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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팅, 통신보안에 IoT까지 영역 확장
양자컴퓨팅, 통신보안에 IoT까지 영역 확장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0.10.16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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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4500조개 연산 동시 가능
PKI 등 기존 보안체계 ‘무력’

통신망, 단말에 적용 보안수준 높여
자율주행 등 센서 분야에도 적용돼

기존 컴퓨터에 비해 놀라운 연산 속도와 보안성을 보여주는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옴에 따라 이를 ICT 서비스에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와 개발 노력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양자 컴퓨팅은 양자암호통신 등 통신 보안은 물론 사물인터넷에도 적용돼, 날씨 예측이나 수치 분석, 자율주행 사물 감지 등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한 양자컴퓨팅의 상용화가 머지 않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한 양자컴퓨팅의 상용화가 머지 않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양자 컴퓨팅이란

양자 컴퓨팅은 양자중첩과 얽힘을 이용해 다수의 입력값을 처리할 수 있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연산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패러다임이다.

양자(Quantum)란 원자보다도 작은 빛이나 입자의 가장 작은 에너지 덩어리인데, 양자는 일반 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현상들이 나타난다.

△상태값이 0이나 1로 확정적이지 않고 동시에 공존하는 중첩성 △상태값이 확률로서만 존재하는 불확정성 △측정하는 순간 0이나 1로 결정되고 확정된 이후로는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성(복제 불가성) △두 양자쌍 간에 상관관계가 존재할 경우 거리를 멀리 떨어뜨려 놓아도 한 쪽의 상태가 다른 쪽의 상태를 결정하는 얽힘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양자의 성질은 기존 컴퓨팅 방식에서는 문제가 된다. 트랜지스터가 기술 발전으로 원자 크기로 줄어들면서 트랜지스터의 막힌 통로를 양자가 통과해버리는 현상이 발생해 스위치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자의 특이한 속성을 역으로 컴퓨팅에 이용하고자 한 시도가 양자 컴퓨팅이다.

일반 컴퓨터는 정보를 0과 1의 비트단위로 처리하고 저장하는 반면, 양자 컴퓨터는 정보를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갖는 큐비트 단위로 연산, 저장한다.

양자컴퓨팅에서 사용하는 큐비트의 상태는 3차원으로 표현할 수 있다. 큐비트가 n개 있으면 2의 n제곱의 경우의 수가 3차원 구 안에서 다양하게 표시된다.

이러한 큐비트를 조작해서 한꺼번에 연산이 가능한데, n개의 큐비트가 있으면 2의 n제곱의 연산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큐비트가 3개면 8개 연산이 동시에 가능하고, 10개면 1024개, 50개면 1125조개의 연산이 동시에 가능해지는, 실로 무시무시한 속도와 규모의 컴퓨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IT 공룡들, 양자 컴퓨터 집중 개발

이에 글로벌 IT 기업들은 양자 컴퓨터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양자 컴퓨팅이 일반 컴퓨팅 능력을 앞서는 양자 우위(Quantum Supremacy)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구글이 만든 양자 컴퓨터는 52큐비트의 칩을 탑재했다. 구글은 논문을 통해 “현존하는 슈퍼 컴퓨터로 1만년이 소요되는 연산을 3분20초만에 해결했다”고 밝혔다.

2017년 50큐비트 컴퓨터를 개발했던 IBM은 지난달 1000큐비트의 양자컴퓨터를 2023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2의 1000제곱 개 연산이 동시에 처리되는 규모다. 이 같이 빠른 진화 속도는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가 머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구글이 개발한 양자컴퓨터 옆에서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 [사진=구글]
구글이 개발한 양자컴퓨터 옆에서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 [사진=구글]

■현재 암호체계 양자컴퓨터 앞 ‘무력’

양자 컴퓨팅이 가능해지면 현재 암호체계는 무력해진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PKI 같은 현재 암호화 체계는 매우 큰 숫자의 소인수분해, 이산대수 등 복잡한 수학 문제를 컴퓨터가 빠른 시간 안에 풀 수 없다는 가정 하에 구축됐다.

따라서 이 체계가 양자컴퓨팅이 상용화되는 시점이 되면 무력화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러한 체계를 이용해 만든 제품이나 시스템도 무력화된다.

