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 K-사이버보안 알려
[정보통신신문=박광하기자]
보안 전문 기업 에버스핀(대표이사 하영빈)은 자사의 솔루션 '에버세이프'를 인도네시아 지역 최대 인터넷은행인 자고(Jago) 은행에 공급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자고 은행은 자사의 애플리케이션(APP)에 에버세이프를 도입, 자사의 주요 데이터와 고객을 외부의 해킹으로부터 보호할 계획이다.
에버세이프는 해킹방지용 소스코드를 무한대로 생성해 날마다 새로운 보안코드가 동작하는 다이내믹(동적) 보안 솔루션이다. 기존 보안 솔루션은 높은 수준의 보안코드를 장착하더라도, 매번 동일한 보안코드가 작동하기에 해커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공격하면 언젠가 파훼될 가능성이 있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반면 에버세이프는 한번 사용된 모듈은 즉각 폐기하고, 실시간으로 코드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앱의 보안을 강화한다.
설령 해커가 보안코드 분석에 성공해도, 해당 시점에는 새로운 보안 코드가 적용되기에 해커는 또다시 분석을 반복해야 하는 차세대 보안 기술이다.
매초 자물쇠의 비밀번호가 변경되면 도둑이 예전 비밀번호를 알더라도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과 비슷하다.
앞서 인도네시아 국영은행 만디리(Mandiri)에 에버세이프를 공급한 바 있는 에버스핀의 이번 자고 은행 계약은 이머징 마켓(신흥시장) 진출의 주요 마일스톤이 될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에버스핀은 국내 은행, 카드, 증권 등 주요 금융사를 고객으로 두고 탄탄한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일본에서도 SBI증권과 그 계열사로 에버세이프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등, 선진 금융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바 있으며, 이는 일본 메이저 금융사에 한국의 보안 솔루션이 탑재된 최초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자고 은행은 카카오뱅크와 비교되는 인도네시아의 최대 인터넷은행이다.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이상 기업)인 고젝(Gojek)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현재까지도 2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사업적 가능성을 높이 인정받고 있다.
현지 시중은행과는 달리 온라인으로 모든 은행 절차를 빠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3억명에 가까운 인도네시아에서 정작 은행 계좌를 보유한 인구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자고 은행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 사용 인구가 70%를 넘어가는 만큼 그동안 기존 은행에서 소외된(Unbaking) 인구들이 빠르게 자고 은행과 같은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올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무려 567% 증가한 2643억루피아(약 230억원),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160% 증가한 236억루피아(약 20억원)에 달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에버세이프의 사용인구도 빠르게 늘어나리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영빈 에버스핀 대표는 "이번 계약은 급성장하는 인도네시아 금융권에 고객사를 두게 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 국면으로 전환점을 맞았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한국 사이버보안 산업의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