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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자연에서 해답 찾다
'전기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자연에서 해답 찾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09.21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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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폭증∙전산업 디지털화 수요
고성능∙고집적화로 서버 온도 상승

MS, ‘친환경 냉각’ 해저 데이터센터 제시
폐열 이용한 지역난방 실현 관심집중
나틱 프로젝트 2단계 실험을 통해 해저 데이터센터의 효율성과 친환경성이 확인됐다. [사진=MS]
나틱 프로젝트 2단계 실험을 통해 해저 데이터센터의 효율성과 친환경성이 확인됐다. [사진=MS]

데이터 폭증시대에 데이터센터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전산업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데이터센터는 모든 산업의 기초 인프라로 그 역할과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에너지 소비량 때문에 ‘전기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구축하고 관리해야 할 지가 지구촌이 직면한 공통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뜨거워지는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란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장비, 회선 등 인터넷과 관련된 하드웨어(HW)를 한 장소에 집적해 관리하는 건물 및 시설을 의미한다. 핵심 장비는 ‘서버’로, 전세계 인터넷을 오가는 데이터들이 저장되거나 또는 일시적으로 거치는 지점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서버가 고용량화, 고속화 수요가 일고 있는 데이터를 수용하기 위해 역시 고성능화, 고집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서버 온도의 증가를 야기시킨다. 하지만 서버는 높은 열에 급격한 성능하락과 고장을 일으켜 인위적인 냉각 없이는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가 될 수밖에 없는 요인이 여기에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는 냉방 50%, ICT 장비 35%, 손실 15%로 집계된다. 즉, 서버 자체가 소모하는 전력 보다 서버가 돌아가면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에너지가 더 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특명, ”데이터센터 열을 잡아라”

세계 인터넷 시장을 주름잡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에너지 이슈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02년 7600만톤에서 2020년 2억5900만톤이 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과거에는 제조업이 대표적인 환경오염 유발 산업으로 지목되곤 했지만 이제는 ICT산업 역시 그에 못지 않음을 시사하는 바다.

이에, 업계는 데이터센터의 열을 잡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바닷속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나틱(Natick)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사업은 최근 2단계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해저 데이터센터가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데이터센터 운영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미 2015년 1단계 연구를 통해 해저 데이터센터의 개념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바 있는 MS는, 지난 2018년 6월 해저 데이터센터의 효율성 및 실용성, 친환경성을 확인하는 2 단계 실험을 진행했다.

2단계 실험은 총 864대의 서버, 27.6페타바이트(PB) 용량의 스토리지, 냉각 시스템 등을 장착한 약 12미터 길이의 데이터센터 ‘나틱 노던아일(Natick Northern Isles)’에서 진행됐다.

스코틀랜드 오크니(Orkney) 섬 해저 약 117피트 (약 36.5 미터) 지점에 조력 및 파력 발전기와 함께 데이터센터를 배치하고, 지난 약 2년간 MS 내 18개가 넘는 그룹이 데이터센터를 사용하며 서버의 성능과 안정성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수중 데이터센터의 고장률은 지상 데이터센터의 8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상 데이터센터와는 다르게 산소 보다 부식성이 덜한 질소에 노출되는 환경적인 요인과 무인 시스템에서 기인한 물리적인 충돌의 부재 등이 주된 요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MS는 에너지, 폐기물 및 물과 관련한 데이터센터 지속가능성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그린 에너지 기술과 풍력, 태양열 등에서 100% 전력을 공급받는 유럽해양에너지센터의 전력으로 운영했다.

아울러 MS는 해저 데이터센터의 이점으로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 설치되는 위치를 꼽았다.

세계 인구 절반이 해안에서 120마일(약 193.1 km) 이내에 거주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데이터센터를 해안도시 근처 바다 속에 설치하는 것은 데이터의 이동거리를 줄이고, 보다 빠르고 원활한 웹 서핑과 비디오 스트리밍을 보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엣지컴퓨팅의 발전으로 대형 데이터센터 대신, 고객에게 더 가까운 곳에 신속하게 작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배치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해저 데이터센터 확장을 통한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접점

해저 데이터센터가 애초에 열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라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즉, 데이터센터가 열병합 발전소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미국 아마존(Amazon)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지역난방 에너지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은 시애틀 시의 중심가에 캠퍼스 건물들을 건설하고 있는데, 데이터센터들이 운집해 있는 웨스틴 빌딩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 곳의 난방 에너지로 사용하는 방안이다.

웨스틴 빌딩의 배관을 순환하는 물이 지하 배관을 통해 캠퍼스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 때 여러 개의 열 교환기들과 열회수냉각장치를 거치면 온수의 온도가 18℃에서 54℃까지 상승, 캠퍼스 건물의 난방 시스템으로 유입되는 식이다.

페이스북은 덴마크 오덴세 시에 5만3000 ㎡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을 추진, 이 곳에서 발생하는 연간 10만 MWh의 폐열은 지역난방 네트워크를 통해 6900 가구에 공급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러시 이어지는 한국, 신재생에너지는 ‘걸음마’

우리나라는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요충지다.

이미 구글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리전(Region)’을 비롯해 아마존, MS가 국내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한국은 값 싼 요금으로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세계 몇 안 되는 국가이면서, 동아시아 거점으로서 최적의 지리적 위치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최근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여파에도 질병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국가라는 점이 메리트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를 에너지 사업과 연계하는 움직임은 걸음마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네이버가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온도변화가 적은 지역이라는 춘천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한 정도다.

이제 우리나라도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보다 적극적인 에너지 활용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해외 사례에서 보듯 해저 데이터센터, 극지방 데이터센터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가장 현실적인 것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데이터센터 폐열 사업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데이터센터의 폐열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데이터센터 폐열과 같은 미활용 열에너지에도 신·재생에너지법에 준하는 지원 체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폐열의 회수가 용이한 대형 데이터센터는 대부분 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투자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온실가스·에너지 감축사업에 대한 투자비 지원의 범위와 수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폐열을 지역난방과 연계하는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신도시를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해당 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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