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발생시 FM라디오로 사고 전파
앞으로 서울시내 도로터널 안에서는 지지직 소리와 같은 잡음 없이 라디오, DMB 시청이 가능해진다.
서울시는 전체 도로터널 35곳 중 연장 500m 이상의 터널 12곳에 DMB 중계설비 설치를 완료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지진, 전쟁 등 국가재난 시 방송국에서 재난방송을 송출할 경우 기존 FM라디오 재난방송 청취에 이어 영상, 문자, 자막 등으로도 수신이 가능하게 된 셈이다. 터널 내 화재 등 재난사고의 경우는 FM라디오로 대피안내 방송을 송출한다.
시는 중계설비 설치를 완료한 후, 한국전파진흥협회에서 실시한 ‘재난방송 수신상태 조사’를 마쳤다.
지난달 28일엔 정릉터널에서 재난상황을 가정해 라디오, DMB 재난방송 송출 시연회를 가졌다. 정릉터널 100m 지점에 차량화재가 발생한 것을 가정해 터널을 지나는 다른 운전자에게 라디오를 통해 신속하게 대피하는 요령을 안내하는 훈련으로, 듣고 있던 FM라디오가 재난방송으로 송출됐다.
최근 성남 중원터널 안에서 SUV 차량이 3중 추돌 사고 후 차량화재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포에 질린 운전자들이 차를 버리고 터널 밖으로 탈출하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다.
이처럼 폐쇄된 터널 안에서 사고가 날 경우 운전자들은 패닉에 빠지기 때문에 재난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재난방송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특히 터널은 지진, 전쟁 등 비상 상황 시 대피장소로 활용하도록 돼 있는데, 그동안 터널 내에서 FM라디오 등이 제대로 수신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에 시는 전체 도로터널 35곳 중 500m 이상의 터널 12곳에 DMB 중계설비를 우선 설치했으며, 향후 23곳에 대해서도 수신 상태를 측정하고 라디오, DMB 재난방송이 원활하게 수신될 수 있도록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세월호 참사이후 재난 발생시 피해자들이나 피해지역에 신속하고 정확한 재난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연장 500m 이상의 도로터널, 지하공간 등에는 DMB와 라디오 중계설비 설치가 국토교통부 지침에 의거 의무화된 바 있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재난발생시 신속한 안내는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그동안 터널 내에서 잡음 등으로 들리지 않았던 재난방송이 깨끗하게 들림으로써 사고 발생시 우왕좌왕하지 않고 안내방송에 따라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