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한해를 돌아보는 시기다.
그간 끄적였던 기사들도 곱씹어 보건대, ‘올해가 자율주행 원년’이라면서 기대감을 잔뜩 실었던 기사를 매년 썼던 듯하다. 허나 올해 자율주행이 상용화가 됐던가. 이제는 거의 양치기 소년이 된 기분이다.
가장 진보된 기술력을 갖췄다는 테슬라마저 자율주행에서는 헤매고 있는 걸 보면 어렵긴 어려운 기술임에 틀림없다.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낫다고 한들,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는 도로 위에서 어찌 사고를 피할 수 있으랴. 특히, 인공지능한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으니 이런저런 환경이 갖춰질 때까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자율주행이 더딘 걸음을 보인다고 우리네 교통환경이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최근 업계 숙원과도 같았던 C-ITS 표준이 LTE-V2X로 확정됐다.
C-ITS는 자동차 간, 자동차와 도로 주변 기지국 간 통신을 가능케 하는 인프라로 향후 자율주행의 상용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기존 운용됐던 ITS 시스템이 와이파이 기반의 WAVE(DSRC) 방식이 많았던 터라, 최신 기술인 LTE-V2X를 적용할지 기존 방식을 고수할지 고민이 많았다.
표준이 정해지지 않아 답보상태에 빠졌던 산업계의 활동도 숨통이 트였다. 정부도 기술기준을 조속히 개정해 C-ITS 통신방식 제도화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하니, 각종 C-ITS 서비스가 우리의 교통환경을 수놓을 날도 머지않았다.
또하나, 지하철, 버스 간 환승은 익숙하지만 기차, 항공, 심지어 개인 모빌리티와도 환승이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 있지 않은가.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다.
정부는 철도, 항공,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하나의 앱으로 이용하는 전국 단위 MaaS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MaaS(Mobility as a Service)는 다양한 교통수단을 하나의 교통수단처럼 연계해 단일 플랫폼으로 모든 교통수단에 대한 최적경로 안내, 예약·결제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내년 3월까지 국민체험단이 시범서비스를 사용해보고, 상반기내 정식 상용화될 예정이다.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물 흐르는 듯한 이동을 경험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사람이 땅으로만 다니라는 법은 없다.
KT·현대차·현대건설·대한항공·인천국제공항공사가 참여하는 ‘K-UAM 원팀’이 인천광역시와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에 나선다.
특히 KT는 UAM 전용 5G 상공망 커버리지를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특화 안테나를 개발하고 현장 검증을 진행하는 한편, UAM 교통관제(UATM) 시스템 개발 및 UAM에 위성을 활용하는 통신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물 자체가 모빌리티에 친화적인 ‘스마트+빌딩’도 등장한다.
국토부는 ‘스마트+빌딩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 스마트물류 등에 맞춰 건축물이 모빌리티 친화 인프라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건축기준 마련과 용적률·건폐율 완화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토부는 28개 기관들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가천길병원, 고양시-서대문구 청사에 대한 ‘스마트+빌딩’ 적용 공동연구 MOU를 체결하고 실제 구현방안에 대해 모색할 예정이다.
이쯤되면 밥상은 꽤 잘 차려지고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궁극의 이동수단이라는 자율주행이 숟가락 얹을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