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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방재 인프라로 집중호우 침수 피해 예방한다
‘똑똑한’ 방재 인프라로 집중호우 침수 피해 예방한다
  • 서유덕 기자
  • 승인 2023.06.30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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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시설물에 IoT 결합
안전한 스마트도시 구현 가속

집중호우 취약시설 점검에
데이터 활용 분석 기법 도입
재난 안전 분야에 ICT 기여↑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여름철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시스템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 대다수와 정부는 지난해 8월 중부권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로 반지하 주택·지하주차장 등 저지대·지하 공간 침수가 발생해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겪으면서 이를 방지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올해도 6월 말부터 장마·집중호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예년 못지않은 피해가 예견돼 ICT 융복합 재난 대응 서비스에 이목이 쏠린다.

 

집중호우 시기, 스마트 인프라 필요성↑

폭우로 인한 도시 침수를 사전에 예측하고 피해 규모를 줄이기 위한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머신러닝(ML) 등 ICT 활용 침수 안전 모델의 개발·도입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도시는 지면 대부분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여 비가 내려도 빗물이 땅으로 흡수되지 못해 짧은 시간에 강우가 집중된다. 여기에 저지대 우수 유입과 하수·우수관로의 용량 부족으로 인한 역류, 하천 수위 상승으로 인한 범람 등이 겹치며 침수가 빈발한다.

더군다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고 대형 태풍의 발생빈도가 높아져 도시 침수의 발생 가능성이 커짐과 함께 그 피해 규모도 막대해지고 있다. 인적·물적 피해가 크고 복구에 많은 시간과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이를 예방하는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현재의 도심 설계기준으로는 점차 빈발하는 집중호우에 대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강우의 강도나 양도 심해져 대응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존 홍수 방어 시설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피해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는 침수 피해 예방 및 복구를 담당하는 방재 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단편적인 기존 시설물 확충 대신 디지털 기반 종합 재해 관리 체계를 도입하는 데 주력하는 이유다.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디지털 기반 도시 침수 관리는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IoT의 성장과 계측 기술 발전으로 도시 침수 관련 센서를 설치하고 기존 IT 시스템과 연동하는 사업이 증가하고 있다.

환경부는 2024년까지 3324억원을 투입하는 ‘스마트 하수도 사업’을 추진해 하수관로에 실시간 수위 관측·제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침수 피해를 사전에 예측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8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공개된 ‘디지털 기반 국민 안전 강화방안’에는 디지털트윈을 이용해 폭우 상황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고 방류와 대피 등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대비체계를 전국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 담겼다. 기습 폭우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시 침수를 사전에 예측하는 체계를 국가 규모로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 중앙제어실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사진 왼쪽). [사진=대통령실]
서울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 중앙제어실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사진 왼쪽). [사진=대통령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 환경보호국에서는 센서, IoT 등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시각화하는 도시 침수 모니터링를 고도화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하수관 내 수위 모니터링을 시범 운영한 결과 하수 용량 초과에 의한 침수 방지를 99% 개선하는 성과를 확인한 바 있다.

 

실시간 재난 데이터 수집·통합 관리

도심 침수를 사전에 예측하거나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표면이 침수되기 전부터 맨홀 내 지하 시설물의 환경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도심지 침수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맨홀 등 지하 시설물에서의 데이터 수집은 IoT 기반 센서로 이뤄진다. 환경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IoT 센서가 지하 공간 내 수위와 맨홀 개폐 여부 및 위치 데이터를 수집해 서버에 전송하면 이를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지하 시설물에서의 재난 데이터 수집 방법으로 스마트 맨홀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맨홀에는 레벨 수위 센서와 초음파 수위 센서 등 수위 측정 센서, 자석 센서와 관성 측정 장치 등 개폐 감지 센서, 일산화탄소·산소·황화수소·메탄 등 가스의 농도를 측정하는 센서, 온·습도 센서 같은 각종 IoT 센서가 장착된다.

이 센서들을 통해 수집한 지하 공동구 환경 정보는 역류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또 침수지역 맨홀 열림으로 인한 실족·추락을 방지하고자 수압에 의한 맨홀 개폐를 감지하고 관내에 경보·알림을 전파하는 조치도 취할 수 있다.

또한, IoT 스마트 맨홀은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통신 모듈 등 첨단 ICT를 탑재해 데이터를 서버에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이 중 IoT 통신에는 주로 저전력 광대역(LPWA) 전송 기술의 일종인 LTE-M, 로라(LoRa),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와이선(Wi-SUN) 등이 쓰인다. 특히 LTE-M은 우리나라가 일찌감치 전국 서비스를 개시해 안정화에 접어든 4세대 이동통신(4G)의 기존 LTE 주파수와 장비를 활용해 제공할 수 있기에 국내에 적용하기 가장 수월한 통신 규격으로 손꼽힌다. 국내 이동통신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과 2018년 각각 LTE-M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LPWA 전송 기술을 통해 서버로 전달된 데이터는 AI 분석을 통해 시뮬레이션 정보를 구성하거나 실시간 침수 상황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관제센터에서는 IoT 센서 등 스마트 설비의 정상 동작 여부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상 시 점검 등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한편, ICT 융복합 재난 안전 시스템이 확대 구축됨에 따라 국가와 지역사회 곳곳에서 양질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요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난 안전 분야를 포함한 전 세계 IoT 기기 수는 지난 2021년 기준 100억대에 달했는데, IoT 데이터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측된다. ICT 시장 조사 기관인 IDC는 2025년 전 세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양이 73제타바이트(73조 기가바이트)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ICT로 시설물 안전·점검 고도화

ICT와 융합한 스마트 재난 안전 서비스뿐만 아니라, 기존 시설물의 안전성을 점검·확인하는 데 ICT를 응용하는 기법 또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20년부터 집중호우 등으로 사고 발생이 잦았던 보강토 옹벽, 비탈면 등 재난 취약 시설물의 안전 점검에 ICT를 활용했다. 3D 스캐너를 활용해 옹벽의 기울어짐을 정밀 측정하거나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해 현장에 가지 않고도 사전 위험 정도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경기도는 화성시 진안동 국도 43호선 진입 램프에 인접한 보강토 옹벽에 3D 스캐너 장비를 활용해 기울어짐 진행 상황을 정밀 측정하고, 보수·보강 등 안전 조치에 착수한 바 있다.

보강토 옹벽에 발생한 기울어짐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한 항공촬영을 시행한 후 입체 영상분석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도 지난달 1일 토목 분야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드론을 활용해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붕괴, 전도 등 사고 위험이 큰 급경사지에 대한 집중 안전 점검을 시행했다.

전문가들이 드론을 활용해 급경사지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광주 광산구]
전문가들이 드론을 활용해 급경사지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광주 광산구]

충청북도에는 자동계측을 통해 제방의 누수·사면 변위 같은 수리시설의 이상징후를 사전 감지하고 예·경보함으로써 선제적으로 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계측시스템이 마련될 예정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는 최근 ‘2023년 재해예방계측사업’에 착수했다. 농어촌공사는 21억원을 들여 1·2종 저수지를 대상으로 스마트 재해예방계측 1개소, 제방누수계측 18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공사는 이 시스템이 저수지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신속한 재난경보와 상황대처를 통해 인명·재산 피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첨단 ICT 융복합 장비를 활용한 시설물 안전 점검이 지역사회 곳곳에 확산함에 따라 향후 ICT 인프라 산업에도 새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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