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알뜰폰을 무시하지 마라
[기자수첩] 알뜰폰을 무시하지 마라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1.04.08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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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가 제 구실을 못 한다는 비난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사실, 근본 취지는 성능에 있다기 보단 제 구실도 못하면서 제값을 다 받아먹은 못된 상술이 더 욕을 먹는 것일 게다.

이 와중에 홀연히 제 갈 길을 가던 알뜰폰이 급부상했다. 알뜰폰이란, 주요 통신3사가 깔아놓은 이동통신망을 빌려 자체 브랜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큰 특징은 단연 저렴한 가격에 있다.

알뜰폰 하면 어르신들이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했다. 데이터 사용이 익숙치 않은 사용자층이니, 통신사들이 거의 기본 세팅처럼 팔고 있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보다 알뜰폰이 훨씬 경쟁력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젊은층이라 해도 모두가 데이터 무제한이 필요한 건 아니다. 최신폰을 사용하려면 통신사가 딱 찍어주는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컸다.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마구마구 뿌려대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자급제폰이 출동하면 어떨까?

통신사의 지배를 받지 않는 휴대폰에 알뜰폰 요금제를 쓴다, 말만 들어도 엄청난 요금 절약이 될 것 같지 않은가!

컨슈머인사이트가 알뜰폰 이용자들의 구매 행태와 요금을 통신3사와 비교해본 결과, 이러한 가정은 이미 현실로 구현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2020년 하반기 기준 월 휴대폰 이용요금은 2만4700원으로 나타났다. 이통3사 평균 4만5900의 절반 수준 밖에 안 된다.

알뜰폰 이용자는 통신3사 가입자 대비 자급제폰의 구입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도 수치로 증명됐다. 통신사가 보조금을 기반으로 단말을 할인해주는 대신 지정된 요금제를 써야하는 것과 비교해, 단말은 제값을 주고 사더라도 저렴한 요금제를 쓰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잘 터지지도 않는데 비싼 요금을 내야 하는 5G폰 구매자들에게 처음부터 자유롭게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는 ‘자급제폰+알뜰폰 요금’은 그야말로 황금조합이 됐다는 분석이다. 즉, 5G 단말을 구입했더라도 5G 품질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LTE를 LTE 요금에 사용하고 있으면 된다는 얘기다.

그러니 합리적이고 똑똑한 우리 젊은 세대들이 알뜰폰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10, 20대 이용자가 2017년 12%에서 지난해 22%로 급격히 늘어난 것이 의미심장하다. 더 이상 알뜰폰은 어르신들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한편으로, 통신사들이 얼마나 5G 요금제 위주의 마케팅을 벌여왔는지 실감하는 바다. 알뜰폰 가입자의 증가가 5G 상용화 시기와 맞물리는 게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5G 투자를 미루고 미루다 이젠 거의 벼랑 끝에 도달했음을 통신3사는 정녕 실감하지 못하는 것인가. 소비자를 우습게 본 기업의 말로가 어떤 지 모르는 기업이 없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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