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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CCTV·통신망, 양질의 개선 ‘시급’
도시철도 CCTV·통신망, 양질의 개선 ‘시급’
  • 서유덕 기자
  • 승인 2022.11.08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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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 CCTV 영상 AI 분석
혼잡한 차량 내 사고 위험 파악

철도통합무선망 용량 확보
CCTV 영상 실시간 송출 필요

철도 역사·차량 내 정보 융합
빅데이터화·통합관제해야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교통 당국은 다중이용시설인 도시철도의 차량과 역사에서 승객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CCTV 확충과 관리 요원 배치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점점 증가하는 승객과 지능화·복합화하는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치안 체계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다중이용시설 과밀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도시철도 안전을 한층 강화하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에 관한 관심이 늘었다.

도시철도 차량에 설치된 CCTV.
도시철도 차량에 설치된 CCTV.

지난 2020년 12월 철도안전법 개정으로 고속철도와 일반철도를 비롯한 철도 차량 내 CCTV 설치가 의무화됐다. 법에서는 철도 차량의 운행상황 기록, 교통사고 상황 파악, 안전사고 방지, 범죄 예방 등을 위해 영상기록장치를 설치·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부칙에서 법 시행 시점에 운행 중인 차량의 객차에 3년 내 영상기록장치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2023년까지 대부분의 철도 객차 내에서 승객의 안전을 보조하기 위한 CCTV가 설치될 전망이다.

물론 CCTV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사고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고 생각될 수 있다. 영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설치한 CCTV는 훗날 인공지능(AI) 딥러닝 분석과 각종 정보의 빅데이터화에 기반한 승객 안전 통합관제의 밑거름이 돼줄 것으로 기대된다.

영상 AI 기술은 사물의 종류와 특징들을 인식하고 분류하는 AI 기술을 활용해 상황 인식률과 정확도를 높인다. 미리 학습한 AI 딥러닝 모델은 영상에서 물체의 종류, 크기, 방향, 위치, 등 3차원 공간정보를 처리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아낸다. 즉, 사람의 눈을 대신해 이상 상황을 스스로 감지할 수 있다.

CCTV 영상뿐만 아니라 각종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포함한 상황 정보를 인식·분석·추론 등 처리 과정을 거쳐 서비스 분야별 상황 인식 모델을 구성하고 관리하면 향후 발생 가능성이 농후한 이상 상황을 예측까지 할 수 있다. 이는 AI 활용 시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도 더 빠르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이유다.

다만, 고려해야 할 사항과 해결해야 할 문제점 등 과제는 많다. AI 딥러닝 기반의 세밀한 영상 분석과 그를 토대로 한 즉각적인 대응 및 사건·사고 예측을 실현하려면 △고화질 영상 정보 확보 △고용량 통신 설비 마련 △관측·측정정보 연계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고화질 CCTV 설치 필요성

철도 객차 내 CCTV의 양적 확대가 본격 추진되고 있으나, 장비 성능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수 늘리기’에만 급급하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불러올지 모른다는 우려 또한 공존한다. 이와 관련, 철도 차량 내 CCTV 설치 확대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철도안전법 등 법률 개정에 나섰던 국회는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CCTV의 성능을 점검할 필요 또한 크다는 분석을 낸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10월 ‘도시철도 CCTV 설치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CCTV의 화질이 낮아 정확한 얼굴 식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CCTV의 성능과 설치 위치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영상 속 사람이나 사물을 분석하는 기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영상으로부터 사람을 식별해 추정한 2차원(2D)·3차원(3D) 스켈레톤 관절의 위치 좌표와 탐지된 사물의 종류 분석값 및 위치 좌표를 사용한다. 그리고 각 좌표의 위치와 움직임을 바탕으로 이상 행동을 식별하고 특징을 분석해낸다.

영상에서 추출한 스켈레톤 데이터 예시.
영상에서 추출한 스켈레톤 데이터 예시.

이처럼 AI 기반으로 이상 행동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보다 선명한 영상 데이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이나 동영상의 픽셀과 픽셀 사이에 새로운 픽셀을 끼워 넣어 해상도를 높이는 업스케일링 기술을 쓸 수도 있지만, 원본 데이터가 충실하다면 추가·보완 작업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더 빠르게 정확한 분석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사 관할 도시철도 역사와 차량 내 설치한 CCTV 중 50만화소 미만의 저화질 장비 비중이 9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해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저화질 CCTV로는 원거리는 물론 근거리의 사람과 사물의 정확한 식별이 어렵고, 특히 사람이 밀집한 출퇴근 시간 객차 내에서는 활용도가 떨어진다”며 “흔들림·역광 보정 등 최신 기능을 탑재한 200만화소 이상 CCTV 장비의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고용량 철도통신 체계 마련

