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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피한 무인화에 숨겨진 ‘명암’…균형점 찾을 시점”
“불가피한 무인화에 숨겨진 ‘명암’…균형점 찾을 시점”
  • 김연균 기자
  • 승인 2023.12.07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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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무인점포 3년간 16배 증가
머신비전 IoT 등 ICT 진보 ‘한몫’

인건비 절감·부가가치 고도화 ‘긍정’
디지털 격차 확대·정보 탈취엔 ‘부정’

디지털 약자 배려 ‘장비·공간’ 필요
정보보안 및 내부통제 강화 요구돼

[정보통신신문=김연균기자]

비대면 거래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면서 무인 점포 확산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러나 편리성 증대, 인건비 절감 및 데이터 마케팅 등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하지만 고용 둔화, 디지털 격차 확대, 개인정보 노출 등 부정적인 이면도 존재하고 있다.

빨라지는 무인화의 영향에 대한 균형 잡힌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예를 들어 무인화가 더욱 가속화되면 일자리 마련을 위한 저숙련 노동자의 직업훈련 개발, 일자리 매칭 직종 전환을 위한 지원체계가 필요해 질 것이며, 디지털 약자 대상의 장비나 공간을 배려해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전환과정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리테일 무인화, 임계점이 다가온다’ 보고서를 정리해보면 고용 둔화 및 디지털 격차, 데이터 프라이버시 위험 등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ICT 힘입어 증가하는 무인기기

보고서에 따르면 CU, GS25 등 편의점 4사의 무인 점포수는 팬데믹을 지나면서 급격하게 증가해 최근 3년간 16배나 증가한 3310개로 파악된다.

대표적인 무인화기기인 키오스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요식업을 포함한 민간의 키오스크는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증가하며, 대형매장 외 패스트푸드 체인 중심으로 인력 및 대면 중심 서비스를 빠르게 대체하는 중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요식업 중 키오스크 도입 비중은 2019년 1.5%에서 2022년 6.1%로 4배나 높아져 최근의 리테일 무인화 현상을 가속시키는 상황이다.

매장 내 서빙로봇도 놀라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50여대에 불과하던 서빙로봇은 2022년 5000대, 2023년 1만1000대로 200배 증가했다.

이처럼 키오스크 도입과 무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데는 인건비 부담 증가와 비대면·비접촉 트렌드가 지속되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르바이트 등 인력 수급의 어려움과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1인 자영업자의 증가로 인해 키오스크 도입이 급격하게 확대되기 시작했으며, 셀프 기기 조작 등 시간과 노력을 소비함에도 불구하고 짧은 대기 및 주문 처리시간과 무인매장의 경우 24시간 이용가능하다는 점 등이 매력으로 작용하면서 긍정적 트렌드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머신비전 IoT, RFID 등 정보통신기술(ICT) 진보도 무인화·스마트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보고서는 “셀프 체크인 및 셀프결제 등 무인화 수준을 넘어 영상 해석, 중량 센서 등 ICT로 완전 무인화가 가능한 매장 스마트화가 확대 중”이라며 “딥러닝 기반 컴퓨터 비전기술 발달로 동작 오탐률 및 정확도 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가트너는 컴퓨터 비전기술과 결합한 Edge AI기술이 도입돼 상점이나 물류창고 등 현장에서 신속하게 이용자 행동에 대응하는 자동화 기술의 확산을 예상한 바 있다.

실제 롯데마트 신규매장은 셀프스캔&결제앱을 통해 확보된 고객의 매장 내 결제과정의 쇼핑로그 데이터를 파악해 보다 개인화된 상품 및 쇼핑오퍼를 제공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명암이 공존하는 ‘무인화’ 현상

리테일의 무인화는 편리함과 인건비 절감, 부가가치 고도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이용자는 주문 및 결제 대기시간이 줄고, 점원 시선없이 매장을 둘러보거나 24시간 방문할 수 있어 쇼핑 및 결제의 편리성을 제고할 수 있다.

또 무인화기기 1달 임대 비용이 아르바이트생 1주일 고용비용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은 인건비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고객데이터 축적 및 활용을 통해 서비스 경험 개선도 가능하다.

키오스크, 테이블 오더 등 무인화기기 도입으로 주문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 더불어 축적된 정보를 활용한 프로모션 및 판촉 등 마케팅 수단도 다양화할 수 있다.

이외에 정기방문자들에 대한 데이터 생성을 통해 방문 시간, 소비 품목, 장바구니 등을 분석해 향후 개인화된 추천 및 번들상품, 이벤트 프로모션에 활용해 부가가치 고도화도 가능하다.

이에 반해 고용 둔화, 디지털 격차 확대, 개인정보 탈취 등 부정적 효과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무인화기기 도입의 1순위가 인건비 절감인 만큼 키오스크, 소매 무인화의 확산으로 인해 저숙련 노동수요의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한국은행의 보고서에서도 대면서비스업의 자동화·고위험 직업군 취업자 수는 2017년 대비 2021년 10.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정보 격차에서 발생하는 취약계층의 기술 소외 현상도 심화될 우려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키오스크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20~40대의 무인화 선호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의 경우 키오스크와 같은 비대면거래에 대한 불편함으로 상대적으로 대면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조사됐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고령의 소비자층들은 키오스크를 이용하면서 매우 불편한 점으로 ‘복잡한 단계 및 화면 조작’, ‘주문 상품에 대한 문의 불가’ 등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한편 인건비 절감에 치중한 무인화 도입으로 인해 물리적 파손 및 10~20대 이하 도난, 범죄 노출 등 실질적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 무인점포 절도 건수는 전년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또한 CCTV, 동작인식솔루션 도입 등에 따른 무차별적이고 비식별화되지 않은 정보 탐색과 접근 등이 늘어나며 프라이버시 침해도 우려되고 있다.

■불가피하지만 가려진 문제 잡아야

팬데믹을 거치면서 디지털 전환을 통한 셀프서비스 비중이 빠르게 진전하는 가운데 편의점 등 리테일의 무인화는 불가피한 현상으로 여겨진다.

다만 보고서는 ‘리테일 무인화’에 가려져 있는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한 균형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AI 점원, 조리 및 서빙로봇에서 드론까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무인화로 알바생 등 저숙련 인력의 고용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전제하고 “무인화는 임계점을 넘어서면 더욱 빨라질 수 있어 일자리 마련을 위한 저숙련 노동자의 직업능력 개발, 일자리 매칭 직종 전환을 위한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고령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디지털 약자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행태가 무인사회로의 전환 과정에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성동구청이 ‘느린키오스크’ 코너를 설치하고 디지털 소외계층 배려 안내판 및 대기선을 부착한 사례는 이 같은 조언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울러 무인화기기를 통한 영상, 생체정보 등 다양한 개인정보의 처리에 따른 보안 및 사생활 침해 리스크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아마존이 AI 음성비서 ‘알렉사’를 통한 불법적인 아동 개인정보 보유에 대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피소된 사실을 거울삼아야 한다”며 “필터없는 정보채집과 이에 따른 오남용과 누출 등에 따른 사회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무인화 확산에 따른 정보보안와 내부통제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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