 CXR’이 환자 흉부 엑스레이에서 관찰되는 이상소견의 위치 및 각 소견의 확률을 표기한 모습. [사진=루닛]
‘루닛 인사이트 CXR’이 환자 흉부 엑스레이에서 관찰되는 이상소견의 위치 및 각 소견의 확률을 표기한 모습. [사진=루닛]

환자 관리

병원내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바이탈케어’. [사진=에이아이트릭스]
병원내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바이탈케어’. [사진=에이아이트릭스]

질병의 치료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환자 관리다.

병원 방문 전 단계에서 환자에 대한 상담을 하거나, 다양한 생체 신호를 분석해 환자의 상태를 미리 확인하는 원격 모니터링 등이 AI 접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관심이 높은 챗GPT와 같은 거대 언어모델이 환자 상담에 도입됨으로써 자연스러운 대화 방식으로 환자의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병원에서 초진환자에게 주어지는 문진 과정을 AI가 자체적으로 해결하며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여줄 수 있고, 문진 결과는 이후 실제 의료진이 환자와 대화할 때 기초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

원격 모니터링에 적용되는 AI는 환자의 상태 이상을 미리 확인하고 환자나 의료진에게 경고를 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환자가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착용하고 생체 신호를 전송하면 이를 AI가 분석하는 방식이다.

예로, 에이아이트릭스가 개발한 응급상황 조기 예측 솔루션 ‘바이탈케어(AITRICS-VC)’가 있다.

혈압과 맥박 등 6가지 생체 신호와 산성도 등 11가지 혈액검사 결과를 AI가 분석해 사전에 응급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알려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실제로 ‘바이탈케어’는 패혈증의 경우 4시간 이내에 일반 병동에서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를 예측해 주며 사망이나 중환자실 전실 등 급성 중증 이벤트 또한 6시간 이내에 알람을 준다.

특히 이 솔루션은 환자 상태를 알려주는 데 국한되지 않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설명해주며 의료진의 워크플로우를 대폭 개선해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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