CCTV 영상을 저장장치에 보관해두기만 해서는 사고·범죄 예방이라는 CCTV 설치·운영 목적에 부합하지 못할 것이다. CCTV를 설치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최근 CCTV 장비는 자동화를 지원하는 추세다. AI 처리 기능을 탑재해 자체적으로 객체를 분석하고 선별한 영상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인력을 효과적으로 보조하는 CCTV는 이미 시장에 출시된 지 오래다. 지능형 CCTV는 서버와 통신하며 판독 데이터를 주고받고,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든 영상을 보며 즉각적으로 조치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도시철도 객차 내 CCTV의 지능화·자동화를 기대하기 어려운데, 객차 내 영상 정보를 서버와 실시간으로 주고받기 위한 통신 인프라가 미비한 탓이다. 이에 철도 차량 내 CCTV는 대체로 독립식으로 운용 중이다. 독립식은 차량 내 저장장치에 영상을 보관해뒀다가 사후 열람하는 방법으로 운용한다. 반면, 네트워크식 CCTV는 운전실과 관제실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정지권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이 서울교통공사 업무보고에서 전동차 내 CCTV 설치 문제를 지적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당시 정 의원은 “전동차 내 CCTV 설치가 여전히 미비하고, 2호선의 경우에는 CCTV를 통해 역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면서 “승객 안전을 위해 실시간으로 관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당부한 바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서울교통공사 등 도시철도운송사업자는 CCTV 설치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내년 안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코레일의 경우, 예산 322억원을 투입해 모든 열차 3531칸에 CCTV를 순차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그런데 코레일은 열차 종류에 따라 독립식 CCTV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교통 당국과 철도운송사업자들이 이미 철도무선통신망(LTE-R) 구축을 추진하고 있고 고용량 무선영상전송 등 기술을 보유한 만큼, 필요한 경우 정부가 예산을 더 확보해 도시철도 차량 내 실시간 관제가 가능한 네트워크식 CCTV와 통신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빅데이터 구축·활용 폭 확장

CCTV 외 각종 센서와 통신 기록 등 정보를 빅데이터화하면 혼잡도가 높은 객실의 CCTV 분석을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등 선택적 치안·안전 관리가 가능해진다. 차량뿐만 아니라 역사 내 맞이방·개표구·승강장과 연계한 스마트 통합관제를 구축하면 고도의 승객 안전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현재 서울지하철 2호선 일부 전동차에서는 승객에게 호차별 혼잡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2018년 신형 전동차 도입 시 하중 감지 센서와 LC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덕분이다. 이 ‘객실 혼잡도 정보 현시 장치’는 센서가 칸별 하중을 계산하고, 시스템이 객차별 정원인 160명의 무게를 기준으로 분류해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와 SK텔레콤은 교통카드 데이터로 파악한 총 탑승인원 등 열차운행 정보와 지하철 칸마다 설치돼 있는 SKT의 이동통신 설비를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로 객차·시간·경로별 혼잡도를 분석하는 지하철 혼잡도 산출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승객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한 실시간 지하철 칸별 혼잡도를 서울교통공사의 ‘또타지하철’과 티맵모빌리티의 ‘티맵대중교통’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서울도시철도 2호선 객실 혼잡도 정보 현시 장치.
서울도시철도 2호선 객실 혼잡도 정보 현시 장치.

맞이방·승강장 내 혼잡도를 측정·감독하고 개표구를 제어하는 ‘혼잡관리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이는 각 차량·승강장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혼잡도를 산출하고, 행선안내게시기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표시한다. 또한 승강장 혼잡정보에 기반해 개표구를 제어함으로써 역사 내 승객들의 이동을 조절하고, 교통카드 사용 이력을 토대로 승객 수를 예측함으로써 고객이 열차 이용 전 역사·차량 혼잡도를 알 수 있게 한다. 운영기관에서는 혼잡도를 시뮬레이션해 서비스 개선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맞이방과 승강장에서의 혼잡도 측정은 IP카메라와 영상분석서버, 임펄스 라디오 초광대역(IR-UWB) 레이더와 중계서버를 사용한다. 영상분석서버는 가상의 감지선을 기준으로 사람의 이동에 따른 진출입 이벤트를 계수한다.

이동통신사가 고객 휴대전화와 기지국 간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하는 ‘가입자 위치정보시스템(CPS)’의 활용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이미 이동통신 3사는 CPS 데이터를 활용해 추정인구 등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주요 장소의 인구, 도로, 대중교통, 날씨·환경, 코로나19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 서비스가 그 예다.

이처럼 제반 기술과 사회적 필요성 등 여건은 조성돼 있기에, 업계는 첨단 ICT 기반 안전 체계를 확립해 효과적으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 상호 연계·융합과 빅데이터 응용 프로그램 개발, 법제 정비와 함께 통신 인프라의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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