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9:26 (금)
초전도체, ‘제로 저항’으로 실현하는 꿈의 통신
초전도체, ‘제로 저항’으로 실현하는 꿈의 통신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3.09.01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극저온 상태서 초전도 현상
상온 초전도체 구현시 ‘혁명’

자기장 특성 활용도 무궁무진
MRI∙전력계통 등 효율 극대화

적은 기지국으로 고품질 통신
보안성 높은 위성통신 실현
초전도체에서 발견되는 마이스너 효과. 자석이 공중에 떠 있다.
초전도체에서 발견되는 마이스너 효과. 자석이 공중에 떠 있다. [사진=클립아트 코리아]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초전도체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국내 연구진의 논문이 발단이 됐다. 지난 7월,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상온∙상압에서 기능하는 초전도체 ‘LK-99’를 발표하며 과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LK-99’가 진짜 초전도체인지에 대한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초전도체가 상용화되면 인류 문명이 한단계 레벨업 될 것이라는 게 학계 정설이다. 통신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얼렸더니 저항이 사라졌다

초전도는 직류 전류저항이 ‘제로(0)’인 상태를 일컫는다. 즉, 어떤 물질의 전기 저항이 완전히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물질을 초전도체라고 한다.

초전도체는 금속, 합금, 반도체 등 다양한 물질로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이 물질들이 초전도 현상을 발현하게 하는 ‘온도’에 있다.

초전도체 이론인 BCS이론에 따르면, 초전도 현상은 30캘빈(K) 이하의 온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말이 30K이지 이는 -243℃로 상온으로 통용되는 20℃에 비하면 극단적으로 낮은 온도다.

과학계의 오랜 연구 끝에 현재 이 온도는 133K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마저 -140℃로 일상생활에서 쓰기엔 아직 아득히 먼 숫자다.

결국, 현재의 과학기술로 초전도체를 이용하기 위해선 냉각장치를 함께 이용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극저온의 냉각장치는 비용은 물론, 부피까지 커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를 초래한다.

이번 ‘LK-99’가 상온, 즉 일상적인 환경에서 초전도 현상이 나타났다고 발표된 것이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유다.

냉각장치가 필요없는 상온 초전도체는 그 자체로 전력효율 향상에 어마어마한 기여를 하게 된다.

또한 초전도체는 자기장을 강력하게 흡수하고 배출하는 능력도 발휘할 수 있어 자기장에 관련된 응용 분야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초전도체의 또하나의 특징인 ‘마이스너 효과(Meissner effect)’라고 하는데, 초전도체를 설명할 때 접하기 쉬운 이미지인 ‘공중에 떠있는 자석’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값싼 MRI에서 양자컴퓨터 실현까지

상온 초전도체는 MRI 촬영 비용을 확연히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상온 초전도체는 MRI 촬영 비용을 확연히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상온 초전도체가 활약할 분야로 가장 유력한 것이 의학계에서 쓰고 있는 자기공명이미징(MRI) 기술이다.

초전도체의 강력한 자기장 생성 특성을 이용하면 몸의 구조와 기능을 상세하게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감도와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질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 큰 도움을 줄 것이 분명하다.

기존 MRI 촬영이 비용이 높았던 것은 냉각을 위한 액체헬륨의 비용이 비쌌기 때문인데, 상온 초전도체를 통해 이 비용까지 확연히 낮출 수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대표적인 교통수단이다.

상온 초전도체는 현재 상용화된 자기부상열차에도 엄청난 경제적 효율을 가져다줄 수 있으며, 향후 하이퍼루프 등의 차세대 고속철도 상용화에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력시스템에서 초전도체의 활약은 그야말로 ‘일당백’이다.

전력은 생산지와 소비지가 다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송∙배전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데, 한전에 따르면 이 비용만 연평균 1조6755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의 송∙배전 인프라가 초전도 시스템으로 전환되면 이러한 손실비용이 사라지게 된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여타 산업에 대한 투자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에도 한몫한다.

양자얽힘 현상을 이용하는 양자컴퓨터는 외부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극저온 상태에서 동작해야 하는데, 상온 초전도체가 적용되면 이러한 냉각장치가 필요없게 된다.

이는 곧 양자컴퓨터의 저비용∙소형화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로, 양자컴퓨터의 대중화에 한발짝 다가서게 된다.

 

초전도 케이블은 손실없는 전력 전송을 가능케 한다. [사진=LS전선]
초전도 케이블은 손실없는 전력 전송을 가능케 한다. [사진=LS전선]

적은 기지국으로 깨끗한 통신 구현

상온 초전도체의 상용화는 통신기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초전도 통신소자는 기존의 금속이나 반도체, 유전체로 제작된 소자에 비해 크기 및 성능 면에서 월등히 우수한 특성을 나타낸다. 이를 이용한 무선통신시스템은 전송용량, 전송속도, 신호간섭 등에 획기적인 성능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예로, 초전도 통신소자는 인접신호의 제거효과가 매우 커 신호간섭에 의한 성능 저하가 최소화된다. 즉, 보다 적은 기지국으로도 안정적인 통신품질이 보장되는 것이다.

위성통신에서의 활용도도 높다.

초전도 시스템은 테라급(㎔) 주파수 영역을 이용할 수 있는데, 기존 전파 기반 위성통신은 전리층을 뚫고 들어오기 때문에 지상에서 도청이 가능하지만 초전도를 응용한 전파는 전리층을 뚫지 못해 보안성이 탁월한 통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4-26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