그러나 송신자와 수신자가 똑같은 암호키를 나눠 갖고 송신자가 키를 사용해 암호화시키고 수신자가 복호화시키는 AES 같은 대칭(Symmetric) 알고리즘의 경우는 같은 경우는 양자 컴퓨팅이 나와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현 수준의 보안 수준을 유지하려면 암호키 길이가 256비트가 아닌 512비트 정도가 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자 컴퓨팅이 상용화 시점에 진입함에 따라 보안 솔루션 역시 양자 컴퓨팅 수준, 즉 양자 컴퓨팅 기반으로 진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양자키분배 기술

양자 컴퓨팅 기반으로 개발된 보안기술 중 양자키분배(QKD) 기술이 있다.

대칭 알고리즘을 통해 암호화할 경우에도 송신자와 수신자가 암호키를 공유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활용했던 PKI 시스템이 양자 컴퓨팅에 무력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 때 QKD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송신자 쪽에서 광자 정보를 양자 채널을 통해 정보를 보내는데, 이 때 인덱스 정보만을 교환하고 똑같은 광자임을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를 모아서 그룹화한 다음 키로 사용하게 된다. 양자의 불확정성 및 비가역성 때문에 도청을 해도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고 도청 사실이 즉각 감지된다. 따라서 도청이 있을 경우 통신을 중단하거나 암호화키로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기존 패러다임에 혁신 일으켜

이러한 양자 컴퓨팅은 보안 문제뿐만 아니라 ICT와 결합돼 다양한 분야에 기술의 혁신 및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양자 컴퓨팅의 경우 불확정성 등을 이용해 유전자 분석 및 날씨 예측, 수치 해석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양자암호통신의 경우 보안뿐만 아니라 양자의 성질을 이용해 예측할 수 없는 난수를 생성하는 양자 난수발생기(QRNG)를 만들 수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장거리 통신에도 활용할 수 있는데, 100킬로미터가 넘어가면 다른 장비를 통해 연계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중국 등에서는 위성을 활용해 장거리 통신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하고 있다. 유무선 통신에도 적용을 위한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양자는 센싱 분야에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차 등에 적용되는 라이다의 경우 기상여건이 나빠지면 감지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자 센서의 경우 미세한 신호도 감지하기 때문에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가스가 새거나 기름탱크 안의 유류 상태를 파악하는 등 기존 감지 기술로 어려웠던 영역의 감지가 양자센서를 통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글로벌 ICT 표준 컨퍼런스에서 심동희 SK텔레콤 리더가 발제하고 있다.
지난 15일 글로벌 ICT 표준 컨퍼런스에서 심동희 SK텔레콤 리더가 발제하고 있다.

■SK텔레콤, 단말, 유선네트워크 구간에 양자기술 활용

현재 SK텔레콤에서는 양자 컴퓨팅 기술을 통신에 활용하기 위한 여러 시도와 개발을 진행 중이다.

SKT는 지난 5월 20일 삼성전자와 함께 양자 난수생성기를 적용한 칩을 탑재한 5G 스마트폰을 내놨다. 베트남 사업자와의 협업을 통해 베트남에서 출시한 1개 모델에도 이를 탑재했다.

또한 서울에서 대전을 거쳐 대구까지 388킬로미터에 이르는 유선 백홀 구간에 QKD를 적용했다. 코어 네트워크의 인증 서버에는 QRNG를 적용했다.

심동희 SKT 리더는 “여러 사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이다 보니, 클라우드 등 통신과 보안이 필요한 모든 곳에 양자 난수생성기를 적용해 보안을 높일 수 있다”며 “사물인터넷 영역에도 적용돼 보안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 연구원이 국내에서 개발한 양자 암호 통신 기술이 적용된 5G 네트워크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KT ]
KT 연구원이 국내에서 개발한 양자 암호 통신 기술이 적용된 5G 네트워크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KT ]

■KT, 관련 국제 표준화 주도

KT는 지난 4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서 발주한 '초연결 지능형 연구개발망(KOREN)'의 양자암호 통신망 구축 및 운영 사업자로 선정돼 서울-수원 구간 KOREN에 양자 암호 시스템 및 암호화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경기 일부 지역 5G 네트워크에 QKD 시스템과 중소기업이 개발한 국내 암호화 장비를 적용하기도 했다.

KT는 양자암호통신 관련 국제 표준화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7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T) 연구그룹 13(GS13) 회의에 참여,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의 제어 및 관리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예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KT가 제안해 승인받은 3번째 국제표준 기술이다.

ITU-T에서 현재까지 승인된 양자암호통신 표준은 총 5건이며 그 중 3건이 우리나라가 보유했다. 3건 모두 KT가 제안한 기술이다.

이종식 KT 인프라 연구소장은 “앞으로 양자암호통신 기술의 혁신을 통해 연관된 산업을 리딩하고 국가 역량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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