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하루도 인공지능(AI) 관련 뉴스가 나오지 않는 날이 없다. 인터넷의 등장 이후, 인류의 삶을 바꿔놓을 가장 유력한 기술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워낙 핫한 기술이다 보니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질 빅테크 기업들이 떠오른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아마존 등등이 있겠다. 모두 반도체, 플랫폼 기업들이다. 당연하다.
그런데 실제 산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쪽은 이러한 기업들이 아닌 전통의 ‘굴뚝 산업’이라는 게 흥미롭다. 빅테크들은 오히려 AI가 돈이 되느냐는 근본적인 의구심에 봉착하고 있는 상태다.
“AI 발전에 있어 1년 전에는 신경망 칩 부족이 문제였지만 다음에는 변압기 부족이 예상된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화두를 던졌다.
AI가 제대로 기능을 하기 위해선 데이터센터의 고도화가 필수인데,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이를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은 수십년 간 전력망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아직도 7, 80년대 인프라를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AI를 논하는 시대에 변압기라니. 심지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보다 전통적인 화력, 원자력 발전이 더 적합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그 어떤 첨단 기술도 그를 뒷받침할 기본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됨을 시사하는 바다.
우리나라는 미국 대비 양호한 전력 인프라를 갖췄다고는 하지만, 어느 샌가 그토록 자랑하던 통신 인프라는 낙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AI로 인해 데이터 수요는 더욱 폭증할 것이 뻔한 데 말이다.
인터넷 속도 측정 기업 우클라(Ookla)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한국의 모바일 다운로드 속도는 145.25Mbps로 세계 7위에 올랐다. 2019년 같은 조사에서 세계 1위에 등극했던 것에 비하면 6계단이 하락한 수치다.
초고속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139.83Mbps로 세계 29위다. 2021년 7위, 2022년 8월 19위였던 것에 비해 하락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분명 AI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고 있진 않을 터다. 하지만 그것이 소프트웨어(SW), 플랫폼, 서비스에 너무 치중돼 있지는 않은 지 돌아볼 일이다.
본래 잘하던 것까지 내팽개쳐도 된다는 논리는 있을 수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기본기에 충실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